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아픔 보듬고 7번 국도로 가~ 보드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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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m에 이르는 탁 트인 해변을 따라 카페가 줄지어있는 ‘안목 커피거리’는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산불 피해지역으로 떠나는 착한 여행
2022년 3월 4일, 경북 울진과 강원 강릉·동해·삼척 등 동해안 지역 주민들에겐 악몽 같은 날이다. 산과 숲, 바다를 품은 천혜의 관광지가 무심코 버린 담뱃불(울진·삼척)과 방화(강릉·동해)로 불길에 휩싸였다. 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졌다. 울진은 10일이 지난 3월 14일, 강릉은 90시간 후인 3월 8일 진화됐지만 피해 면적이 서울 면적의 3분의 1, 축구장(0.714ha) 2만 8744개를 모아놓은 2만 523ha에 달할 정도로 큰 손해를 입었다.
피해를 본 건 불타버린 산만이 아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동해시 묵호항 등 해안가 인근 마을은 산불 이후 주민들이 떠나고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활기를 잃었다.
넉 달이 흐른 지금, 묵호항을 비롯한 이들 지역은 빠르게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이제 관건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 실의에 빠진 주민들이 힘을 얻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일이다. 여름 휴가철, 산불 피해지역으로 떠나는 ‘착한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특히 강원 고성에서부터 산불 피해 지역인 강릉-동해-삼척-울진을 거쳐 부산에 이르는 7번 국도는 동해안 해안을 따라 이어져 동쪽으로는 바닷가, 서쪽으로는 숲을 보면서 치유할 수 있어 드라이브 명소로 꼽힌다. 7번 국도변 주요 관광 명소를 소개한다.
▶새해 해맞이로 유명한 정동진역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낙풍교차로에서는 나무를 모두 베어내는 등 화마가 휩쓸고 간 흔적을 짐작할 수 있다.
안목해변서 커피 한잔, 정동진서 레일바이크
강릉의 또 다른 이름은 ‘커피특별시’다. 그중에서도 500m에 이르는 탁 트인 해변을 따라 카페가 줄지어 있는 ‘안목 커피거리’는 카페의 특색을 살려 직접 원두를 선별·로스팅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솔 향, 바다 향과 어우러진 진한 커피 향을 맡으면 그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모두 날릴 수 있다. 투명한 유리벽 카페, 루프톱(옥상)과 테라스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찍어보자. 낮에도 이국적이고 아름답지만 해 질 무렵 파도 소리와 함께 모래밭을 거닐면서 멋진 야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안목 커피거리에서 7번 국도(율곡로)를 따라 남쪽으로 35분 남짓 가면 정동진이다. 가는 길에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등명락가사, 고구려 때 불리던 강릉의 옛 이름을 딴 하슬라아트월드(http://museumhaslla.com)가 나온다. 하슬라아트월드에서는 조각가 부부가 2003년부터 33만 580㎡(10만여 평) 대지에 조성한 복합예술공간으로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정동진역에 다다르니 가장 먼저 상징물(랜드마크)인 절벽 위 크루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정동진은 ‘한양의 광화문에서 정동쪽에 있는 나루터 마을’이란 뜻의 이름으로 신라 시대부터 임금이 사해 용왕에게 제사를 지낼 만큼 자연 풍광과 일출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런 역사답게 정동진역은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주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밀레니엄 모래시계가 설치된 모래시계공원(http://opentour.gtdc.or.kr)은 물론 정동진 시간박물관, 정동진 해변과 해수욕장, 정동진 조각공원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정동진역-정동진 해변-모래시계공원을 지나 다시 정동진역까지 5.1km 구간을 순환하는 ‘정동진 레일바이크’를 타보자.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 강릉 헌화로 | 한국관광공사
▶촛대바위와 형제바위 등 파도와 바람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암석 기둥이 빼곡하게 솟아있는 ‘한국의 석림’ 추암해변은 동해시의 대표적 명소다.
마치 바다 위를 달리는 듯 헌화로 드라이브
정동진에서 차로 5분이면 심곡항에 닿는다. 심곡항에서 강릉 옥계면 금진해변으로 이어지는 헌화로는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로 곧바로 바다와 연결돼 마치 바다 위를 달리는 착각이 들게 한다. 드라마 에도 등장했다. 도로명은 강릉 태수의 아내인 수로부인이 절벽에 핀 철쭉꽃을 원하자 웬 노인이 나타나 꽃을 따줬다는 에 실린 ‘헌화가’에서 따왔는데 아찔한 해안 절벽이 도로 옆으로 이어져 아름답기 그지없다.
바다부채길이 일품인 심곡항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강원도 3대 미항 중 하나로 최근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심곡’항에서는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300만 년 전의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다. 국내 해안단구 중 규모가 가장 크고 보존 상태가 뛰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다양한 형태의 기암괴석이 솟아 있는 이곳에서는 천천히 걸어보자.
심곡항에서 율곡로를 따라 차로 5분 정도 가면 낚시 명소로 꼽히는 금진항이 나온다. 금진항 해변은 바닷물이 맑고 수심이 낮아 서핑 장소로 인기다.
▶망상해변 | 게티이미지뱅크
▶정동 심곡 바다부채길 | 정동 심곡 바다부채길 누리집
망상해수욕장 그리고 ‘한국의 석림’ 추암해변
일출과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망상해변, 촛대바위와 형제바위 등 파도와 바람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암석 기둥이 빼곡하게 솟아 있는 ‘한국의 석림’ 추암해변은 동해시를 대표하는 관광지다.
일몰과 일출이 아름다운 추암해변은 추암조각공원-능파대와 해암정-추암 출렁다리-촛대바위-형제바위-추암해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해암정은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고려 공민왕 때 삼척 심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지은 정자로 종중에서 관리 중이다. 2019년 만든 72m 길이 출렁다리에서는 촛대바위와 수중의 기암괴석, 해안 절경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출렁다리와 추암 해안길은 해파랑길 33코스로 확 트인 푸른 바다를 보며 산책하기에 제격이다.
추암해변은 강릉에서 삼척해변까지 53km 구간을 운행하는 바다열차 추암역과 인접해 있다. 바다열차는 차창 밖으로 동해를 감상할 수 있고 기차 안팎 디자인을 동해 풍경으로 꾸며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7번 국도를 남쪽으로 타고 더 내려가면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원 삼척과 경북 울진에 닿는다. 삼척시는 관동팔경의 하나인 죽서루, 덕항산 자락에 자리 잡은 환선굴, 해안선이 절경이어서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장호항이 유명하다.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닷물과 뾰족한 기암괴석이 불쑥불쑥 솟아 있는 장호항은 얕은 바다와 아름다운 갯바위가 많아 게잡이, 고둥잡이, 후릿그물 당기기,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투명 카누 타기 등 다양한 어촌 체험 활동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울진의 명소는 망양휴게소 전망대와 망양정, 왕피천케이블카, 덕구온천, 죽변항이다. 후포면으로 이동할 경우 후포항, SBS 예능 프로그램 촬영지로 유명해진 후포리 벽화마을, 등기산 스카이워크 등을 가볼 만하다.
▶강릉에서 삼척해변까지 53km 구간을 운행하는 바다열차
▶2019년 만든 72m 길이의 해상출렁다리에서는 촛대바위와 수중의 기암괴석, 해안 절경 등을 조망할 수 있다.
글·사진 김미영 기자
장마철 여행,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장마철 불안정한 대기로 폭우와 불볕더위가 번갈아 나타나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장마가 7월 하순까지 이어지고 대기 불안정과 평균 수온 상승으로 국지성 집중호우와 강한 세력의 태풍이 증가할 전망이어서 여행객 스스로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저지대 상습 침수지역, 하천·계곡은 갑작스러운 폭우와 태풍으로 물에 잠기고 유량이 급속히 늘어나 범람하기 쉽다. 기상청 일기예보, 댐 수문 방류 계획을 숙지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여행 도중 장마와 태풍을 만나면 즉시 야외 활동을 멈추고 안전한 장소나 실내로 이동해야 한다.
계곡과 바다에서 야영할 땐 대피 가능한 고지대나 대피로가 확보된 곳, 도로와 교량 유실 및 산사태 우려가 적은 곳을 택한다.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울진과 강원 동해 등은 장마로 산사태 확률이 높은 만큼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사전에 폭염과 열대야에 대비한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낮에는 야외 활동 대신 박물관 견학 등 실내 활동 위주로 일정을 짠다. 야외에서는 모자나 양산 등으로 햇볕을 차단하고 갈증이 느껴지지 않아도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고 이후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즉시 119에 신고한다.
마스크가 비에 젖거나 땀범벅이 되면 표면이 오염돼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지는 만큼 여분의 마스크를 챙겨 자주 바꾸는 것도 장마철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다.
정부는 장마, 태풍, 폭염 등 여름철 재해 예방과 여행객 피해 최소화를 위한 종합적 대응에 나섰다. 각 부처,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철저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비상근무를 지시하고 시·도별로 단체 소통 방을 만들어 상황 정보를 공유하도록 했다. 산사태 취약 지역과 하천·해안가 저지대, 야영장 등에 대한 사전 점검도 지시했다.
환경부는 6월 22일 장마 대비 홍수대응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홍수취약지구 433곳에 대한 관리대책 및 홍수기 댐 운영 방안 등을 점검했다. 홍수 발생 시 신속한 정보 제공과 주민 대피 지원이 가능하도록 관계 기관 간 원활한 소통과 정보 공유를 통한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응급 복구 장비 점검, 기반시설 점검, 비상연락망 정비 등 기관별 재해대 책 점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재해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이와 별개로 10월 15일까지 재해대책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한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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