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85배·수출 153배·일자리 1706만 개 한국경제 50년의 기적

한국경제가 1970년대보다 국내총생산(GDP)을 비롯해 수출 규모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화 원년이었던 1974년보다 GDP는 85배가량 늘고 수출은 153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은 50년간 1706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월 16일 상공의 날 50주년을 맞아 ‘한국경제와 우리 기업의 50년 변화와 미래 준비’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은행·통계청·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내외 경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1974년 제1회 상공의 날 행사가 열린 때와 현재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

50년 동안 GDP 30위에서 10위로 ‘껑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는 1974년 195억 4000만 달러에서 2022년 1조 6643억 3000만 달러로 85.2배 증가했다. 1인당 GDP는 563달러에서 3만 2237달러로 57.2배 상승했다. GDP가 크게 오르면서 경제대국이 됐다. 1974년 우리나라의 전 세계 GDP 순위는 30위로 베네수엘라(25위), 인도네시아(26위), 나이지리아(29위)보다 낮았지만 2021년 10위로 크게 뛰었다.
GDP가 크게 상승한 데는 기업이 큰 역할을 했다. 우리 기업의 경제 기여 비중은 평균 20%로 이탈리아(10.3%), 미국(10.8%), 영국(10.7%), 캐나다(10.7%), 프랑스(11.6%), 독일(12.1%), 일본(16.6%) 등 주요 7개국(G7)보다 높았다.
지난 50년간 산업구조도 크게 바뀌었다. 산업화 초기인 1970년대 초반(1971~1975년)은 ▲농림어업(13.8%) ▲종합상사 등 도·소매업(13.6%) ▲섬유(11.6%) ▲백색가전(4.2%) 등이 주력 산업이었다. 2017~2021년에는 ▲반도체·휴대폰 등 컴퓨터 전자업종(23.9%) ▲금융·보험(13.7%) ▲정보통신 및 사업서비스(8.5%)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은 수출입국(輸出立國·수출로 세운 나라)’이라는 말이 데이터로 확인됐다. 1974년 당시 우리나라의 수출총액은 44억 6000만 달러였지만 3년 뒤인 1977년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1981년 수출 200억 달러, 1987년 400억 달러, 1995년 수출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2022년 총 수출액은 6837억 5000만 달러로 1974년과 비교해 153.3배 증가했다. 수출대국이 되면서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1974년 세계 39위(0.53%)에서 2021년 7위(2.89%)로 껑충 뛰어올랐다.

수출 대상국 많아지고 수출상품 고도화
수출 대상국은 다양해지고 주요 수출상품은 고도화됐다. 1974년 주요 수출 대상국은 미국(33.4%), 일본(30.9%), 독일(5.4%) 등 냉전시대 우방국에 편중된 것에 반해 2022년엔 중국(22.8%), 미국(16.1%), 베트남(8.9%) 등으로 다양해졌다. 주요 수출품은 섬유(36%)·가전(10%)·철강(5%) 등에서 현재 반도체(13%)·자동차(11%)·석유(9%) 등으로 고도화됐다.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비중은 1976년 0.42% 수준에서 2021년 4.96%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2021년 R&D 투자액 102조 1000억 원 중 민간이 투자한 비중은 78조 원(76.4%)이었다. 임금근로자수는 1974년 444만 4000명에서 2022년 2150만 2000명으로 늘었다. 이는 단순 계산하면 지난 50년간 1706만 개, 매년 평균 34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미래를 위한 과제로 ▲규제 틀 전환 ▲신산업 전환 ▲수출 다변화 ▲혁신투자를 제시했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세기 전 한국은 선도국가에 대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격자)여서 자체적인 기술이나 지재물 투자 없이 선도국가를 배우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우리가 글로벌 리딩국가로서 초격차 유지를 위한 혁신적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장가현 기자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