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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에 시달리는 친구 위한 당신의 선택은? “게임의 순기능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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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예방 게임 개발하는 부천대 이상아·김윤빈 씨
학교폭력으로 괴로워하는 친구를 알게 됐다면 당신의 선택은? 친구를 괴롭힌 가해자를 찾아나설 것인가, 그냥 지나칠 것인가. 당신의 선택에 따라 친구의 운명이 달라진다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만들어진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게임 아이디어의 내용이다. 이 게임은 부천대 영상게임콘텐츠학과에 재학 중인 이상아(21)·김윤빈(21) 씨가 기획했다. 마음을 치유하는 기능성 게임 개발을 통해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것이 목적이다.
게임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등장하고 플레이어는 피해자를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플레이어가 학교폭력 위기에 빠진 친구를 어떻게 도울지 선택하는 과정에서 최종 결말이 달라지는 선택형 게임이다. 이들이 기획한 게임은 9월 24일 경기콘텐츠진흥원 대학생 예비창업자 양성과정에서 최우수 아이템으로 선정됐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몰입하는 과정에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고 공감할 수 있는 공익성 게임을 AI 기술을 적용해서 개발하고 수익화까지 하겠다는 계획으로 심사위원단의 눈길을 끌었다. 800만 원의 사업화 자금과 창업컨설팅 등을 지원받아 현실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들은 향후 학교폭력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해 현실적인 상황을 구현할 계획이다.
게임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하겠다고 나선 이상아·김윤빈 씨를 만나 흥미로운 아이디어에 숨은 이야기를 들었다. 김 씨는 “학교폭력 신고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누군가는 나서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루한 교육이 아닌 몰입감과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게임을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개발 의도를 설명했다. 게임은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뿐 아니라 치유에도 초점을 맞췄다. 김 씨는 “서울대병원에서 개발한 게임기반 인지행동 치료 프로그램으로 우울감, 주의력, 삶의 질, 자존감이 향상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이 게임 개발이 완료되면 학교폭력 예방 교육에 쓰이길 기대한다”며 “사업적인 부분에서의 성취도 이루면서 게임의 공익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학교폭력 예방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상아(이하 이) 학교폭력에 대한 이슈는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뉴스다. 고교시절 우리 학교에서도 학교폭력이 일어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리기도 했다. 먼 곳이 아닌 가까운,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누군가는 나서서 ‘학교폭력은 안된다’는 말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흥미 있어 하는 게임을 떠올렸다.

게임은 어떻게 실행되나?
AI 기반 적응형 게임이다. 플레이어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게임 속 캐릭터들의 반응이 변화하는 시스템이다. 다양한 행동패턴이 있어 같은 사건이라도 플레이어마다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며 독창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김윤빈(이하 김) 게임에는 5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플레이어 본인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소중한 친구를 잃은 경험이 있다. 피해자 ‘공상윤’은 별명이 ‘공벌레’다. 공부벌레를 줄인 말이다. 전교 1등이지만 학교폭력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다. 플레이어가 도와줘야 하는 대상이다. 3명의 가해자가 나오는데 이들 중 누가 진짜 가해자인지 찾는 게임이다.



캐릭터에 대한 구상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I로 인물을 만들었다. 지나가다 어디선가 마주쳤을 법한 인물들을 가져왔다. 가해자라고 무조건 험악하게, 피해자라고 무조건 순박하게 그리고 싶지 않았다. 학교폭력이 먼 세상의 일이 아닌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알려주고 싶었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게임은 스토리만 짜는 게 전부가 아니다. 게임 타기팅도 고려해야 하고 플레이어가 게임 스토리에 빠르고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게임 개발 단계 하나하나가 쉽지 않다.

예방이라는 공익성에 목적을 두지만 게임 플레이어를 끌어당길 흥미 요소도 중요하다고 본다.
게임은 추리 성공과 실패로 나뉜다. 학교폭력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의 죽음을 막으면 성공, 피해자가 은둔하거나 가해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면 실패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 가해자들의 행동도 다르게 나타난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뒷내용이 달라지는 부분에서 흥미를 유발하고자 했다.

게임을 통한 기대 효과가 있을 텐데.
게임은 여가시간을 활용해 즐기는 놀이문화다. 게임에서 얻는 편안함도 있다. 우울증 예방 효과가 있다는 논문과 뉴스 기사가 많다. 게임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했다. 무엇보다 ‘당신의 선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켜주고 싶다.
학교폭력에 대한 접근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누군가에겐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심리상담센터와의 연계도 고려 중이다. 마음치유센터나 학교 We클래스에 자문을 구해 게임에 녹여내려 한다. 학생들이 가까운 곳에서 상담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싶다.

사업화는 어디까지 진행됐나?
게임 속 배경과 캐릭터를 만들고 스토리를 보완하는 등 기획 단계에 있다. 현재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졸업 후에 대학 연합동아리를 통해 팀원을 충원하려고 한다. 경기콘텐츠진흥원 사무실을 1년간 무상으로 지원받는다. 이 점을 이용해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게임 개발에만 3년 정도 바라보고 있다. 비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게임 개발을 하면서 사업비 충당에 대한 고민이 있다. 게임 안에 광고를 넣어 보상형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가져갈 계획이다. 보급용 무료 버전과 유료화된 베타 버전을 따로 만들 계획이다.

이번 게임을 개발하기 이전엔 어떤 작업을 했나?
아동을 위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교육적인 부분의 게임이 공익성에서 의미 있다고 본다. 보통 게임이라고 하면 중독의 개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오해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교육용 게임을 이용해 다양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성 확보에 있어서 재미뿐만 아니라 교육 분야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해나가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자체가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교폭력 예방 게임이 향후 어떻게 이용됐으면 좋겠나?
가장 먼저 학교폭력으로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스스로 극복해나가고 위로받을 수 있길 바란다. 더불어 학교폭력을 방관해온 이들도 게임을 통해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낄 것으로 본다. 조력자들 입장에서는 이 게임을 통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모두가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게임이 상용화돼서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처음 계획했던 취지대로 학교폭력 예방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교육용과 예방에 주목한 만큼 효과가 있길 바라고 게임업계 종사자들과 미디어 매체들이 학교폭력 예방에 목소리를 내는 계기로 이어지길 바란다.

서경리 기자

학교폭력 실태조사
4년 연속 학교폭력 증가
언어폭력 비중 가장 높아
학생들이 체감하는 학교폭력이 코로나19 이후 4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언어폭력’ 비중이 가장 높았고 ‘집단따돌림’과 ‘성폭력’, ‘금품갈취’ 등의 비중도 커지는 추세다. 학교폭력 가해자는 80%가 ‘같은 학년 학생’이었고 피해 장소는 ‘교실 안’이 30%였다.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이 실시한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와 2023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표본조사) 결과를 9월 25일 발표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설문조사로 실시됐다.
전수조사인 1차를 기준으로 2024년 학교폭력 피해유형별 응답률(복수 응답 가능)을 보면 ‘언어폭력’이 39.4%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전년(37.1%)보다 2.3%포인트(P) 높아졌다. 그다음으로는 ‘성폭력’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체의 5.9%로 증가 폭은 0.7%P였다. 특히 교육부가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사이버폭력(7.4%)’의 증가세(0.5%P)도 눈에 띈다. 최근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포돼 논란이 된 딥페이크 역시 사이버폭력에 해당한다.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교폭력이 사회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일상생활 속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 관계 회복에 주력할 수 있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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