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간장’의 파워? 유네스코 사로잡은 K-슬로푸드

장(醬) 담그기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아리랑, 김장문화, 탈춤 등에 이어 한국의 23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탄생할 전망이다. 11월 5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심사해 등재 권고를 판정했다고 알렸다.

“된장, 간장, 고추장과 같은 발효 장류는 한국 식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식품이다. 한국 식단에 중요한 영향 균형을 제공하는 장류는 각 가정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고 전승 노력도 공동체 안에서 활발하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등재 권고하면서 소개한 내용이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단순히 장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 재료를 준비해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을 아우른다.
평가기구는 이번에 총 58건의 대표목록 등재 신청서를 심사했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포함해 총 57건에 대해서 ‘등재’를, 1건에 대해서는 ‘정보 보완’을 권고했다. 그간 평가기구가 ‘등재’, ‘정보 보완(등재 보류)’, ‘등재 불가’ 등으로 구분한 심사결과가 본회의에서 뒤집히는 일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도 좋은 상황이다. 인류무형문화유산 최종 등재 여부는 12월 2일부터 7일까지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19차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정해진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2018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장을 만들어 즐겨 먹었고 조선시대에는 왕실에서 장을 보관하는 창고를 따로 뒀을 정도로 장을 중시했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문화유산이 된 데는 장을 담그는 독창적인 방식이 주효했다. 메주를 띄운 뒤 된장과 간장을 만들고 지난해 사용하고 남은 씨간장에 새로운 장을 더하는 과정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방식이다.
한국의 장은 최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주재료 대결에서 ‘장 트리오(된장·간장·고추장)’를 주제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는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극하면 더 큰 화제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유네스코는 무형유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무형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국제적 협력과 지원을 도모하고자 인류무형문화유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목을 많이 보유한 국가다.



임언영 기자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