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많고 고소한 곤충 ‘처음고소애’ 키워보실래요? 미래 식량자원 키우는 곤충산업 전초기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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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충청북도농업기술원 곤충연구소(이하 곤충연구소)의 곤충계통실. 40㎡ 크기의 방 양쪽 벽에 150여 개의 갈색거저리 사육 상자가 빼곡하게 진열돼 있었다. 사육 상자마다 갈색거저리 애벌레(유충) 수백 마리가 밀기울(밀 찌꺼기)을 먹으며 꿈틀거렸다. 곤충연구소의 곤충보급팀장을 맡고 있는 송명규 박사는 “식용곤충인 갈색거저리 유충은 키우기가 무난하고 쉬워 농가 소득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갈색거저리는 알(7~8일), 유충(3~4개월), 번데기(7~14일)를 거치면 성충이 된다. 성충은 30~40일 동안 사는데 이때 산란이 이뤄지며 번식하게 된다. 2024년 농림축산식품부 곤충거점단지사업에 선정된 곤충연구소는 갈색거저리의 대량 사육 시스템을 구축해 농가 소득 증대에 앞장서고 있다.
갈색거저리 유충은 고소한 애벌레라는 뜻의 ‘고소애’로 불린다. 송 박사는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등이 풍부하고 식이섬유와 비타민, 무기질 함량이 높으며 고소한 풍미가 있어 다양한 식품에 활용하기 좋다”며 “식품 원료로 승인돼 건조식품과 과자, 단백질 보충제 등의 원료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고소애의 우수 품종인 ‘처음고소애’를 선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농진청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고소애 품종 17개를 수집했으며 2019년까지 생육 특성을 비교해 우수한 발육 특성을 가진 우량계통을 선정했다.
변영웅 농진청 곤충양잠산업과장은 “처음고소애는 기존 고소애보다 성장속도는 1.2배 빠르고 증체량은 1.5배 많아 생산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생산성과 경제성이 뛰어난 품종으로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고소애의 농가보급책을 담당하는 곤충연구소는 10월 1일부터 두 차례 증식을 거쳐 순차적으로 농가당 1㎏씩 보급하고 있다.
곤충산업은 미래 블루오션
곤충산업은 미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곤충은 지구상 가장 다양하고 풍부한 생물군으로 자연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고 식물의 수분과 영양소를 보호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필수 역할을 한다. 특히 곤충은 고단백질로 구성돼 있어 인간의 미래 식량과 축·수산 사료로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미래의 식량 대체자원 및 환경정화 능력으로 대두하고 있는 곤충의 공익적 가치를 기반으로 농가 소득 향상을 위한 산업화 기술 연구를 집중 육성하는 기관이 늘고 있다. 그중 2018년 충청북도농업기술원에 둥지를 튼 곤충연구소는 곤충산업 육성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곤충연구소는 곤충사육실과 곤충체험관, 연구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10개의 사육실에선 동애등에(검은병정파리 유충)와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갈색거저리, 애반딧불이 등을 사육하고 있다.
곤충산업은 식용·애완·사료·치유 등 네 개 분야로 나눠져 있다. 그중 식용곤충의 농가수가 69%로 가장 많고 애완곤충 20%, 사료 9%, 치유 2%의 비율이다. 갈색거저리와 흰점박이꽃무지가 대표적인 식용곤충이다. 농가에서는 이들을 활용해 가공식품이나 화장품 원료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애완곤충인 장수풍뎅이는 성충 한 마리당 500~600원으로 농가의 고소득원으로 꼽힌다. 애반딧불이는 최근 곤충박람회나 지역 축제장 등에서 수요가 많다.
동애등에는 최근 곤충사육 농가가 주목하고 있는 사료곤충이다. 송 박사는 “동애등에의 경우 항생물질을 스스로 만들어내는데 이를 사료로 만들었더니 돼지의 젖이 잘 나오고 어린 돼지 의 사망률이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가축과 물고기 사료용으로 농가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곤충연구소가 하는 일은 곤충산업의 각 분야와 연결돼 있다. 우수 곤충자원을 선발해 계통화하고 우수 곤충종자의 개발 및 보급을 맡는다. 올해는 전국 77개 농가에 231㎏의 유충과 성충을 보급했다. 또한 곤충종자의 질병 발생을 막고 농가의 곤충사육환경 기술을 개발해 컨설팅하는 일도 맡고 있다.
곤충연구소는 최근 곤충산업의 최대 과제인 대량생산이 가능한 표준 사육 기술을 세우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사료곤충인 동애등에의 대량 산업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 결과 농가형 노동력과 시설비 절감을 통해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네 가지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해 특허출원했다. ‘친환경 산란받이’, ‘번데기 간편 교체형 산란장’, ‘대량생산 일괄 시스템’ 등이다. ‘대량생산 일괄 시스템’은 기존의 작업시간을 50% 줄이고 생산량을 두세 배 늘린 기술이다. 또 곤충의 알을 받을 때 사용됐던 플라스틱 종류의 플로랄폼을 대체해 만든 ‘친환경 산란받이’는 곤충 먹이로 사용돼 폐기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활용도가 높은 기술이다. 이와 더불어 대량 건조를 위한 ‘연속식 열풍건조기’까지 도입해 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다.
곤충연구소 박영욱 곤충연구팀장은 “국내 곤충산업의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대량생산 기술 연구에 집중해 곤충사육 농가의 고충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소득 증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경리 기자
박스기사
곤충산업의 미래
미래의 식량자원 국내 곤충산업
2025년 1400억 목표
곤충이 전 세계적으로 미래 식량자원을 대체할 가장 중요한 원료로 대두하고 있다. 곤충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높은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다. 기존 농업과 달리 작은 면적에서도 사육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수질오염 등 환경피해가 적고 탄소 발생량도 가축의 3분의 1 수준으로 지구온난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인 자원이다. 곤충은 음식물쓰레기를 먹여 사육하고 다 자란 애벌레는 동물의 사료로 사용된다. 분변은 농작물의 퇴비로 쓰인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곤충산업은 2019년 기준 405억 원 규모고 전 세계 시장은 1조 원으로 추산된다. 국내 곤충 농가는 2019년 2535곳에서 2023년 3013곳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도 곤충산업의 성장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10년 곤충산업법 제정 이후 2021년 ‘3차 곤충·양잠 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총 800억 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산업 규모를 1400억 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농촌진흥청에서 곤충산업에 필요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추가적인 연구 및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곤충 연구 기관은 총 12개로 농촌진흥청과 충북농업기술원 곤충연구소 등 11개 지방 기관이 있다. 각 기관은 곤충의 산업화 기반 구축을 위해 시설을 지원하고 각종 행사와 유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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