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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캉스 떠나볼까요? 치유농업 농촌 관광 패러다임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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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진달래로 화전 만들어 먹어본 경험 다들 있으시죠?”
“어렸을 때 많이 먹었지. 봄이면 동네 지천으로 진달래가 피었어!”
“맞아요. 여기 농장에도 진달래처럼 꽃잎을 먹을 수 있는 식용꽃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국화, 라일락, 아카시아, 동백, 매화, 재스민 등이 있죠. 국화는 차로도 즐겨 마시는데 진정작용이 있고 면역력을 증진시켜요. 노화예방에도 탁월하고요. 라일락은 심신안정에 좋고 위를 보호해 속 울렁거림을 낫게 하는 데 도움을 줘요. 오늘은 여기서 직접 딴 식용꽃으로 피자를 만들어볼 거예요.”
강원 춘천시 고은원예치료센터에서 열린 치유농업 프로그램 ‘키친가든’ 현장, 500평(1652㎡) 남짓한 텃밭 한가운데서 김영숙 센터장이 식용꽃에 대해 설명하자 참가자들은 고개를 쑥 빼고 이리저리 둘러보기 바빴다. 키친가든은 참여자들이 식용작물을 직접 심고 관리하며 요리까지 해먹는 프로그램으로, 짧게는 1~2개월에서 길게는 1년여 동안 진행된다. 김 센터장은 “수확기에만 반짝 방문하는 것이 아닌 사시사철 농장을 찾으며 농작물의 생장 속도에 맞춰 천천히 치유를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여기 보라색 꽃은 차이브입니다. 아스파라거스목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죠. 차이브는 톡 쏘면서도 향긋해 식욕을 돋웁니다. 한번 맛보겠어요?”
한 참가자가 꽃을 통째로 따 입에 넣고 오물거렸다.
“아휴, 매콤하고 쌉쌀한 맛이 꼭 부추 같네요?”
“맞아요. 차이브는 서양부추라고도 부른답니다. 부추 대신 요리에 넣어도 맛이 좋아요.”
호기심에 가득 찬 참가자들이 소쿠리를 들고 돌아다니며 꽃을 따기 시작했다. 마리골드, 팬지, 베고니아, 스테비아 등 10여 종의 꽃과 더불어 라벤더와 로즈마리 등 허브까지 식용작물로 소쿠리가 금방 한가득 채워졌다. 한여름 불볕더위에 등줄기로 주르륵 땀이 흘렀지만 농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식물을 직접 따서 맛보고 향을 맡으면서 프로그램 진행 내내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다섯 명은 치매와 우울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어르신과 가족들이다. 화천군에 사는 이들은 화천보건소와 고은원예치료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차로 30분 거리의 이곳을 찾았다. 이날 참가자들은 농장에서 직접 딴 꽃잎으로 피자와 음료를 만들어 먹으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김 센터장은 “치유농장의 식물 자원을 활용해 인지자극을 주고 주의력과 기억력을 높이는 훈련도 하고 있다”며 “감각기관을 자극하면 병세도 호전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주말농장 등 치유농업 관련 활동을 할 경우 우울증이 6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발달장애인은 치유농업 활동으로 신체 기능이 최고 70%까지 향상된다는 결과도 있다.





‘촌캉스’ 치유관광이 뜬다
올여름 여행 트렌드로 ‘촌캉스’가 뜨고 있다. ‘촌(村)’과 휴가를 뜻하는 ‘바캉스’의 합성어로 농촌에서 쉼과 치유의 시간을 보내는 휴가를 말한다. 촌캉스의 인기 근간에는 ‘웰니스 여행’, 즉 ‘치유관광’이 있다. 농촌 치유관광은 농작물 수확 체험이나 농가 체험이 전부였던 농촌 관광이 ‘치유’와 만나며 진화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미국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Global Wellness Institute)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웰니스 산업 규모는 약 6510억 달러에 달하며 2027년에는 거의 두 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정부도 국내 웰니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촌진흥청은 농촌을 재구조화하는 정책을 뒷받침하고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농촌여행상품을 발굴하고 있다. 또 농경문화마을 육성과 치유농업 모델을 개발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농진청은 7월 ‘2024년 농촌 여름휴가 축제’를 열고 치유마을과 치유농장, 아름다운 농촌 경관 10선을 발표했다. 치유마을은 농진청의 ‘농촌자원 활용 치유프로그램 보급 사업’에 선정된 시범 치유마을 32곳 중 11곳을 선정했다. 치유농장은 ‘치유농업 프로그램 경진대회’에서 수상 이력이 있는 15곳으로 그중 한 곳이 고은원예치료센터다.
2013년 문을 연 고은원예치료센터는 원예를 기반으로 식물을 심고 기르고 수확하는 과정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치유농장이다. 센터는 2023년 ‘한땀 한땀 청소년과 함께하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으로 농진청이 주최한 제19회 생활원예·치유농업 중앙경진대회에서 농식품부장관상인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역아동센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날개편’으로 확장해나가기도 했다.
치유농업은 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치유 소재로 쓰는 만큼 대상자별 맞춤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유농업사가 그 역할을 한다. 치유농업사는 2021년 지정된 국가자격증으로 치유농업법에 따른 치유농업사 양성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한 후 농진청장이 실시하는 치유농업사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김 센터장은 원예치료 15년 차, 치유농장 운영 10년 차로 1세대 치유농업사다.



농촌에서 자란 김 센터장은 결혼과 출산 후 아이들에게도 농촌에서의 풍요로운 경험을 전해주고 싶어 2005년 춘천에 정착했다. 김 센터장이 원예치료에 발을 들인 것은 우연이었다. 김 센터장은 춘천에서 기간제 교사를 하며 방과 후 교육복지대상 아동을 위한 원예치료 프로그램에 보조교사로 참여했다. 그곳에서 원예치료가 아이들의 정서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 후 원예복지교육자격증을 취득하고 강원대 대학원에 들어가 원예학을 전공하며 본격적으로 치유농업사의 길을 걷게 됐다.
김 센터장은 누구보다 치유농업의 놀라운 힘을 믿고 있다. 이곳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힘을 쏟는 것은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다. 봄에는 상추 파종과 씨감자 심기, 여름에는 허브샐러드와 모히또 만들기, 감자 캐기 등을 진행한다. 가을에는 꽃차·허브차 만들기와 사과 따기를, 겨울에는 구근 심기와 허브소금 만들기, 꽃청 담그기 등의 프로그램을 연다. 김 센터장은 “치유농업은 원예나 농업에 관심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질환으로 재활 중이거나 약물중독, 치매환자, 사람들과 정서적 상호작용이 어려운 이들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에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농장에서는 식물만 자라는 게 아니라 사람도 자라요. 농장에서 지내다보면 한 해 동안 식물이 자라고 과실이 여물어가는 과정을 함께하며 돌봄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 스며드는 치유를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죠. 머리가 아닌 몸을 쓰며 체득해가는 과정에서 몰라보게 성장한 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농촌이 주는 치유의 경험을 느껴보기를 바란다는 김 센터장은 “텃밭에 작물이 아닌 사람을 심고 있다”고 말했다.

서경리 기자

박스기사


치유농업은?
농촌의 치유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치유농업이 뒷받침돼야 한다. 치유농업은 동식물 등 농업 자원을 활용해 자연이 주는 이로움을 알리고 정서적 위안을 주는 활동이다. 치유농업이 일반 농사와 가장 큰 차이점은 농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건강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농업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치유농업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원예치료라 불렸다. 그러다 2010년대 초반 유럽의 복지·농업 선진국에서 그 영역이 원예를 넘어 작물·산림·곤충·동물 등으로 넓어지면서 치유농업의 개념으로 확장됐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치유농업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 6000억 원에서 2017년엔 3조 7000억 원까지 성장했다. 2021년 치유농업이 시행되며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234곳이던 치유농업 시설도 2023년 404곳으로 늘었다. 치유농업 이용자는 해마다 증가해 2026년 6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촌 치유마을·치유농장으로 휴가를!
농촌 치유마을과 치유농장은 여행하며 쉼과 치유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곳이다.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농촌자원을 활용해 스트레스 및 우울감 경감, 대인관계 회복 등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다음은 농촌진흥청이 소개한 치유마을과 치유농장이다.

치유마을(11곳) 
▲경기 남양주 ‘용암치유마을’ ▲강원 춘천 ‘은행나무마을’, 홍천 ‘홍천동키마을’, 평창 ‘대관령눈꽃마을’ ▲충북 괴산 ‘사기막리 사랑산마을’ ▲충남 태안 ‘매화둠벙마을’, 홍성 ‘오서산상담마을’, 아산 ‘강당골마을’ ▲전북 순창 ‘올레오 치유마을’ ▲전남 고흥 ‘신촌꿈이룸마을’ ▲대전 장동 ‘계족산농촌체험휴양마을’

치유농장(15곳)
▲경기 화성 ‘최은명 자연꿀’, 고양 ‘뜰안에 힐링팜’ ▲강원 춘천 ‘고은원예치료센터’ ▲충북 충주 ‘㈜슬로우파머’ ▲전북 완주 ‘드림뜰힐링팜’, 고창 ‘쉼드림’, 김제 ‘꽃다비팜’ ▲전남 화순 ‘화순허브뜨락’, 담양 ‘다화림식물원’ ▲경북 상주 ‘토닥토닥 들꽃마을 치유농장’, 포항 ‘맘꽃놀자 체험농장’▲경남 김해 ‘㈜한림알로에’, 진주 ‘물사랑 교육농장’, 함안 ‘안단테치유농장’ ▲대구 ‘목장053’

각 마을과 농장 정보는 농진청 치유농업포털 ‘치유농업 온(ON)(www.agrohealing.go.kr)’이나 마을 또는 농장이 운영하는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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