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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 웹툰 인력 키워 차세대 한류 성장 동력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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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대안교육기관 서울웹툰아카데미를 가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정부는 웹툰 종주국의 위상에 걸맞게 웹툰 산업을 뒷받침할 지원방안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창작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는 어떤 요구가 있을까? 우리나라 웹툰 산업의 미래를 끌고 갈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현장의 변화와 웹툰이 차세대 한류 성장 동력으로 발돋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2020년 국내 유일 웹툰 전문 교육기관으로 출범한 ‘서울웹툰아카데미’를 방문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에서 5분쯤 걸어가면 오래된 공장을 리모델링한 건물이 보인다. 복합문화예술공간인 에스팩토리다. B동 1층에 붉은색으로 걸린 ‘SWA(SEOUL WEBTOON ACADEMY)’ 철제 간판이 MZ세대의 성지답게 감각적으로 반긴다. 2020년 국내에 처음으로 등장한 웹툰 대안교육기관 ‘서울웹툰아카데미(SWA)’다.
들어선 입구부터 실습실이 자리 잡고 있다. 한창 수업 중인 디지털 실기실 안을 들여다봤다. 10여 명의 학생이 각자 액정 태블릿 앞에서 자신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작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마치 개인 작업실 같은 느낌이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서니 카페 같기도 회의실 같기도 한 공간이 넓게 펼쳐진다. 한 테이블에서 작업물을 놓고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한 사람은 이번 학기에 장면연출 테크니컬 과목을 가르치는 최호철 멘토다. 마주한 사람은 5학기에 재학 중인 김수연(20) 씨다.


졸업생들 자신의 재능 살려 진로 찾아
콘티 스토리 작가 쪽으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는 김 씨는 “특정 장면을 구도를 달리해 그리면서 컷 연출을 배우고 있는데 일대일 지도(멘토링)를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멘토에게 묻고 같이 해답을 찾는 모습이 여느 학교와는 사뭇 다르다.
그렇다면 웹툰 대안교육기관은 왜 생겼을까? 아니, 질문을 바꿔보자. 웹툰 시장은 창의적인 웹툰 대안교육기관이 필요한 걸까? SWA를 이끌고 있는 박인하 이사장을 만나 우리나라 웹툰 시장의 현재를 짚어봤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 학교를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와 견줘 설명하곤 한다. 르 꼬르동 블루가 대학은 아니지만 요리업계에서는 전문성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문교육을 할 수 있는 형식(포맷)을 도입해야 한다. 실용적인 교육기관이 만들어져 현장과 가장 가까이에서 빠르게 업데이트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20년간 교육 전문가로 그리고 만화평론가, 기획자로 만화·웹툰 분야에 몸담아온 박 이사장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웹툰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부조화’를 언급하며 실용적인 웹툰 교육기관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장은 “일본에서는 1990년대 대학 구조조정과 맞물려 실용적인 교육을 하는 교육기관이 시내 중심가에 생겨났다”며 일본에는 요리, 패션, 그래픽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학교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은 법 개정을 통해 전문학교를 일본 교육의 새로운 형태로 잡아놨다”며 “대표적으로 츠지조리사전문학교나 도쿄제과학교가 1년 과정, 2년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웹툰 시장은 빠른 속도로 팽창하면서 다양화됐다. 박 이사장은 “내 작품을 하고 싶다는 학생,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학생, 콘티를 만들고 싶다는 학생, 배경이나 채색 등 후반 작업을 하고 싶다는 학생은 각각 다른 재능을 지니고 있다”며 “전에는 이런 다른 재능을 뭉뚱그려 무조건 작품을 일주일에 하나씩 만들어야 하는 시장이었다면 지금은 창의성을 갖춘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에 맞는 현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고도화된 시장의 변화를 들려줬다.
그러면서 3월에 첫 배출한 1기 졸업생의 진로 현황을 소개했다. “33명 졸업생 가운데 네이버 연재를 시작했거나 확정된 학생은 5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총 9명이 작가로 데뷔했고 투유드림, 수퍼코믹스스튜디오 등 관계사에 취업한 학생이 33% 정도”라고 설명했다. 상당수 학생이 자신의 재능을 살려 진로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전문학교 시스템 갖춘 대안교육 필요
그러나 교육 현장은 산업에 필요한 인력과 하고자 인력을 원활하고 빠르게 이어주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인력이 연결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박 이사장은 “외국처럼 우리도 현장 전문가가 가르치는 전문학교 시스템을 갖춘 대안교육이 필요하다”고 SWA의 설립 취지를 밝혔다. “탄탄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작가가 되거나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있을 텐데 입시 위주의 우리 구조에서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국가장학금에 준하는 장학금을 대학이 아닌 다른 방식의 교육을 받는 청년들에게도 지원하는 정책이 지금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은 연구 중심으로 든든하게 대학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실용적인 교육은 이제 민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SWA가 말하는 실용적인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SWA는 현업 작가의 지도를 받으며 학기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실무 경험을 쌓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SWA의 총 교육과정은 2년 6개 학기로 이뤄진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없이 1년을 3개 학기, 14주로 나눠 운영한다. 1학년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웹툰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획 이론, 스토리텔링, 드로잉, 연출, 디지털 테크닉 등 5개 트랙으로 운영한다. 기존의 대학에서는 프로젝트를 졸업 때 하거나 단편적인 작품 제작 정도를 할 뿐이라고 한다.
“대학에 가기 위해 학생들은 1년 동안 입시라는 프로젝트를 계속했다. 그러면 교육 현장에서는 이 바통을 받아 현장에서 하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며 무엇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재능을 발견하는 게 진짜 중요하다”고 박 이사장은 프로젝트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WA의 프로젝트 수업은 현역 웹툰 작가의 지도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한 반 정원이 15명을 넘지 않는다. 한 번 진행 시 수업은 6시간 동안 진행된다. SWA를 다니는 동안 총 6번의 프로젝트를 연속으로 시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교육이다.
박 이사장은 “아프지 않은 웹툰 작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SWA에 합류했다고 했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가고 싶은 길이 있는데 그걸 찾지 못하면 아플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국가장학금 등 혜택 지원해주었으면
박 이사장은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는 “제도만 정비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일본의 전문학교들처럼 전문적인 교육기관을 교육의 한 형태로 인정하고 국가장학금 등의 혜택을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구인·구직 누리집을 검색해보면 “학력 무관(관련 학과나 관련 아카데미 졸업한 사람 우대)”라고 표기돼 있다고 했다. SWA로 인해 “관련 아카데미 우대”가 추가됐다는 설명이다.
박 이사장은 “이렇게 시장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이런 변화를 인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SWA는 변화하는 시장에서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고 안정적인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구조와 체계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업무협약을 통해 좋은 회사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기관으로서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일차로 2023년쯤에 일본 지사를 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후 다른 나라로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웹툰이란 교육 모델을 표준화시켜 수출하는 것도 SWA가 가진 중요한 전망 중 하나라고 밝혔다.


글 심은하 기자, 사진 곽윤섭 기자



웹툰 매출정보 공개·표준식별체계 도입
창작자·제작사·정부 합의해 만든 첫 협약

창작자, 제작사, 플랫폼 등 웹툰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합의한 협약을 맺어 웹툰 생태계의 상생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협약은 매출 관련 정보 공개, 창작자 복지 증진, 웹툰 표준식별체계 도입 등 업계 현안을 균형 있게 담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2월 16일 공정거래위원회, 창작자, 14개 만화·웹툰 분야 협회·단체, 웹툰업계 등과 함께 ‘웹툰 생태계 상생 환경 조성을 위한 협약’(이하 상생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결식에는 문체부 전병극 1차관, 공정거래위원회 윤수현 부위원장을 비롯해 창작자와 업계 등 상생협의체 위원들이 참석했다.
상생협의체는 웹툰 창작자와 업계(제작사, 플랫폼), 정부가 함께 공정한 계약문화 조성을 비롯해 웹툰 분야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소통 창구다. 웹툰 등 각 콘텐츠 장르의 상생협의체 운영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콘텐츠 산업의 공정환경 조성에 관한 이행과제에 해당한다.
상생협의체 위원 12명과 객원 위원(회차별 초청 최대 4명)은 모두 8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문체부는 매달 회의에 앞서 창작자와 업계를 대상으로 사전 간담회를 10회 진행해 현장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으며 18차례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합의한 사항을 정리해 이번 협약 체결을 이끌어냈다.
상생협의체는 그동안 창작자가 제시한 ▲매출 관련 정보 공개 ▲수익배분 방식 개선 ▲창작자 저작권 보장 강화 ▲창작자 복지 증진 안건과 업계가 제시한 ▲웹툰 표준식별체계 도입 ▲다양성 만화 진흥 ▲웹툰 불법유통 대응 ▲만화 분야 표준계약서 개정 안건 등을 균형 있게 다뤘다.

문체부, 표준계약서 전면 개정
모두 8개 조문으로 구성한 상생협약문은 위 안건에 대한 위원 간 합의 사항과 제도 개선 계획, 후속 논의 방안 등을 포함했다.
특히 이번 협약문은 창작자·제작사·플랫폼 등 웹툰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합의한 최초의 협약으로, 앞으로 논의를 지속하기 위한 상호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문체부는 상생협의체에서 논의한 내용에 따라 표준계약서 개정, 웹툰 표준식별체계 도입 등 제도개선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랜 기간 개정되지 않아 현장에서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던 표준계약서는 업계와 창작자 단체, 공정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전면 개정할 계획이다.
웹툰 분야 표준식별체계 개발 연구는 연재형 콘텐츠인 웹툰에 걸맞은 독자적 식별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현안 대부분이 장기적인 협의가 필요한 만큼 2023년부터는 위원회 등 더욱 체계화된 논의의 장을 구축해 현장과의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상생협약문을 바탕으로 구성원 모두와 계속 소통해 산업 규모만이 아닌 제도와 정책 차원에서도 웹툰 종주국의 위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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