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선수 스포츠과학 밀착지원의 현황과 과제
작성자 정보
- 칼럼 작성
- 작성일
본문
박상헌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 |
국가대표선수들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스포츠과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되었다. 스포츠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는 우리나라도 현재 국가대표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스포츠과학 지원이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TF, 이하 밀착지원팀)’을 통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밀착지원팀은 국가대표선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스포츠과학 지원과 더불어 스포츠과학 연구분야 발전 및 스포츠과학 현장 활용을 위한 한국형 스포츠과학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가대표팀 현장밀착형 스포츠과학 지원사업은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스포츠과학연구실을 중심으로 2015년 9월 <리우올림픽 골드 프로젝트>, <평창올림픽 대비 스포츠과학 지원 강화> 및 <스포츠영상분석센터>등의 세부사업을 시작한 후 2022년 현재 8차년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20명에 불과했던 스포츠과학 지원전담팀도 3차년도 사업(2017년)부터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으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현재는 41명의 분석연구원이 소속되어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의 경기력 향상 및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스포츠과학 지원에 매진하고 있다.
국가대표선수 스포츠과학 밀착지원 현황
2022년 10월 기준으로, 밀착지원팀은 국가대표선수들을 위한 스포츠과학 지원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2015년 14개 종목을 시작으로 2022년 67개 종목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올해 상대적으로 지원이 미비했던 12개 종목을 ‘스포츠과학 지원 비수혜종목’으로 선정하여 지원하는 등 그 범위를 확대하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지원 종목이 다양해짐에 따라 실질적인 지원 건수도 점증적으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지원 현황 집계가 시작된 2017년 1,332건부터 2022년 4,574건까지 밀착지원팀은 스포츠과학 지원에 대한 현장의 방대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밀착지원팀은 진천선수촌에 상주하며 지도자 및 선수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현장 요구에 적합한 스포츠과학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밀착지원팀은 체력/컨디셔닝지원팀, 심리지원팀, 기술지원팀, 영상/데이터지원팀, 장애인지원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체력/컨디셔닝지원팀은 국가대표선수들의 기초·전문체력을 측정·평가하여 종목 특성을 고려한 체력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선수들의 영양섭취 상태를 분석하여 영양교육 및 상담을 실시하며, 회복처치와 부상예방프로그램 등도 제공한다. 심리지원팀은 국가대표선수들의 스포츠심리상태를 측정 · 분석하여 심리상담 및 맞춤형 심리기술훈련을 제공하고, 기술지원팀은 종목별 동작분석을 통해 기술향상을 위한 운동역학적 정보를 제공한다. 영상/데이터지원팀은 영상 기반 팀스포츠 전략/전술 분석 및 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의 경기력 분석을 제공한다.
국가대표선수 스포츠과학 밀착지원의 사례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강세인 양궁종목의 경우 종목의 훈련 및 경기 참관을 통해 선수 개인별 행동을 관찰하고, 스포츠심리측정과 심리프로파일링 등 다채로운 심리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역도종목의 경우에는 패턴인식 기술을 활용해 바벨 궤적 추적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지원에 활용하고 있으며, 체조종목에서는 국내 최초로 3차원 마커리스(markerless) 동작분석 장비를 현장에 적용하여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20 도쿄하계올림픽에서는 펜싱선수들에게 종목 특이적 웜업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하거나 초저온 냉각처치 및 고산소챔버를 활용하여 회복을 돕는 등 다양한 형태의 체력/컨디셔닝 지원을 진행하였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 경기영상을 바탕으로 주요경쟁국 선수들의 반칙 유형을 비롯해, 실시간으로 대한민국 선수들의 개인별 경기운영 패턴을 분석하여 제공한 바 있다.
이렇듯 엘리트스포츠의 세계적인 도약을 위해서 스포츠과학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일부 강세종목의 국가대표선수들에게만 집중되었던 스포츠과학 지원은 시대적 흐름과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인해 다양한 종목의 ‘보편적 지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스포츠과학의 ‘보편적 지원’은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불모지였던 종목들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럭비종목의 경우 1923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이래 98년 만에 처음으로 2020 도쿄하계올림픽에 출전하는데 밀착지원팀이 기여하였다. GPS를 활용한 개인별 움직임을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이동거리와 심박수 정보를 모니터링하여 선수 교체 타이밍에 활용하였다. 또한 럭비종목은 하루 세 번의 경기를 해야 하는 특성상 실시간으로 경기를 촬영하고 분석하여 다음경기를 빠르게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데, 밀착지원팀은 경쟁국의 경기영상 촬영 및 분석을 실시간으로 하여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제공하였다(그림3). 아울러 밀착지원팀은 필드하키종목 맞춤형 웜업 및 SAQ프로그램(스피드(speed), 민첩성(agility), 신속성(순발력, quickness)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종목의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을 개발 · 교육하였으며 지속적인 체력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최근 2022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에서 9년 만에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끌어냈다.
이와 같이 밀착지원팀은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현장에 투입되어, 말 그대로 현장과 밀착된 스포츠과학 밀착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이전보다 많은 종목의 선수들에게 첨단 스포츠과학을 적용하려는 밀착지원팀의 노력은 편중된 ‘효자종목’에서 탈피해 ‘다양한 종목’에서의 국제경쟁력을 견인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스포츠경기대회에서의 성공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스포츠과학밀착지원팀의 향후 과제
최근 동·하계올림픽을 마치고 난 후 우리나라 국가대표선수들의 성적 부진이 도마에 올랐다. 어떤 면에서 매년 예산과 지원 규모가 커지고 있는 스포츠과학 지원 현황이 무색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어쩌면 최근 밀착지원팀을 통한 스포츠과학 지원 규모가 주요 종목에 편중된 ‘밀도’보다는 다양한 종목에 보편화된 ‘부피’의 형태로 더욱 성장해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스포츠과학 지원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메달의 획득,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에게 동등한 지원의 기회를 제공하는 보편적 지원, 이 두 가지는 단번에 잡을 수 없는 두 마리의 토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가시적인 성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예상치 못한 여러 종목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가능성은 주목받지 못해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와 지도자의 의지, 대한체육회의 행정적 지원, 그리고 스포츠과학의 보편적 지원이라는 삼박자를 통해 조만간 눈에 띄는 가시적 결실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종목의 선수들에게 동등하고 편중되지 않는 스포츠과학 지원을 펼쳐나가기에는 예산과 인력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이다. 하지만 밀착지원팀을 통한 스포츠과학 지원의 ‘부피’ 증가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어와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선택의 폭을 넓히고 집중의 기회를 늘리는 기반이 될 것이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자료제공 :(www.korea.kr)]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