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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창업 지원도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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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거일 경남연구원 전문연구원윤거일 경남연구원 전문연구원

지난 2월 14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년 대한민국 체육비전 보고회’를 개최했다. 해당 보고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통해 ‘자유와 연대로 도약하는 K-스포츠’라는 미래상과 현 정부의 스포츠정책 방향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스포츠산업 관련 정책이 눈길을 끈다. 2021년 기준으로 약 64조 원의 국내 스포츠산업 규모를 2027년까지 무려 100조 원 이상으로 육성하겠다고 공표했기 때문이다.

스포츠산업 기업육성 정책 방향은 지원 대상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기존 스포츠사업체에 대한 지원이다. 스포츠산업 정책으로 스포츠용품 시험 및 인증, 스포츠융자, 펀드 투자, 일자리 창출, 신시장 개척, 전문인력 양성, 기반 조성 등과 같은 지원 사업을 시행 중이다. 주로 기존 스포츠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둘째는 예비·신규 스포츠사업체에 대한 지원이다. 새로운 스포츠기업이 탄생하고, 초기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즉 스포츠창업 지원 사업이다. 오늘날 스포츠산업 육성 정책에서 나날이 비중이 커지고 있는 스포츠창업과 관련 지원 사업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스포츠창업 지원 현황

우리나라에서 스포츠창업이 떠오른 시점은 2000년대 초반으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국내를 휩쓸었던 ‘벤처 열풍’과 2002 한·일월드컵 개최의 영향이 컸다. 이를 기점으로 스포츠 전문기업이 속속 등장했고, 국내 스포츠 벤처기업의 활성화 전략(이경숙·조용찬, 2003)과 같은 연구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벤처기업은 2000년 전후의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기반의 사업체를 지칭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후 보다 광범위한 의미의 신생 사업체를 뜻하는 스타트업(start-up)이라는 용어를 2010년대 전후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2013년 정부가 추진한 일자리 창출 정책이 연관 있다.

당시 정부 정책에 발맞춰 2013년 8월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포츠비전 2018’을 발표했고, 스포츠분야의 영세성이 청년실업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일자리 창출 정책을 비교적 빠르게 추진했다. 스포츠산업일자리지원센터 및 창업지원센터 운영사업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2014년에 스포츠산업창업지원센터가 처음 문을 열었고, 스포츠창업 지원 정책의 본격화를 알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하는 스포츠산업창업지원센터 운영 사업은 스포츠분야의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창업거점센터는 2014년 3개소(수도권, 영남권, 호남권)에서 2022년 10개소로 늘어났다. 중앙창업거점센터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정 및 운영하는데 2021년부터 스포츠산업종합지원센터(SPORTS 360° LAB)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대구·대전·부산테크노파크가 스포츠융복합산업지원센터 운영에 참여하며 스포츠창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스포츠창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스포츠창업 지원의 진화

2014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 스포츠창업 지원 사업은 세분화·다양화에서 변화를 보인다. 초기 스포츠산업 창업지원센터는 3대 권역별로 1개소씩 운영했으며, 제1권역은 서울, 경기, 강원, 제2권역은 충청, 전라, 제3권역은 경상, 제주로 구분했다. 지금은 권역 중심에서 나아가 예비·초기, 도약, 재창업, 사회적기업 등 창업 상황에 맞춰 운영을 세분화하고 있다.

스포츠산업 예비초기창업지원센터는 예비창업자 및 3년 미만의 기업을 대상으로 창업교육과 보육을 지원한다. 스포츠산업 창업도약센터의 경우 3년 이상 7년 미만의 창업자 또는 창업지원 사업 보육 이력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스포츠산업 재창업지원센터는 폐업 경험이 있는 예비재창업자와 3년 미만의 재창업자, 스포츠산업 사회적기업전담센터는 스포츠사회적기업 관련 예비창업자 및 7년 미만의 기업을 지원한다.

이러한 스포츠산업 창업지원센터는 맞춤형 창업교육, 멘토링, 워크숍, 현장실습, 시제품제작, 마케팅 및 컨설팅 지원을 통해 스포츠창업을 실현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각 센터는 창업자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는 자금조달 문제를 사업화지원금으로 보조하고 있다. 스포츠창업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포츠산업창업지원센터를 유치하려는 대학 및 기관의 경쟁도 치열한 양상이다.

스포츠산업창업지원센터의 역할 이 ‘보육 (인큐베이팅)’이라면 ‘성장 (액셀러레이팅)’은 ‘K-스포츠 액셀러레이션’이 맡고 있다. K-스포츠 액셀러레이션은 신생 기업의 사업설계, 투자유치를 전문적으로 도와서 성장을 가속시킨다. 특기할 점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전문운영사도 2017년 3개사에서 2023년 7개 사로 꾸준히 증가 추세인 부분이다. 스포츠창업의 잠재성과 미래가치를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민간 차원에서 직접 스포츠창업을 지원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롯데자이언츠와 부산광역시가 2016~2018년 식음료 매장 부문의 청년창업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2023년에는 인천유나이티드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및 인천테크노파크와 손잡고 스마트구단 스타트업 육성 지원을 시작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포츠창업지원도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에서도 2015년 미국의 LA다저스와 종합광고대행사 R/GA의 합작으로 ‘다저스 액셀러레이터’가 탄생했고, 지금은 GSVS(Global Sports Venture Studio)로 운영 중이다. 주로 정보통신기술(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기반의 신생 스포츠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2022년에는 스파크랩 그룹이 프로선수 출신의 투자자와 함께 투자전문사인 ‘ProPlayers VC Club’을 출범시켰고, 전·현직 선수와 신생 기업의 투자를 연결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맺는 글: 스포츠창업 지원 확대 방안

그동안 스포츠창업 지원 사업은 여러 스포츠사업체 배출과 성장에 기여했다. 또 스포츠분야의 창업보육자 및 전문 창업기획자가 생겨났고, 스포츠산업종합지원센터, 지역거점센터 같은 기반을 구축했다. 더하여 스포츠창업에 대한 관심 증대와 축적된 경험 역시 스포츠산업 생태계의 큰 자산이다. 결국 스포츠창업 지원도 스포츠산업 발전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정책목표 달성과 스포츠창업 및 산업의 성과창출을 더할 수 있도록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스포츠산업창업지원센터의 증대가 필요하다. 스포츠산업창업지원센터의 전체 규모는 커졌으나, 세분화의 결과로 스포츠산업 예비초기창업지원센터는 오히려 3개로 줄었다. 3개 운영기관이 수도권, 호남권, 영남권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어려울 뿐더러 타 권역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권역별로 스포츠산업 예비초기창업지원센터를 증대시킨 뒤 전국적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 경기도체육회의 ‘NEXT 경기 스타트업 콜라보레이션’ 사례를 참고하여 17개 시·도체육회와 협력하거나 전국의 1인창조기업지원센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 운영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스포츠산업 액셀러레이터도 권역별로 참여기업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신생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7개 사가 담당하고 있는데 본사 위치가 서울, 천안, 대전으로 한정적이다. 스포츠산업창업지원센터 증대와 맞물려서 여러 지역의 스포츠산업 액셀러레이터 확대도 필수적이다. 스포츠산업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문호 개방과 스포츠산업 액셀러레이터 모집을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셋째, 스포츠산업창업지원센터의 정보를 축적하고 공유해야 한다. 현행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산업지원 누리집의 하위 영역에서 스포츠창업 지원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의 창업지원포털(K-Startup)처럼 스포츠창업 지원 사업 소개 및 공고, 배출 기업 등 역대 성과와 주요 기록을 한눈에 보고 활용할 수 있도록 스포츠창업지원 통합누리집을 구축해야 한다.

넷째, 미개척 분야의 스포츠창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년 발간하는 ‘스포츠산업백서’를 보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스포츠분야와 업종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식음료, 스포츠콘텐츠, 스포츠 디자인 등 국내 스포츠산업 분류상 명확하지 않은 분야에 대한 세부 조사나 규모 파악이 부족한 실정이며, 창업지원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스포츠식음료의 경우 성장가능성에 비해 발달하지 않은 대표적인 분야이다. 롯데자이언츠의 식음료 창업 지원 사례나 문경대학교의 스포츠식품 창업기업지원사업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지원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다섯째, 스포츠창업 교육과정을 통해 스포츠창업 지원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현행 스포츠창업 교육과정은 예비 혹은 초기 창업자의 역량 향상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분야의 독특한 특성을 감안하면 사실 창업자 못지않게 지원전문가의 역량도 중요하다. 가령, 스포츠산업창업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전담 인력은 창업보육전문매니저, 창업지도사 같은 자격 보유를 기본 요건으로 삼는다. 나아가 스포츠창업 지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스포츠창업관리사 자격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제 체육인과 은퇴 선수의 진로 및 창업지원 정책 고도화까지 앞두고 있어 더 많은 스포츠창업 지원전문가를 요구한다. 또 다른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스포츠창업 지원전문가 양성을 고려하길 기대한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 이번 호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과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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