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심판을 살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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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라는 기나긴 코로나 대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적인 경기침체, 국제대회 취소 및 순연 등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 그동안 한국 축구심판들의 활동은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심판들은 심판 활동을 본업 아닌 부업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자신이 속한 조직, 사업장에서 여러 제재, 생계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적극적인 심판 활동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심판의 비활동 전환이나 심판 은퇴를 결심하는 분들도 많아졌다. 물론 과거보다 심판 수당이나 활동 환경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심판은 여러모로 활동하기, 그리고 본업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대한축구협회·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를 통해 우리나라 축구심판 활동 현황, 근무환경 및 활동 만족도, 저해 요인, 개선점 등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올바른 심판 활동 문화 정착을 위한 논의를 해볼까 한다.
실태조사로 본 한국 축구심판 현황 및 분석
2021년 기준,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심판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그 수가 많았다. 20대에서 50대까지 2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선수 경력이 없는 심판은 전체의 88.6%로 조사되었다. 아울러 심판 급수에서는 5급이 50.2%로 가장 많았고, 활동 심판 중 대부분인 93.4%가 심판을 부업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음으로 심판 활동 현황을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심판 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1.4%가, 특히 여성 심판의 3명 중 2명(69.6%)이 이 시기를 선택했다. 입문 경로는 지인(66.3%), 인터넷(18.9%), 학교(9.3%) 순으로 나타났고, 입문 이유로는 축구 관련 활동을 하고 싶어서(73.0%), 축구심판 자격증을 가지고 싶어서(37.6%), 축구심판이 멋있어 보여서(20.1%)로 나타났다. 2021년 시즌 활동 여부 및 비활동 이유에 대해 심판의 60.3%가 활동 중이라 하였고, 비활동 심판의 약 44.0%는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활동을 중단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심판 활동을 재개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10명 중 8명이 그럴 의향이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이 나왔던 반면, 재개할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여유 시간이 없어서, 열악한 처우 및 대우 등을 들었다. 또한 심판 은퇴 계획에 대해서는 등록심판의 36.2%가 60세 이후라고 응답하였고, 심판 은퇴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계획 없음이 31.2%로 가장 많았다. 심판 은퇴 계획이 있는 응답자 중에서는 15.4%가 심판평가관을 계획하고 있었다.
심판 활동에 있어서 배정횟수는 3명 중 1명(33.0%)만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시즌 중 다른 급수에 비해 적은 횟수(평균 2.2회)로 배정된 5급 심판의 경우, 다른 급수 심판에 비해 배정횟수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심판 수당에 대한 만족도는 전체 심판의 46.6%가 불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급 심판의 경우 다른 급수 심판에 비해 심판 수당에 대한 불만족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밖에 심판 활동 관련 만족도는 활동 심판의 40% 이상이 ‘심판 교육 수준’ 및 ‘상호 존중하는 문화’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불만족 비율은 ‘1종(전문) 심판과 2종(동호인) 심판 통합 이후 심판 운영’이 42.3%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스포츠문화의 중심, 심판!
지난해부터 점진적으로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특히 2022 카타르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열기를 다시 재장전 시키는 도화선이 되었다. 이러한 각종 전국축구대회 및 리그 경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많은 심판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금이 비활동 심판들을 다시 활동할 수 있는 상태로 전환시킬 과제를 깊이 생각해 볼 시기라고 생각한다.
위의 전수조사를 통해 몇 가지를 정리하자면, 우선, 심판 처우 개선과 관련해서 심판 수당 인상 및 출장비의 현실화 필요(숙박비, 교통비 및 식대 등), 둘째, 전문 심판과 동호인 심판(예전 생활체육 심판)의 화학적 통합 및 원활한 운영, 셋째, 상호 존중(respect) 캠페인의 지속적 운영으로 심판 보호, 이 외 시도협회와의 소통 확대, 공정한 심판 배정, 지도자 및 학부모의 폭언과 심판 동료 간 갑질 예방 등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심판은 공정성과 전문성이 필수이다. 하지만 심판이 공정성과 전문성을 갖추려면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책임은 종목단체에 있다.
축구가 전국대회 중심으로 개최되고 심판을 전업으로 생각하던 지났다. 이미 오래전부터 초중고 주말리그제의 시행으로 대부분 축구경기가 주말을 이용해서 개최되고 있으며, 전국대회도 방학 기간을 이용해 많이 개최하고 있다. 개인의 삶이 더 중요해진 시대에 방학 중 열리는 전국대회 기간 동안 심판으로서 장기간 개최지에서 체류하기가 쉽지 않다. 사업장이나 소속 회사, 조직에서 연차나 휴가 사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급변한 시대적 환경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맞는 심판 육성이 시급하다.
종목단체는 심판 운영과 관련된 각종 규정(신인심판 양성, 급수별 심판 운영, 심판 처우 등)의 정비와 여러 심판 육성 정책과 제도에 의한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특정인(심판위원장 또는 관리자)의 지나친 의존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하고, 잦은 규정 개정은 심판을 혼란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자칫 의욕과 동기 부여를 떨어뜨릴 수 있다. 권한과 의무의 명확한 정립을 통해 심판 운영 업무의 고른 분장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에 기반을 둔 심판육성제도(규정)와 시스템에 의한 운영이 반드시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한다.
2023년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경기 단체별 예산 집행이 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대한체육회에서 시행하는 ‘상임심판제도’는 축구종목의 경우 활동 심판 3천 명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이다. 강한 동기부여와 함께 프로·국제심판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심판에게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이어줄 굵고 탄탄한 동아줄이다. 이와 같이 정부 차원에서 심판 육성 정책을 더 많이 살펴 시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운동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며 묵묵히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고생하신 모든 심판들에게 깊은 감사를 보낸다.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축구심판을 하게 되었다는 어느 분의 말이 생각난다. 심판은 우리 스포츠의 핵심이며 가족이다. 심판은 우리의 고객이며 함께 이어지는 스포츠문화의 중심이다. 그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이라는 쾌거를 이룩할 수 있었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 이번 호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과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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