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의 비밀도장 ‘황제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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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고종 황제의 외교 자문 담당이자 비밀 특사인 호머 베절릴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 1863~1949)는 “내 내탕금(비자금)을 찾아 나라를 위해 요긴하게 써야 한다”는 고종의 친필 위임장을 품에 넣고 중국 상하이에 있는 독일계 덕화은행으로 향했다. 위임장에는 고종의 비밀 도장인 ‘대한제국 고종 황제어새(大韓帝國 高宗 皇帝御璽)’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그러나 이미 고종의 비자금은 일본 정부가 전액 인출해간 후였다.
고종의 비자금을 추적하고 있는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은 “고종 황제의 예치금 존재를 알게 된 일본은 1908년 4월 독일 공사에 고종 황제의 어새가 찍힌 인출 청구서가 확보됐으니 돈을 통감부(統監府)로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해당 인출 청구서를 받은 덕화은행은 고종 황제의 확인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예치금을 두 번에 걸쳐 지급했다”고 말했다.
헐버트의 위임장에 찍힌 고종의 비밀 어새는 일제가 위조서류에 사용한 어새와는 다르다. 대한제국의 국새(國璽), 어새(御璽), 어보(御寶), 보인(寶印) 등을 수록한 ‘보인부신총수(寶印符信總數)’에 실리지 않은 어새로 대부분 고종의 비밀 외교 활동에 사용됐다. 헐버트가 국제사회에 을사조약을 고발하기 위해 헤이그 특사로 파견됐을 때도 밀서에 이 비밀 어새가 찍혀 있었다.
국새나 어보의 크기에 비해 작게 제작된 비밀 어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우리 토종 거북인 남생이 모양으로 조각됐다. 어새를 넣은 내함은 황동으로 만들어졌으며 특이하게 내부에 인주함이 들어 있다. 대한제국 몰락 이후 사라졌던 비밀 어새는 미주 한인이 소장하고 있다가 국립고궁박물관이 사들여 2009년 보물로 지정됐다.
강형원
1963년 한국에서 태어나 197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민했다. UCLA를 졸업한 뒤 LA타임스, AP통신, 백악관 사진부, 로이터통신 등에서 33년간 사진기자로 근무했고 언론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퓰리처상을 2회 수상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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