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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식용 문화에 마침표! 이제는 동물복지 선진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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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금년 2월 6일 공포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하 「개식용종식법」)이 8월 7일부터 본격 시행되었다. 이 법의 주요 골자는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하거나 도살·유통하는 행위, 개를 원료로 한 조리, 가공한 식품을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3년의 유예기간을 두어 2027년 2월 6일까지 관련 산업의 폐업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고 정부는 전·폐업 지원 방안 수립 및 실행을 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지난 6개월 동안 관련 영업 실태 조사 및 영업자 운영 신고, 전·폐업 이행계획서를 접수받으며 지원 방안 수립을 이어왔다.

우리 사회에서 개식용 종식을 위한 조직적인 시민운동이 시작된 것은 1999년부터로 당시 15대 국회에서 개 도살을 합법화하려는 축산물가공처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개를 가축의 범위에 넣어 축산물로써 도살과 유통을 허가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나 국회로선 국제적 체면이 구기는 일이니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고 거기에 더하여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발의안은 법안 심사도 못하고 폐기됐다. 이후로 동물단체들은 개식용종식을 위한 캠페인과 현장 활동에 활발히 임하며 30여 년을 뛰어왔다. 개식용종식법 시행이라는 오늘이 있기까지 무려 30여 년이 걸린 것이다.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열린 ‘2023 개 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 현장.(제공=동물자유연대)지난해 초복을 앞둔 7월 8일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열린 ‘2023 개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에 모인 사람들.(제공=동물자유연대)

시민단체들은 개식용 산업에서 행해지는 잔혹함을 사회에 폭로하며 캠페인을 이어오는 과정에서 다양한 쟁점과 마주쳤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개 도살 및 유통 합법화로 인도적인 도살과 위생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 어차피 감소 추세에 있으니 그냥 두면 저절로 소멸될 것인데 왜 굳이 법으로 금지하느냐는 논쟁이었다.

인도적인 도살과 위생적인 관리를 위한 합법화는 더 큰 함정이 있다. 이미 합법적인 기존 축산에서도 도축 과정은 종종 인도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서 세계적으로 개선이 요구된다. 과학에 근거한 동물복지 기준 마련에 힘쓰기도 하지만 해소되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동물 도살을 합법적으로 추가하는 것은 국내외적인 여러 상황과 정서상 용인되기 어렵다. 위생 관리는 과학적·정서적 측면에서 인도적인 쟁점을 넘어설 때만이 논의될 수 있는 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합법화가 주는 함정이다. 이는 향후 개식용 산업의 활성화를 전제로 해 소비 촉진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합법적인 축산업의 본질이라는 점이다. 개의 지육 판매 광고와 가공육이 유통 상가에 진열되고 개고기 소비 촉진을 위한 광고가 난무하는 사회를 상상해보면 과연 이것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할 국민이 있을까. 

입법으로 개 도살 및 유통을 금지하는 방안에 대한 논쟁도 컸다. 개식용 수요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니 어차피 저절로 소멸될 것을 굳이 법으로 금지하느냐는 것이다. 소비 감소는 필연적이어서 이 역시 일견 타당한 의견처럼 보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습관적으로 이어온 대에서 대를 잇는 소비 패턴이 우리 사회에 계속 잔류될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이를 기반으로 공장식 축산업 구조를 갖춘 밀집형 사육 개 농장만 견고하게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불법 운영되고 있는 개도살장에서 동물들을 구조하는 모습.(제공=동물자유연대)불법 운영되고 있는 개 도살장에서 구조되는 개들.(제공=동물자유연대)

현재도 개 농장은 이미 공장식 축산화되어 있다. 바닥에 구멍이 숭숭 뚫린 철망 바닥의 뜬장이 촘촘하게 배열된 그 안에 운동량이 크게 요구되는 대형견들이 빼곡하게 갇혀 사육된다. 뜬장 아래에는 배설물이 쌓여 악취와 오염의 환경에서 인간이 먹다 버린 맵고 짠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산다. 건강할 리 없다. 개들은 바닥을 밟아보는 날이 죽는 날이 되는 잔혹한 환경에 처해있다.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은 판로에 취약한 전통적 관념의 농가는 사라지고 독점적 유통망을 형성하며 집약화된 공장식 축산만 생존한다는 의미를 관통하고 있으며 국내 개 농장 산업은 이미 그렇게 대규모화로 재편돼 가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건축법, 토지관련법 등 기존 법률에 저촉되는 부분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수백에서 수천 마리의 개들을 강제 집행할 수 없는 점을 볼모로 버티며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농장들이다. 어느 것을 보아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와 있기에 법적인 마무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류사에서 개와 고양이는 반려동물로 꽤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개개인의 선호에 따른 잣대는 있을지언정 사회적 인식 기준의 흐름이 명확한 것은 반려동물 연관 산업의 성장에서도 보여준다. 사회 여건에 따라 어떤 용도로 인식되느냐의 차이는 있었을지언정 근본적인 지위는 반려동물로 굳건한 것이 세계의 공통된 인식이자 정서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가 개식용을 법으로 종지부를 찍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정서는 물론, 글로벌화로 경제와 문화 성장을 이루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과정인 것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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