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행정이 국민의 삶을 이렇게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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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입국시 휴대품 신고서 폐지
체납 고지 카카오톡으로
2023년 말 기준 국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자 수는 3997만 명으로 국민 4명 중 3명 이상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손보험은 실제 부담한 의료비만 보상하는 보험으로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 불릴 만큼 가입자 수가 많다. 보험금 청구 건수는 연간 1억 건 이상이다. 그러나 일일이 서류를 발급받아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는 등 청구 절차가 복잡한 탓에 보험금 청구액이 소액인 경우 청구를 포기하는 일이 빈번했다. 이에 따른 청구 포기액은 연간 3000억 원에 달한다. 10월부터 번거로운 보험금 청구 절차가 사라지면서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쉽고 간편하게 보험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실손보험을 청구할 때 서류를 병원에서 보험회사로 직접 전송할 수 있도록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다.
이는 적극행정의 결과다. 적극행정이란 공무원이 불합리한 규제의 개선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를 말한다. 반대로 소극행정은 공무원의 부작위 또는 직무태만 등으로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국가 재정상 손실을 발생하게 하는 행위다. 정부는 적극행정을 장려하고 소극행정을 예방·근절하는 등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직문화를 조성해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강화와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적극행정 확산을 위해 매년 유공자들을 선정해 포상하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손보험 청구 과정을 간소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면서 실손보험 전산화가 추진되긴 했으나 의료계·보험업계 등 이해관계자의 반대로 진척이 없었다. 금융위원회 신상훈 서기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행정에 나섰다. 대안을 찾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했다. 신 서기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전송대행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이해관계자의 우려가 컸다”며 “이에 보험개발원을 전송대행기관으로 하는 대안을 마련해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으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마침내 2023년 10월 보험업법이 개정되면서 10월 실손보험 전산화 시스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신 서기관은 7월 18일 열린 ‘제4회 적극행정 유공자 포상식’에서 훈장을 받았다. 이날 포상식에서 신 서기관을 비롯해 28명(단체 포함)의 공직자가 포상을 받았다. 이들은 기존의 업무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을 해소하고 창의적 아이디어와 끈질긴 노력으로 국민안전을 제고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적극행정이 국민의 삶을 바꾸고 있다. 대표 사례들을 소개한다.
민원 해결하고 업무 편의 높이고
2023년 11월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새로운 방식으로 세금 체납 고지서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 서울 노원구청 강문영 주무관은 징수과에서 근무하는 동안 우편발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거주 불일치, 고지서 분실 등 미송달로 인해 납세자가 체납을 인지하고 못하고 이러한 체납 미인지가 다툼 민원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자주 목격하면서 개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종이 고지서는 개인정보 유출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강 주무관은 “개인정보를 활용하지 않고서도 체납 고지의 수신율을 높일 수 없는 방법이 없는지 고민했다”며 체납자 본인만 확인할 수 있는 체납 고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돼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 새로운 방식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결과 카카오톡으로 본인만 확인 가능한 세금 체납 고지를 받도록 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고 체납 확인과 동시에 모바일 간편 납부가 가능해졌다. 이는 납세자 편의 증진과 예산 절감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전산 지식이 부족한 직원도 원활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 업무 편의도 높였다. 실제로 노원구청은 이 서비스를 통해 5억 7000만 원의 초과 징수로 세입 확대 효과를 얻었으며 종이 고지 발송 49만 건 중 20만 건을 모바일로 발송해 연간 5000만 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었다. 강 주무관은 “전례가 없어 전자고지를 위한 자료변환 툴과 매뉴얼 등을 제작하는 일은 어려웠지만 납세자의 납부 편의, 세무당국의 징수 편의를 모두 챙길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강 주무관은 이번 적극행정 유공자 포상식에서 신 서기관과 함께 훈장을 받았다.
비용절감에 기업·주민 갈등 해소까지
모든 입국자에게 부과됐던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 작성의무가 2023년 5월 1일부터 폐지됐다. 신고 대상 물품이 있는 여행자만 신고하도록 휴대품 신고제도가 개선된 것이다. 관세청은 이를 통해 지난 4월까지 입국한 여행자 3379만 명 중 3339만 명(98.8%)의 신고서 작성에 드는 167만 시간을 단축하고 종이 신고서 제작 예산 3억 7000만 원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관세청 양은실 주무관의 적극행정의 결과다. 양 주무관은 “국내 입국 시 해외여행자는 신고 대상 물품이 없는 경우가 거의 99%이나 휴대품 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불편이 있어 이를 개선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위험물품 반입 차단을 위해 신고 대상 물품이 없더라도 휴대품 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반대여론도 있었지만 입국자 중 98.8%가 신고 대상 물품이 없는 점, 기존 통관인력을 마약·테러단속 업무에 재배치할 수 있는 점, 코로나19 이후 외국 여행객 유치를 위해 통관행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꾸준히 설명해 제도를 개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기 수원시청 최민욱 주무관은 관할 내 기업이 폐수처리장 개선공사를 추진하도록 설득해 40여 년간 지속된 악취 민원을 해결했다. 최 주무관은 “오랫동안 민원이 제기됐지만 도시가 개발되기 전부터 자리 잡고 있던 기업의 폐수처리장에 대해 법적 근거 없이 개선을 요구할 수는 없었다”며 “하지만 언제나 해결책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많은 주민을 만나봤고 가정에 방문했을 때 집 안까지 배어 있는 악취를 확인하고 민원을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최 주무관은 기업을 설득하기 위해 민원 발생 지역의 객관적인 악취 측정 방안을 만들고 2년간 지속적으로 기업의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그 결과 기업의 시설개선사업(약 71억 원)이 진행됐고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기업과 주민 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 최 주무관과 양 주무관은 이러한 적극행정 성과로 이번 포상식에서 포장을 받았다.
이밖에 시·도 경계와 상관없이 사고 현장과 가까운 소방헬기를 출동시키는 ‘소방헬기 국가 통합출동’을 추진한 소방청 정진균 소방령과 완공되지 않은 문화시설에 대해 부가제 매입세액 환급을 추진한 부산광역시(단체)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국무총리 표창은 도로살얼음 등 도로위험 기상정보를 내비게이션으로 제공하도록 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최득환 실장과 폐기물 소각로 바닥재 막힘 제거장치(특허출원)를 설계한 청주시시설관리공단 김종훈 차장(공업5급)에게 돌아갔다. 강정미 기자
박스기사
국민이 뽑은 적극행정 우수사례 베스트5
1. 에너지바우처, 집배원이 노인·장애인 등에게 직접 전달
2. 인공지능(AI) 활용 긴급해양구조신호 자동식별 시스템 개발
3. 전력선 주변의 산불 위험목 제거
4. 희귀질환 환자의 자가치료를 위한 해외의약품 수입절차 개선
5.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사용가능기관 네이버지도로 검색·예약 가능
에너지 취약계층에 지급하는 냉·난방원료 구입비용 바우처는 대상자가 직접 주민센터를 방문해 수령해야 하기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장애인은 바우처를 수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오영진 사무관은 에너지바우처 미수령 가구에 집배원이 방문해 바우처와 제도안내문을 전달하도록 제도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에너지바우처 미수령 1246가구 중 867가구에 바우처를 전달할 수 있었다. 이처럼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한 과기정통부의 정책이 국민이 뽑은 적극행정 우수사례 1위에 선정됐다.
국무조정실은 8월 7일 ‘제2차 국민이 뽑은 적극행정 우수사례 베스트5’를 발표했다. 국무조정실은 전 부처를 대상으로 공모한 적극행정 사례 중 국민체감도, 과제난이도 등을 종합 고려해 우수과제를 선정하고 온라인 국민투표를 실시해 우수과제 베스트5를 선정하고 있다. 7월부터 중앙부처 적극행정 사례를 심사해 적극행정 개념과의 부합도와 국민체감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우수사례 11건을 발굴했고 이에 대해 7월 23일부터 8월 5일까지 온라인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에너지바우처, 집배원이 어르신·장애인 등에게 직접 전달’이 1위에 선정됐다. 온라인 국민투표에는 9907명이 참여했다.
2위는 인공지능(AI) 활용 긴급해양구조신호 자동식별 시스템 개발, 3위는 전력선 주변의 산불 위험목 제거가 뽑혔다. 해양경찰청 김영태 경사는 AI를 활용해 구조신호를 식별하는 방식을 제안, 추진했다. 기존에는 인력 2명이 해양 구조신호를 24시간 청취하는 방식이어서 구조신호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많았다. 김 경사는 과기정통부 데이터사업 등을 활용해 예산을 확보하고 자동식별 시스템을 개발해 해외특허 출원권까지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산림청 최승호 주무관은 전력선 주변에 산불 위험이 큰 나무를 제거한 성과로 적극행정 3위에 뽑혔다. 전력선 주변의 수목은 한국전력공사가 관리해야 하지만 한국전력공사는 위험목 제거에 필요한 예산이 없어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최 주무관은 산림청·산업통상자원부·행정안전부·지방자치단체 협의체를 구성해 예산, 안전조치 등에 대해 각 기관의 역할을 정비했다. 그 결과 2161본의 전력선 주변 산불 위험목을 제거할 수 있었다.
4위는 ‘희귀질환 환자의 자가치료를 위한 해외의약품 수입 절차 개선’이 5위는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사용가능 기관, 네이버지도로 검색·예약 가능’이 자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선영 사무관은 희귀질환 환자의 자가치료를 위한 해외의약품 수입 절차를 개선했다. 보건복지부 김민혜 사무관은 네이버지도를 활용해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사용가능 기관을 검색해 예약이 가능하게 했다. 국무조정실은 앞으로도 국민의 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적극행정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자료 국무조정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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