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지방 ‘쏙’ 빼는 김치 비만치료제가 따로 없네 > 정책소식 | 정보모아
 
정책소식

체지방 ‘쏙’ 빼는 김치 비만치료제가 따로 없네

작성자 정보

  • 공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btn_textview.gif




매년 11월 22일은 ‘김치의 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의 날을 맞아 김치의 과학·문화적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제2회 위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독특한 맛과 향기를 가진 김치는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최근엔 김치가 체지방 감소에도 효과적이라는 세계김치연구소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 더욱 화제다. 과연 김치는 우리 몸에서 어떻게 체지방을 감소시킬까?

인간에게 유용한 미생물의 ‘보고’
김치는 발효식품의 ‘대명사’로 꼽힌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발효식품이 있지만 김치만큼 다양한 과학적 원리가 발효 과정에 적용된 음식은 드물다. 배추·무 등을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후 고추·마늘·파·생강·젓갈 등 다양한 재료를 섞어서 만든 김치는 원재료에 없던 새로운 영양물질과 유산균(젖산균)을 만들어낸다.
발효는 미생물이 각종 효소를 분비해 유기물을 분해시켜서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다. 이 분해 과정을 거치면 사람에게 이로운 결과물이 생성된다. 발효를 일으키는 미생물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누룩(곰팡이)과 효모, 젖산균, 아세트산균(초산균)이 가장 유명하다.
발효는 크게 미생물이 산소 없이 포도당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혐기성(嫌氣性) 발효와 산소가 필요한 호기성(好氣性) 발효로 구분된다. 혐기성 발효에는 알코올 발효와 젖산 발효가 있고 호기성 발효에는 아세트산 발효가 있다.
김치는 대표적인 젖산 발효식품이다. 된장·고추장·간장 등의 장류와 요구르트, 치즈도 젖산 발효에 속한다. 젖산 발효는 미생물 젖산균이 포도당을 분해해 젖산과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화학반응식은 ‘C6H12O6(포도당)→2C3H6O3(젖산)+2ATP(에너지)’로 나타낸다.
김치 발효에 작용하는 젖산균은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락토바실루스 플란타룸’ 등 30여 종에 달한다.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는 김치를 알맞게 익혀주고 ‘텍스트란’이라는 식이섬유를 만들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락토바실루스 플란타룸은 해로운 세균을 사멸시키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산을 만들어 김치를 시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류코노스톡 시트리움’이라는 젖산균에는 젖산을 생산하는 효소가, ‘페디오코쿠스 펜토사세우스’에는 위염·위궤양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균 등 몸속 유해 세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항균물질이 각각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치는 이렇게 다양한 미생물의 발효 작용으로 독특한 맛과 향으로 익어간다. 즉 김치는 인간에게 유용한 미생물의 ‘보고(寶庫)’인 셈이다. 김치에서 특수한 미생물들만 생장하는 것은 발효 미생물들이 다른 미생물들의 생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젖산균의 본격적인 활약은 소금에 절여 양념한 배추를 용기에 담고 뚜껑을 덮어 공기를 차단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만약 김치에서 젖산 발효가 일어나지 않으면 김치는 단순히 소금에 절인 염장식품에 그치게 된다. 젖산균의 재료나 저장온도 등 발효 조건에 따라 각각 다른 발효 대사산물 생성으로 김치의 맛과 품질이 달라진다.
오늘날 김치 만드는 방법과 형태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삼국시대에도 김치를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만큼 김치는 오랜 세월 우리나라 밥상을 지켜온 필수 반찬이다. 최근에는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장 건강은 물론 암과 대사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항비만 효과까지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체지방량 줄이고 장내 유익균 증가
김치의 항비만 효과를 처음으로 증명한 주인공은 세계김치연구소다.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김치가 체지방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김치의 건강 기능성에 관해 신뢰도 높은 연구 결과를 확보하려면 인간의 복잡한 반응에 대한 해석과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필수다.
하지만 지금까지 김치의 항비만 효과 검증 연구는 세포 및 동물실험, 영양역학 분석을 통해서만 진행돼왔다.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의 항비만 효과를 규명하기 위해 세포·동물실험에 이르는 ‘전임상시험’부터 대규모의 영양역학 분석을 거쳐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까지 모두 마쳤다.
세계김치연구소 김치기능성연구단의 홍성욱 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 과체중 이상 성인남녀 55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인체측정, 혈액 바이오마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 유전체)의 변화를 조사했다. 체질량지수는 20~30㎏/㎡일 경우 비만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한 그룹에게만 2주 동안 4℃에서 발효한 배추김치를 동결 건조해 김치분말 형태로 만든 캡슐을 하루에 끼니당 3캡슐씩 3개월 동안 섭취하게 했다. 김치로 따지면 매일 60g을 섭취한 셈이다.
연구팀이 참가자들의 체지방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김치를 섭취한 그룹의 체지방량은 2.6% 줄어든 반면 김치를 섭취하지 않은 그룹은 4.7% 늘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 또 임상시험 대상자들의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한 결과 김치 섭취 후 장내 유익균으로 알려진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가 증가했고 비만과 관련된 ‘프로테오박테리아’의 개체 수는 감소했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기능성 식품저널(Journal of Functional Foods)’에 게재됐다.
홍 단장은 “김치를 꾸준히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군을 조절해 체지방량을 감소하는 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장 건강 개선, 면역 증진, 항암 효과 등 김치의 건강 기능적 효능도 더욱 과학적으로 계속 입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를 통해 김치가 세계인의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형자
편집장 출신으로 과학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과학 칼럼니스트. <구멍으로 발견한 과학>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 글이 없습니다.

새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