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마도로스들은 왜 바다를 떠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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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은 우리나라에 없어서는 안되는 Key worker
NO SHIPPING, NO SHOPPING!(물류가 없으면 쇼핑도 없습니다). 코로나 시절, 세계 각국의 방역대책으로 인해 무역선에 승선 중인 전 세계의 선원들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자 선원들이 구호를 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Keep calm & Stay home, we will keep your world connected(침착하게 집에 머무르세요, 우리가 당신의 세계를 연결하겠습니다)라며 꿋꿋이 자신의 역할들을 해냈다.
무역선원들은 우리나라에서 산업필수자원(Industrial Key Worker)이다. 우리나라 60-70년대 외항선원들이 벌어들인 외화는 파독 근로자들이 벌어온 것보다 높았다는 통계자료가 있을 정도로(참고자료=한국선원선박통계연보(1989) 및 통계청), 우리나라 선원들은 대한민국 근대화와 산업화에 막대한 공헌을 했고 에너지, 식량 등 국가 필수자원의 자급률이 낮은 대한민국의 물류시스템의 최전선에서 그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다.
안보상의 이유로 막연히 외국해기인력으로 대체도 불가능하다. 현재 분단국가, 휴전국가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유사시 국가전략자원, 필수자원을 수입해야 할 국내 해기인력들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 무역선들의 운항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의 열악한 대우, 얼마나 열악하길래?
본인의 유튜브채널(Vitaminsea)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2023년 대한민국 외항상선 해기사들의 승선·휴가기간 조사’에 따르면(937명 외항상선 전/현직 해기사 표본조사), 89.1%의 국내해운회사가 6개월 이상의 승선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한번 배를 나가면 최소 6개월 이상 나갔다가 집에 온다는 말이다.
하지만 보통 해기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8개월 이상 승선하는 것이 보통이고, 심지어 12개월 이상 승선했던 선원이 26%나 있었다. 4분의 1이 1년 이상을 승선했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장기 승선을 해서 집에 오더라도 쉴 수 있는 휴가는 2달~4달 내외이다. 또한 외화를 벌어오며, 1년에 한국에 체류하는 기간이 얼마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근로소득세에 대해 월 300만 원 비과세 혜택뿐이 없다. 현재 해양대학을 졸업한 후 약 80%의 승선근무예비역이 3년 안에 바다를 떠난다.
그럼 외국회사들은 어떻게 대우해 주나?
내가 근무하는 영국 해운회사를 비롯해 세계 해운업계의 대기업들은 3개월 승선을 계약으로 하고 하급사관들은 2개월의 휴가를, 고급사관들은 3개월의 휴가를 받는다. 유급휴가 중에도 승선 시와 100% 동일한 급여를 받고, 퇴직금이 따로 있으며 1년에 183일 승선을 할 시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는다. 스타링크를 도입해 바다 한가운데에서도 4G에 버금가는 인터넷 속도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4개월 이상 승선 시 승선급여의 150%를 지급하는 곳도 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본인 또한 실제로 받고있는 대우고, 우리 회사의 동남아, 동유럽 해기사들도 동일한 대우를 받는다. 우리나라의 물가지수(Cost living index)는 세계적으로 20위 안에 들며, 1인당 GDP 또한 대부분의 유럽국가보다 높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그들보다 받는 월급이나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어떤 정책을 수립해야 하나?
여러 매체에서 선원공급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선원공급이 부족한 것이 절대 아니다. 현직 해기사들의 이탈률이 높기 때문에 선원이 부족한 것이다. 이미 해양대학교, 해양수산연수원, 해양고등학교, 해양마이스터고 등에서 충분한 해기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현직해기사들의 이탈률을 낮추고 전직해기사들을 바다로 재유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쉽게 말해 대우를 잘해주면 된다. 그럼 어떻게 잘해줘야 할까? 이에 본인은 장기 승선 완화, 유급휴가 확대, 그리고 선원들의 비과세를 확대를 제안한다. 선원법 개정 및 노사 협의를 통해 승선하는 기간을 3개월~4개월로 줄이고 휴가도 2개월~3개월로 늘려야 한다. 현재 300만원인 월 비과세 또한 전면 비과세로 추진해야 한다. 이 제도들은 대부분의 유럽과 인도, 필리핀 등의 나라와 많은 글로벌 해운회사들이 시행하는 제도들이다.
현재 여러 해기사 양성학교에서 많은 초임 해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열악한 대우로 인해 국비로 양성된 젊은 해기사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직률이 높으니 자연스럽게 직급별/연령대별 허리를 담당하는 젊은 고급사관이 없어지고 선원의 평균연령이 점차 고령화되며, 직업에 매력이 없으니 해기사 양성기관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자질이 점점 떨어지고 입학 미달이 발생하는 등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점점 많은 국내 경력직 해기인력들이 국내보다 훨씬 대우가 좋은 유럽 및 중동의 해운회사들로 이직을 하고 있다. 40년간 큰 진전이 없던 국내의 선원 처우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내 해기인력을 보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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