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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잡스(10Jobs)’ 배우 가장 중요한 직업은 ‘아빠’ 육아는 힘 좋은 아빠가 더 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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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국민WE원회 명예WE원
배우 박재민 씨는 열 개의 직업을 가졌다는 의미의 ‘십잡스(10Jobs)’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비보이 출신 배우면서 MC, 교수, 번역가, 농구·브레이킹·스노보드 해설위원, 스포츠 행정가,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어서다.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글로벌스포츠매니지먼트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대학원 스포츠산업경영학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그런 박 씨의 잡(Job) 중에는 ‘아빠’도 있다. 2019년 결혼한 박 씨는 2020년 첫째를, 2023년 둘째를 품에 안으면서 두 딸의 아빠가 됐다.
“제가 가진 직업 중에 가장 중요한 직업이 아빠예요. 아이들은 제게 정말 의미 있고 소중한 존재니까요. 어떤 직업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 씨는 매일 아침 아이들을 깨워 밥을 먹이고 씻겨서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하원 후엔 놀이터나 키즈카페에 간다. 아이들이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고 재우는 것도 박 씨의 일이다.
이처럼 아이를 키우는 일에 진심인 그에게 최근 또 다른 잡이 추가됐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저출생 대책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구성한 ‘국민WE원회(이하 위원회)’의 명예WE원에 위촉된 것이다. 위원회는 지난 6월 저고위가 내놓은 ‘저출생 추세 반전 대책’을 정책 수요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평가하고 체감도 높은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10월 6일 출범했으며 2030 미혼 청년과 신혼·무자녀 부부, 난임 부부, 1자녀 부부, 2자녀 이상 부부 등 200여 명의 저출생 정책 수요자로 구성됐다.
박 씨는 위원회를 알리는 명예WE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물론 11월 3일 ‘WE원회’ 중 유자녀 부부를 대상으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두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22~44세 유자녀 가구 81명이 참석해 본인이 체감한 정책 경험을 공유하고 정책 체감도와 만족도를 논의·평가했다.



육아와 다른 일로 바쁜 와중에 저출생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에도 참여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렇게 아이를 낳지 않는 데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책적으로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아이를 직접 키우는 입장이기도 하고 대학원에서 정책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저출생 관련 정책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와 일이 있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

‘육아 대디’로 유명한데.
하는 일이 많아서 바쁘긴 하지만 프리랜서다보니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보다는 육아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빠가 힘과 체력이 엄마보다 좋지 않나. 아이는 6개월만 지나도 몸무게가 10㎏ 정도로 엄마가 안고 다니기 힘들다. 아이는 날이 갈수록 무거워지는데 엄마가 놀아주고 씻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육아는 남자가 하는 게 맞다. 아빠가 육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선 부부의 팀워크와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부부는 육아를 위해 누구보다 서로를 믿고 호흡을 맞춰야 하는 팀이 아닌가. 이건 내가 할 일, 이건 네가 할 일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힘을 모아야 한다.

하루 일과가 아이들에게 맞춰져 있겠다.
아침에 아이들이 눈을 뜨면 책을 읽어주거나 놀아주기도 하고 모닝 마사지를 해주면서 잠을 깨운다. 그런 다음 아침밥을 먹이고 씻겨서 어린이집에 등원시킨다. 아이들이 하원할 때까지 4~5시간 정도 내 시간이 생긴다. 이때 지금 준비하는 연극 연습을 하러가기도 하고 회의가 있을 땐 회의를 한다. 틈틈이 운동도 한다. 아이들이 오후에 하원하면 그때부턴 핸드폰도 잘 보지 않는다. 오로지 아이들에게 집중한다. 아이들이 잘 때까지 놀아주고 어디 갈 때가 있으면 같이 가곤 한다. 자기 전에 아이들을 씻기고 30분 정도 책을 읽어준다. 애들도 직접 재운다.

힘들지는 않나?
당연히 처음에는 힘들었다. 모든 게 처음 겪는 일투성이였다. 그야말로 문화충격이랄까. 기존에 내가 누리고 꾸리던 삶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 어디서 어디까지 바꿔야 하는지 가늠도 되지 않고 누가 알려주지도 않아 그걸 조율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도 모든 걸 아이에게 맞추기보다 부부가 하던 일을 제대로 하면서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과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포기해야 할 것과 의미 없는 것이 보이더라. 그렇게 아빠로서의 삶을 살다보니 힘든 것보다 기쁘고 즐거운 게 더 많아졌다.

아빠라는 직업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사실 엄마, 아빠를 직업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직업이라고 해도 될 만큼 다양한 능력을 필요로 한다. 공부도 필요하고. 어떤 직업보다 난도가 있고 책임감이 필요한 직업이다. 그러나 어떤 수익 활동보다 값어치가 있고 만족도가 높은 직업이다.

아빠가 되기 전과 후 무엇이 크게 달라졌나?
아빠가 되기 전에는 내 모든 삶과 가치 판단의 중심이 나였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아이를 바라보는 순간 그 중심이 아이로 바뀌었다. 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내가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못하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해낼 수 있겠다는 용기와 힘이 생겼다. 소중한 내 아이를 통해 나를 재발견하고 나를 더 성장시키고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주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렇게 달라진 나를 보면서 아빠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출산·육아를 꺼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경험자로서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처음에는 충격이 크다. 그런데 계속해서 맞닥뜨리다보면 익숙해진다. 익숙해지는 과정이 고통스럽기보다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다. 평생 힘든 육아는 없다. 우리 사회가 결혼·출산·육아의 행복에 대해선 집중하지 않는 것 같다. 미디어나 누리소통망에서 힘든 부분이나 단편적인 면만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행복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물론 아이가 있으면 돈이 많이 든다. 하지만 아이가 없다고 해서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아이가 생기니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동기부여가 제대로 됐다고 할까. 아이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다보니 내가 더 성장하더라. 아이를 낳기 전보다 나는 경력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더 성장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내일 더 열심히 살아야지, 내일 더 새로운 걸 해야지 마음먹는 더 나은 나를 발견하게 된다. 아이 낳길 정말 잘했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도 중요하다.
이미 우리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에 살고 있다. 어릴 적 미국에서 살면서 느꼈고 해외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우리나라는 좋은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산부인과·소아과 진료는 물론 산후조리원 시설까지 얼마나 잘 갖춰져 있나. 물론 제도적·사회적으로 보완돼야 할 부분은 많다. 정부도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더 나아질 거라고 본다.

11월 3일 열린 정책토론회에선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그날 분위기가 궁금하다.
열기가 정말 뜨거웠다. 그날 참여한 유자녀 부부들이 정부정책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았고 이해도도 높았다. 정부가 저출생 극복 정책을 제대로 만들어 내놓지 못하면 체감도나 만족도가 떨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아이를 낳고 키우며 필요하다고 느끼는 정책 제안도 활발했는데 잘 반영되길 기대한다. 그날 가장 많이 나온 얘기는 정책 사각지대에 대한 얘기다.

정책의 사각지대는 어디인가?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놔도 대상자에 직접 가닿지 않으면 활용하기 어렵다. 정보의 차이로 수혜의 차이가 나타나서는 안된다. 내게 맞는 정책을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의 저출생 대책 가운데는 조건이 따라붙는 게 많다. 출산과 육아를 지원한다면서 특정 소득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는 식이다. 소득구간을 조금 벗어나는 바람에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이에 대한 혜택이 이렇게 사라진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는 얘기도 많이 나왔다.

직접 의견을 내기도 했는데.
늘봄학교는 방과 후 학교수업의 질이 학교 역량 또는 지역에 따라서 달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강사 모집 방법과 체계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통합 관리·감독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12월에 연극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요즘 대본 연습으로 바쁘다. 내년 2월 열리는 2025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해설위원으로도 인사드릴 예정이다. 영화와 방송으로도 조만간 찾아뵐 것 같다.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들을 열심히 잘 키우는 거다. 올겨울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열심히 준비할 계획이다.

강정미 기자


*저출생 추세 반전 대책
정부는 지난 6월 인구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청년들이 원하는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등 3대 핵심 어젠다를 중심으로 ‘저출생 추세 반전 대책’을 마련했다. 육아휴직 급여를 최대 250만 원으로 인상하고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강화, 결혼 특별세액공제 신설, 난임시술 대폭 지원 등을 약속했다. 또한 정부 역량을 총결집하기 위해 대통령실에 저출생수석실을 신설하고 인구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가 될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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