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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해결사! 소형 모듈 원자로가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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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원전산업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7월 17일 24조 원 규모의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이 선정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원전 수출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이변이 없는 한 최종 수주도 따내게 된다.
체코에 건설되는 원전은 1000메가와트(APR1000)급 원자로다. 이는 웬만한 국가의 전력 규모로는 수용하기 힘든 큰 용량이다. 최근엔 소규모의 원자로도 급부상하고 있는데, ‘소형 모듈 원자로’가 그것이다.

안전성, 친환경성, 넓은 응용 범위가 장점
소형 모듈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MR)는 전기 출력이 300메가와트(㎿) 이하급인 원자로(Reactor)를 말한다.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Modular)해 건설할 수도 있다. 기존 대형 원자로와 비교했을 때 규모가 작아 건설 기간이 짧고 필요한 부대 장치도 적어 비용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다. 이 때문에 대형 원전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원자로라는 평가를 받는다.
SMR의 큰 장점은 안전성이다. 가압기·냉각펌프·증기발생기 등이 원자로 외부에 배관으로 연결된 대형 원전과 달리 SMR은 원전을 구성하는 여러 기기를 하나의 압력용기에 집어넣은 일체형 구조다. 각각의 장치를 연결하는 배관이 외부로 나오지 않아 냉각제 배관 파손으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는 사고에서 비교적 안전하다.
또 SMR은 핵분열 연쇄반응으로 발생한 열을 식히는 노심냉각에 자연현상을 이용할 수동 안전시스템이 도입돼 있다. 이를테면 지진이나 쓰나미로 전력 공급이 끊겨도 원자로가 지하 수조 등 밀폐된 곳에 들어 있어 자연적으로 물이 순환하면서 냉각돼 폭발할 위험이 없다. 만약 사고가 나더라도 안전 설계로 인해 방사선 영향을 부지 반경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
SMR은 일체형이라 공장에서 완제품을 제작, 현장으로 가져가 곧바로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는 건설 기간 단축으로 이어져 경제성을 배가시킨다. 또 비교적 작은 부지에 건설할 수 있어 수요지 인근에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세계가 SMR에 주목하는 이유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원자로라는 데 있다. 원전은 우라늄이 발생할 때 생기는 에너지로 물을 끓이고 수증기의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더구나 SMR은 유연한 출력 조정이 가능해 전력 수요에 따라 모듈 일부만 가동할 수 있다.
전력 생산에 쓰지 않는 모듈은 지역난방이나 산업단지에 열원을 제공하거나 수소 생산을 위한 고온 전기분해, 해수 담수화에 쓸 수 있다. 또 최근에는 SMR을 탄소배출 규제가 심해지는 해상운송에 사용하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출력이 들쭉날쭉할 때 이를 메워주는 역할도 가능하다.
SMR은 1990년대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 처음의 개발 목적은 대형 원전을 지을 수 없는 환경, 예를 들어 극지나 오지, 해양 등에 전력·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한 원전 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 각국의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면서 친환경 원자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부 2조 5000억 원 지원 4세대 SMR 밀어준다
SMR은 고온의 열을 흡수할 냉각재로 무엇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네 개 유형으로 나뉜다. 가압경수로(PWR), 용융염원자로(MSR), 소듐냉각고속로(SFR), 초고온가스로(VTR) 등이다. 이 같은 SMR은 구현하려는 목표일 뿐 아직 현실화된 것은 아니다.
3세대 원자로인 가압경수로는 기존 대형 원전처럼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기술을 응용하기 때문에 정부 인허가를 받기 쉬워 개발 속도가 빠른 편이다. 4세대 원자로인 용융염원자로는 냉각재로 용융염을 사용한다. 고체 핵연료 대신 염화물에 핵연료를 녹여 활용한다.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는 냉각재로 액체 소듐을 사용한다. 나트륨·납 등을 사용하는 고속로도 있다. 역시 4세대인 초고온가스로는 헬륨·질소 등을 냉각재로 쓴다.
현재 세계 각국은 SMR을 개발하거나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미국, 프랑스, 영국, 중국, 한국 등 주요 원전 국가들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전 세계 18개국에서 80여 종의 SMR 모델이 개발 중이다.
이 가운데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로 방식의 3세대 SMR은 대체로 2030년대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혁신형 SMR(i-SMR)’, SMR의 선두주자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50·77㎿급 SMR, 영국 롤스로이스와 프랑스 누워드의 SMR 등이 있다. 최근엔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지 않는 비경수형 SMR 개발이 대다수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원자로는 소듐냉각고속로, 헬륨 기체를 냉각재로 사용해 열 생산에 특화된 초고온가스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기업 ‘테라파워’의 용융염원자로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차세대 SMR의 상용화를 위해 2조 5000억 원 규모의 실증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힘입어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합심해 내년까지 물로 원자로를 식히는 3세대 ‘혁신형 SMR’의 표준설계를 마치고 2028년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물이 아닌 냉매를 사용하는 ‘4세대 SMR’ 개발도 속도를 낸다. 현재 고온가스로(High Temperature Gas-cooled Reactor·HTGR)의 핵심기술 개발을 마친 상태고 내년엔 실증로 개념 설계가 완성될 예정이다. 2027년 실증로 기본 설계를 거쳐 2033년 상용화가 목표다. 앞으로 지속적인 정부의 지원과 국민의 성원이 뒷받침된다면 한국은 분명 세계 SMR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김형자
편집장 출신으로 과학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과학 칼럼니스트. <구멍으로 발견한 과학>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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