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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첫 연애의 두근거림이 계속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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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은 언제나 힘들다. 잘 모르는 게 있을 때 더욱 그렇다. 윗사람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받을지, 어떻게든 혼자 힘으로 해야 할지 매번 고민이다. 스스로 했다가 결과가 나쁘면 왜 마음대로 하느냐고 꾸짖을지 모르고, 물어보면 알아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느냐고 꾸중을 들을 것만 같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몸 중에서 자극을 받아들이는 신경의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이 일정 이상을 넘어가면 무조건 위로 보고하고 그 이하면 무시한다. 이를 생물학이나 생리학에서는 실무율(all or none law)이라고 하고 신경이 반응하는 최소한의 자극을 역치(threshold)라고 한다. 몸도 기준을 정해놓고 기준을 넘으면 불이 켜지고 기준을 넘지 않으면 불이 켜지지 않는다.


선과 악, 흑백논리, 내 편과 네 편으로 세상을 단순하게 보는 이분법적 사고는 삶에서 지양하라고 하지만 그건 아날로그적인 인간의 생각일 뿐 디지털적인 인간의 신경은 이렇게 ? 아니면 ×이다.


치킨은 언제 가장 맛있을까? 항상 닭다리를 들고 와사삭 처음으로 베어 물 때가 가장 맛있다. 계속 먹다보면 당초에는 그렇게 맛있던 닭이 어느 순간 느끼하게 물리기 시작한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먹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첫키스, 첫사랑, 처음이란 언제나 설렌다. 두 번째까지는 기억할 수 있지만, 세 번째와 네 번째부터는 희미해진다. 사랑에 권태기가 찾아오듯 모든 것에 적응한다. 설렘을 줬던 처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무덤덤해진다. 연애를 하면서도 ‘다시 연애하고 싶다’ ‘다시 설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몸은 나쁜 것은 물론이고 좋은 것에도 적응한다. 생물학에서는 감각순응(sensory adaptation)이라고 한다. 경제학에서도 마찬가지다. 특정 재화를 소비함으로써 얻는 만족감이 개수가 증가할수록 줄어든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다. 문과와 이과는 같은 현상을 다른 말로 한다. 치킨, 자동차, 집, 연애, 꿈 모두 마찬가지다. 인간은 그렇게 처음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행복을 잃어간다. 또 다른 치킨, 자동차, 집, 연애상대, 꿈을 찾아나선다. 인간은 만족할 수 없기에 불행하다.


하지만 만약 군인이 입대한 첫날의 두려움과 긴장감을 제대할 때까지 매일 새롭게 느낀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 남자친구와 손을 잡을 때마다 처음 잡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적응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다.


아무리 맛있는 치킨이라도 자주 먹다보면 질리기에 계속해서 새로운 통닭이 나온다. 프라이드 치킨과 양념 치킨에 이어 순살 치킨, 간장 치킨 등 무수히 많은 치킨이 등장해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지며 즐거워진다. 다양한 음식, 의상, 집에서 더 나아가 세상은 다양성을 이룬다. 하나의 꿈을 이룬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기에 또 다른 꿈을 꾸고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며 도약해나간다. 기술은 점점 향상되고 세상은 과거에 비해 더 살기 좋아졌다. 인간은 모든 것에 적응하기에 잠시 행복하고 오래 불행하다. 하지만 불행한 덕분에 발전할 수 있었다.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_ 빛나는 외모만큼 눈부신 마음을 가진 의사.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서 2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작가이기도 하다. 〈히틀러의 주치의〉를 비롯해 7권의 책을 썼다. 의사가 아니라 작가로 돈을 벌어서 환자 한 명당 진료를 30분씩 보는 게 꿈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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