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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ESG, ‘어떻게’를 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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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문 창업진흥원장
김용문 창업진흥원장

시대의 화두, ESG 경영

“왜?”라는 질문을 던지기에 ESG는 이미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은 경영전략의 필수 요소다. 지난 10월 리서치 그룹 가트너(Gartner)는 ‘2023년 전략 기술트렌드’에서 10대 전략 기술 1.기술의 지속가능성 2.메타버스 3.슈퍼앱 4.적응형 AI 5.디지털 면역 시스템 6.관찰 가능성 응용 7.AI 신뢰, 리스크 및 보안관리 8.산업 클라우드 플랫폼 9.플랫폼 엔지니어링 10.무선의 가치 실현을 모두 관통하는 최우선이 ‘기술의 지속가능성’임을 제시하는 등 기업경영 전 분야에 걸쳐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주주(Governancial) 이슈를 중시하는 개념으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V(Creating Shared Value)의 형태로 반세기 전부터 논의돼 왔다. 그리고 최근 심각한 기후변화와 팬데믹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 만큼, 향후 오랜 기간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ESG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UN에서 처음 사용되었던 2004년 Who cares win(UN Global Compact, 2004) 이후 2020년 최대자산운용사의 Blackrock의 새로운 투자기준으로서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하겠다는 CEO의 서한에 이르기까지 지난 15년간 전 세계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정책과 협약을 계속해왔다. 국내에서도 최근 2년 사이에 투자기관을 포함한 금융권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에 대한 투자와 경영 혁신 노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정부도 ESG 경영이 중소벤처기업 생태계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ESG 벤처투자 표준 지침(’22.7)’을 마련하는 등 구체적인 전략을 통해 ESG 경영의 저변을 마련하고 있다.

환경·사회·기업의 지배구조는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에게도 매우 중요한 요소인 반면, 글로벌 금리 인상과 같이 녹록하지 않은 경영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에게 장기적인 ESG 경영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ESG 경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경영전략의 후순위에 배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스타트업의 경영 전반에 ESG를 적용하는 방법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스타트업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ESG라는 용어가 생겨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ESG 3.0을 논할 만큼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견고하게 조성하고 지속 성장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 주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스타트업의 ESG 경영을 위한 각자의 지원과 역할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논할 때인 것이다.

ESG 경영,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가장 먼저, 투자기관이 기업의 ESG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주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투자는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중요한 경영활동으로 투자자의 인식과 평가는 스타트업의 전략과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 투자사들 가운데 ESG 기준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투자사가 증가하고 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사회문제 해결에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사회혁신기술 사모투자펀드(PEF)’를 결성하였고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투자심의위원회에 상정된 기업이 환경 및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또한 스타트업 투자사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9%가 향후 ESG 투자 수준을 유지하거나, 이를 핵심전략에 반영하여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하는 등 국내 스타트업 투자사의 ESG 기준 도입이 가속화되는 추세다(스타트업얼라이언스&트리플라잇, ’22.2.21.). 물론, 평가기관마다 기준이 상이하고, 스타트업에 적용할 공식적인 ESG 투자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되지 않았으며, 일부 기관은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스타트업의 ESG 경영을 투자기준으로 적용할 것임은 확실하다.

민간기업이 추구하는 ESG 경영의 핵심은 기업이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입장과 ESG 경영 요소를 통합하여 반영함으로써 기업을 확장하는 것인 만큼, 대기업과 금융기관들도 스타트업의 ESG 경영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대기업은 ESG 경영전략으로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채택하고 있으며, 그 일례로 글로벌 500대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현황을 살펴보면, 52%가 스타트업과의 공동 혁신과 협력으로 지속가능한 상생을 꾀하는 기업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이미 구글·애플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100% 친환경 및 탄소중립을 추구하며, ESG 경영이 도입된 공급사들만 거래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구체적인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국내기업들도 ESG 경영 도입에 따라 사업재편과 혁신을 위해 스타트업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외부 자원 조달의 필요성이 높아지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국내 시중은행들은 ESG 관련 금융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기업들의 ESG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농협의 ‘NH친환경기업우대론’, 신한은행의 ‘ESG우수상생지원대출’ 등 친환경 실천 노력을 비재무적 요소로 반영할 경우 대출 금리감면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전담 컨설팅팀을 신설하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ESG 컨설팅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공공영역에서 스타트업의 ESG 경영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창업진흥원은 지난 8월 ‘제1회 스타트업 ESG 포럼’을 개최하여 ‘창업기반 ESG 실현 우수사례 경진대회’ 시상식을 통한 우수사례 공유와 함께, 전문가 강연, 패널 토론 등 스타트업의 ESG 실현 활성화를 위한 장을 마련하였다.

또한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단일한 목표를 위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할 수 있도록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을 통해 ‘에그’ 프로그램을 런칭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스타트업의 ESG 역량을 강화하고 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교육, 멘토링부터 IR, 투자연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창업진흥원의 ESG 관련 프로그램.


이처럼 스타트업 생태계 주체들의 다양한 노력에 힘입어 스타트업들도 ESG 경영의 중요성을 더 크게 인지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준비는 미흡한 수준이다. 미국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500 Startups’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스타트업의 69%가 ‘ESG가 매출을 증가시킬 것’이며, 50% 이상이 ‘투자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ESG 도입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사회(S)’영역과 관련된 내부규정과 프로세스는 상당히 갖춰진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환경(E)’영역은 응답자의 36%만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수준이며 ‘거버넌스(G)’는 고민 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돼 여전히 ESG 준비에는 영역별로 정도에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스타트업 생태계 주체들은 ESG 경영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ESG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자발적인 ESG 경영 준비는 미흡한 실정이며, 투자기관이나 금융권 그리고 대기업의 경우, 스타트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타트업에게도 ESG 경영의 기회를 제공하는 환경이라고 진단 할 수 있다. 따라서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제는 스타트업 생태계 이해관계자들이 공동의 ESG 실현을 위해 함의를 도출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시점인 것이다.

스타트업의 ESG 경영, 어떻게?

스타트업의 ESG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특성에 부합하는 ESG 경영 진단 및 투자 가이드라인 마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기업과의 협업 모델 확대와 함께 스타트업의 ESG 경영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같은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민·관이 협력하여 스타트업의 ESG 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먼저, 스타트업이 각자의 특성에 맞게 ESG 경영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현황을 분석하고, 적합한 ESG 전략을 세워 데이터에 기반해 관리해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산발적으로 발행되고 있는 스타트업 ESG 이슈를 수집하고, 산업이나 성장단계로 분석하여 스타트업에 적합한 ESG 경영 및 투자 가이드를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ESG 활동을 최저 수준으로 의무화하고 기업 간 거래체계(예, ESG 확인 인증서 발급 등)를 마련해 ESG 경영 활성화를 지원하는 제도적 인프라 확충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ESG 경영전략으로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채택하고 있는 만큼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협업을 통해 대·중견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영 실현과 동시에 신성장동력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스타트업은 협업 과정에서 ESG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협력모델은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확대가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대기업-스타트업-금융기관 간의 다자간 협력모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유통기업인 ‘월마트’는 ’HSBC 은행‘과 협력하여 탄소 감축 강화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월마트 협력사에 배출량 관리를 요구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 절감 성과를 토대로 협력사에 다양한 금융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기존 ’대기업-스타트업‘ 간 협력모델에 금융기관을 추가함으로써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하여 상생할 수 있는 우수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우리도 이를 벤치마킹하여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한 주체들이 다자간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확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타트업이 스스로 ESG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의 영역에서 보다 직접적인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교육, 세미나, 행사 등 전방위적으로 ESG 경영에 대한 인식확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나아가 개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멘토링, 인증지원, IR과 같은 ESG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ESG 경영의 실현은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 산재되어 있는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성장 기회를 포착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따라서,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스타트업이 투자유치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함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ESG 경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민관협력을 토대로 생태계 주체들이 상호협력하여 ’ESG 실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구체적인 방향을 모색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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