‘1호 영업사원’ 방미 이틀 만에 59억 달러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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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미국 국빈 방문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경제외교다. 그 가운데서도 ‘첨단기술동맹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첨단기술동맹 강화를 위한 경제외교의 세 가지 키워드는 ▲공급망 ▲첨단 과학기술 ▲첨단기업 투자 유치로 요약된다.
4월 25일(현지시간) 잇따라 열린 경제인 행사는 한미 주요 기업이 만나 첨단기술 동맹을 논의하는 경제외교의 장이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사절단과 함께 투자신고식과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한미 첨단산업 포럼 등에 참석했다. 경제사절단에는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6대 경제단체장을 포함한 122명이 참여했다.
이날 투자신고식에서 미국의 6개 첨단기업은 한국에 19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이어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코닝이 한국에 15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방미 첫날 넷플릭스로부터 25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을 포함, 방미 이틀 만에 59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대규모 투자 유치 외에도 한미 간 공급망 및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 양국 기업의 논의가 이어졌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가시적인 협력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미 첨단기업 6개, 한국에 19억 달러 투자
먼저 미국의 6개 첨단기업이 한국에 총 19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투자신고식에서 수소·반도체·친환경 분야의 미국 6개 첨단기업이 이같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투자신고식에 참여한 미국 기업은 ▲수소 생산시설 분야의 에어 프로덕츠(Air Products) ▲수소 분해, 연료전지 생산시설, 연구개발(R&D)센터 분야의 플러그 파워(Plug Power) ▲전력반도체 생산시설 분야의 온 세미콘덕터(On Semiconductor) ▲반도체 장비부품 생산시설 분야의 그린 트위드(Green Tweed)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산시설 분야의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스(PureCycle Technologies) ▲친환경 초저온 물류시설 분야의 EMP 벨스타(EMP Belstar)다.
이들 6개사는 향후 청정수소, 반도체, 탄소중립 등 첨단산업과 관련된 생산시설을 국내에 건설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유치는 2022년 9월 열린 북미 투자가 투자신고식 및 라운드테이블에서 신고된 1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보다 대폭 확대된 것으로, 양국이 전략적 경제·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공급망·경제안보 분야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투자신고식에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 준 6개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일일이 감사인사를 전하고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투자 규모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첨단기술을 한국 산업에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양국 경제발전에 큰 시너지로서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올해 70주년을 맞이한 한미동맹이 이미 군사·안보동맹을 넘어 투자동맹으로도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업부는 이번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미 코닝, 15억 달러 추가 투자 발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윤 대통령과 양국 주요 기업인들이 첨단기술동맹 강화를 위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이 행사는 반도체·전기차·배터리·인공지능(AI)·바이오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한미 주요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미국 측에선 ▲반도체·정보기술(IT)·AI 분야는 퀄컴,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청정에너지·전기차 분야에선 GE, GM, 테슬라 등이 ▲방산·항공 분야에선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바이오 분야에선 모더나와 바이오젠 CEO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선 이들 기업과 밀접한 협력 관계에 있는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한진, 효성, 풍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주요 그룹 대표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웬델 윅스 코닝 회장은 “코닝은 지난 50년간 한국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수천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며 “앞으로 5년간 한국에 1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티모시 아처 램리서치 회장도 “그동안 한국 반도체 공급망에 45억 달러를 투자했다. 아시아로선 최초로 한국에 R&D센터를 설립해 2030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게 될 한국에서 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올란드 산채스 록히드마틴 부사장은 “KAI와 FA-50 마케팅도 함께 진행 중인데 양국 우주 기업 간 협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하고 양국 안보에도 기여하겠다”고 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KAI는 록히드마틴과 FA-50 미국 수출을 추진 중이며 500대 규모의 미국 사업, 나아가 1300대 규모의 세계 수출까지 성공하면 최대 340조 원에 달하는 산업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강력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한미 양국의 비즈니스 파트너들은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미래 70년 공동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는 미시간주에서 첨단웨이퍼 분야 투자를 테라파워와 함께하고 2030년까지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를 추진 중인데, 양국 기업들이 기술 협력을 통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 경제안보 파트너십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늘 기업인들의 말씀을 들으니 이미 긴밀히 연계된 한미 간 공급망이 눈으로 보인다”며 “우리 기업들의 협력과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 우리 함께 갑시다”라고 강조했다.
한미 첨단기술동맹 강화, 글로벌 공급망 구축
미국 상공회의소와 한국 전경련 주최로 열린 한미 첨단산업 포럼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 기업인들 간 산업 협력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투자·인력·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포럼에는 한미 경제인과 정부 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한미동맹은 안보를 넘어 경제 전반에서 상호 호혜적인 성과를 창출해온 모범적인 동맹”이라며 “이는 자유와 연대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공유하고 있는 양국의 경제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첨단 제조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명실상부한 첨단기술 동맹”이라며 미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 기업인에 혁신적인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한미 간 투자를 양적·질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을 통해 안정적이고 회복력 높은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성도 역설했다.
행사를 주최한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은 환영사에서 첨단기술의 협력을 강조함과 동시에 한미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관점에서 더 큰 리더십을 갖기를 희망했다. 수잔 클락 미 상의회장도 신흥 첨단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미 간 협력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파트너십이 구축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양국 첨단산업 협력 확대, 투자 유치 지원
산업부는 첨단산업과 관련해 미 상무부와, 청정에너지 협력을 위해 미 에너지부와 각각 공동 성명을 채택한다. 4월 25일(현지시간) 산업부가 주최한 한미 산업·에너지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는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과 관련해 12건의 MOU가, 청정수소·SMR 등 에너지 협력과 관련해 11건의 MOU 등 모두 23건의 MOU가 체결됐다. 이를 시작으로 순방 기간 동안 모두 수십 건의 기업·기관 간 협력 MOU가 체결될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양국 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면서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기업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강정미 기자
박스기사
방미 경제사절단
역대 최대 규모… 경제외교 힘 실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122명의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이밖에도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등 주요 기업인이 방미길에 올랐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을 비롯해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6대 경제단체 장도 미국으로 향했다. 중소·중견기업 85곳의 대표들도 윤 대통령의 방미에 함께했다. 경제사절단 규모는 윤석열정부 출범 후 최대며 역대 정권을 통틀어서도 방미 사절단으로는 역시 최대다. 특히 2003년 이후 20년 만에 4대 그룹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이 모두 참여하는 기록도 세웠다.
경제사절단은 방미 기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윤 대통령을 지원하고 기업·기관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다양한 협력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미국 정부 관계자 및 기업인들과 만나 네트워크 구축과 비즈니스 확대의 기회를 갖기도 했다.
박스기사2
윤 대통령 접견 요청한 일론 머스크
“한국, 기가팩토리 투자 최우선 후보 중 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 셋째 날인 4월 26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윤 대통령은 미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머스크 회장을 40분간 접견하고 한국 투자를 적극 요청했다.
이날 만남은 머스크 회장이 윤 대통령의 방문 시기에 맞춰 접견을 요청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최고 수준의 제조 로봇과 고급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테슬라가 기가팩토리(테슬라 전기차 통합 공장)를 운영하는 데 최고의 효율성을 거둘 수 있는 국가”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투자를 결정하면 입지, 세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기가팩토리 유치 관련 브로슈어(안내서)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제안에 머스크 회장은 “한국은 기가팩토리 투자지로 매우 흥미롭고 여전히 최우선 후보국 중 하나”라며 자신이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육성을 위해 스페이스X와 협력이 앞으로도 더 확대되길 희망하며 스타링크 서비스, 생성형 인공지능(AI) 연구 등 테슬라의 새로운 혁신과 도전의 길에 한국 기업들이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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