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면…’ 상상에서 세계가 찾는 기술로 > 정책소식 | 정보모아
 
정책소식

‘누구나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면…’ 상상에서 세계가 찾는 기술로

작성자 정보

  • 공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btn_textview.gif



VR 스타트업 앙트러리얼리티 이동윤 대표
2021년 10월 창업했다. 15개월 만인 2023년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CES)에 참가했다. 같은 달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에도 참가했다. UAE에서 맺은 협약을 포함해 세 개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극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 해내기 힘든 일을 척척 이뤄낸 주인공은 ‘앙트러리얼리티’를 운영하는 이동윤 대표다. 앙트러리얼리티는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를 기반으로 실시간 아바타 제작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앙트러리얼리티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곳에서 개발하는 실시간 모션트래킹 아바타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기 때문이다. 모션트래킹이란 특정 물체의 움직임을 그대로 모방해 이미지를 만드는 기술이다.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손을 흔들면 같은 동작을 하는 아바타가 화면 속에 만들어지는 식이다. 이 기술 자체는 이미 많은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별한 부분은 ‘비용’에 있다.
이를테면 전 세계적으로 1억 대 이상 팔린 닌텐도의 ‘위(wii)’ 같은 게임기에도 모션센서, 즉 움직임을 읽어내는 센서가 있었다. 이 센서는 이용자가 쥐고 움직이는 리모컨과 연동해 움직임을 읽어냈다. 볼링게임, 골프게임 등 현장에 가지 않아도 운동효과를 낼 수 있어 ‘운동하는 게임기’로도 인기를 얻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한국에서 2008년 출시 당시 가격이 20만 원을 훌쩍 넘었다. 버추얼 유튜버라고도 불리는 가상 캐릭터를 만드는 데도 모션트래킹 기술이 쓰이지만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든다.
이동윤 대표는 이 분야에 주목했다. ‘누구나 움직임을 따라하는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으로 시작된 앙트러리얼리티는 빠르게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앙트러리얼리티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평범한 노트북의 웹캠도 이용자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아바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일반 동영상도 앞·뒤·양옆 모든 각도를 볼 수 있는 3차원(3D) 영상으로 변환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왜 개발한 건지, 어디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 설립된 지 2년도 되지 않아 집기도 다 채워지지 않은 서울 연구소에서 이동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대표는 실시간 모션트래킹 기술이 적용된 아바타로 소통하는 일이 “반드시 올 미래”라고 몇 번이나 힘줘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 역시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면서도 비대면 소통은 익숙한 것이 됐다. 음성과 영상을 주고받는 것에서 사람들이 만족하지는 않을 것 같다. 마치 SF(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나를 다른 장소로 그대로 옮겨 소통하고 싶어할 것이다. 앙트러리얼리티가 사업의 첫 시작으로 메타버스 세계 ‘어나더타운’을 내놓은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어나더타운은 실제 세계를 바탕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앞으로 어나더타운 속 가상현실 세계를 돌아다니는 아바타는 실제 이용자를 본뜬 3D 아바타가 될 것이다.



누구보다 빨리, 자연스럽게
이 대표가 맨 처음 이 기술에 주목하게 된 것은 생체분석으로 유명한 기업 ‘인바디’의 인공지능(AI) 팀에서 일하면서다. 인체의 움직임과 형상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이 대표는 이전에도 댄스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된 스타트업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이 대표는 “원격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인체의 모습 그대로 디지털로 주고받는 것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값비싼 모션캡처 장비와 카메라, 스튜디오까지 동원해야 해 일반인들은 엄두를 낼 수 없는 분야였다.
이 대표는 “벽을 낮추기만 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앙트러리얼리티의 실시간 모션트래킹 아바타는 평범한 카메라, 1만~2만 원대의 RGB(빨강·초록·파랑) 카메라로도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누구나 3D 아바타를 만들 수 있게 된다면 달라질 모습이 무척 많다. 이 대표는 당장은 엔터테인먼트나 레저 등의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타버스에 입점한 옷가게에서 나를 똑 닮은 아바타가 옷을 갈아입어볼 수 있다. 굳이 오프라인 옷가게에 가지 않아도 내 몸에 맞는 옷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헬스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내가 운동한 모습을 아바타를 통해 저장해두고 헬스트레이너가 나중에 확인해 자세를 교정해줄 수도 있다.”
앙트러리얼리티는 설립 이후 해외 박람회에 다섯 차례 참석했다. 모두 손꼽히는 규모의 박람회다. 가는 곳마다 앙트러리얼리티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는데 CES나 UAE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표는 “CES에는 기술을 홍보할 겸 ‘이제 한 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참가했는데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을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이 와서 다소 놀랐다”고 말했다. UAE에서도 굴지의 기업들이 관심을 보였고 실제로 관광·물류 분야에 특화된 알라이스(Al Rais)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사실 저비용으로 실시간 아바타를 만드는 기술을 앙트러리얼리티에서 처음 개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속도와 완성도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빨리, 이전보다 자연스러운 아바타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구체적으로 카메라가 찍는 나의 움직임은 앞모습만이다. 뒷모습은 기술로 그려내야 한다. 이걸 얼마나 자연스럽게 현실적으로 그려내느냐가 문제다. 또 너무 정확하게 움직임을 묘사하는 데만 신경을 쓰다 보면 인지적으로 어색함이나 불쾌함을 불러올 수도 있다. 그 중간 지점을 찾아 잘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이 기술은 ‘꼭 다가올 미래’이기 때문에 누가 먼저 만들어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회사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능력 있는 직원들이 카카오, 라인플러스 같은 큰 회사를 그만 두고 비전 하나만 보며 앙트러리얼리티에 합류하고 있다. 대표로서 앙트러리얼리티에 합류하는 직원들의 인생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경력을 만들어주고 싶다.”



3차원 소통을 현실로
새로운 기술을 들고 중동으로 향하게 된 이유도 ‘기회’ 때문이다. 이 대표는 중동은 예전부터 문자 대신 영상통화를 하는 것에 익숙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아랍어가 글자를 입력하기에 매우 까다로운 언어다 보니 영상통화를 하는 것에 익숙하다고 한다. 아바타로 소통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동시장을 주목하며 중동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에서 인재도 영입했다. 이번에도 UAE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면 분명히 성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했고 신청해 선발됐다.”
UAE 경제사절단 중 초기 스타트업은 앙트러리얼리티가 유일했다. 교역 규모가 크지 않은 인공지능(AI)·가상현실 분야의 스타트업이지만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선발됐다. 그래서인지 청년 스타트업 대표로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앞에서 건배사를 하기도 했다.
“건배사로 ‘아직은 작은 기업이지만 선배님들을 보며 10년 뒤에는 저도 가상현실 기술로 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이 돼 이 자리에 다시 오는 꿈을 꾸고 간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같은 테이블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앉아 있었다. 상장이 최대 목표인 스타트업 분야에 있다가 100년 기업을 꿈꾸는 기업 총수들을 보면서 좀 더 큰 꿈을 꾸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앙트러리얼리티는 당장의 기술 개발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
“우리만의 기술력으로 대규모 투자를 하는 글로벌 기업과 맞서 이기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연결하고 소통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회사 이름 앙트러리얼리티의 ‘앙트러’가 프랑스어인데 영어 ‘between(사이에)’과 같은 뜻이다. 리얼리티(현실) 사이의 소통을 담당하는 회사로 키워내고 싶다.”

김효정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 글이 없습니다.

새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