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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잘 모른다고 두려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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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회사를 다니며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퇴직한 후 지금은 학교와 도서관, 지방자치단체 등을 돌며 글쓰기 관련 강연을 하고 있다. 20년 넘게 카피를 썼고 책도 낸 사람이라지만 여러 사람 앞에서 글쓰기에 대해 얘기한다는 게 쉬운 결심은 아니었다. 그러나 막상 강의를 해보니 사람들이 글쓰기에 대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은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었다. 일단 그들은 한글을 배운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제대로 글을 써본 적이 없다고 자백한다. 글은 배웠지만 글쓰기에 대해서는 한번도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 밑에는 ‘글은 문학가가 쓰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자신은 글쓰기에는 소질도 관심도 없는 사람인데 요즘은 누구나 글을 써야 한다고 해서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커다란 오해가 있다. 글쓰기는 문학에 조예가 깊은 소수의 사람이 하는 문예 활동이 아니고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전달하는 ‘생각 쓰기’의 기술인데 아직도 많은 사람이 글은 시인이나 소설가가 잘 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글쓰기는 뭔가에 대해 잘 알아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이나 상식이 풍부해야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어떤 분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었던 경우를 알고 있다. 키네틱 아티스트(인공 동력 등을 이용해 움직이는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 엄윤설은 로봇을 만드는 남편 한재권 박사의 연구소에 드나들다가 로봇 축구 경기를 준비하는 과학자들에게 엉뚱한 질문을 함으로써 대회 우승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로봇에 대해 잘 모르기에 쟁쟁한 과학자들보다 더 신선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며 웃었다. 벌이 자신의 몸무게를 모르기에 날아다닐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이런 예는 또 있다. 항공사인 보잉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무척 어려운 문제를 낸 적이 있다. 사실 꼭 필요하지만 너무 어려워서 회사 내에서도 포기한 문제였다. 출제자는 응시자에게 “별거 아니니 한번 해결점을 찾아봐요”라고 가볍게 말하고 나갔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는 응시자 중 누군가가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해 그 문제를 푸는 결정적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한다. 그가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몰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혹시 당신이 유튜브 같은 동영상 서비스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면 글쓰기를 해야 한다. 어느 유튜버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도 그의 책에서 얘기하지 않았던가. 돈을 벌고 싶으면 책을 읽고 글을 쓰라고. 물론 그가 얘기하는 글쓰기도 문학적 글쓰기가 아니라 기획서나 시나리오 등 실용 글쓰기다. 다시 말하지만 유려하게 쓸 필요는 없다. 그건 ‘문필가’들의 일이니까. 그리고 전문가만큼 많은 걸 알 필요도 없다. 하버드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장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글쓰기 능력은 단순한 학습 능력을 넘어 능동적이고 논리적인 사회인을 만듦으로써 그가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니 글쓰기에 대해 잘 모른다고 두려워하거나 망설이지 말고 일단 쓰기 바란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도 있지만 용감한 사람일수록 기회를 더 많이 얻는 것도 사실이니까.


편성준
유머와 위트 넘치는 글로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를 썼다. 현재 다양한 채널에서 글쓰기와 책쓰기 강연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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