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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코스 만들어 원도심 살리니 수도권 사람 끌어들이는 매력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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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지역가치 창업가’ 김기석 이퀄컴퍼니 대표
조선시대에 충청감영과 일제강점기에 충남도청이 있었던 충남 공주시 반죽동 일대는 과거 충청도 행정의 중심지였다. 신관동에 신도심이 조성되고 쇠락한 원도심이 됐던 이곳이 최근 젊은이들의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여행을 왔다가 공주 원도심의 매력에 빠져 아예 이주하는 등 전입인구가 늘면서 공주시는 2022년 3월 10년 만에 월 단위 최다 인구 증가를 기록했다.


고즈넉한 원도심 매력에 빠져 이주
충남 공주 원도심에는 아름다운 시내가 가로지르고 있다. 금강으로 흐르는 길이 4.2km, 너비 5m 안팎의 도심 하천 ‘제민천’이다. 공주 시민들을 따라 제민천 옆 산책길을 걷다 일곱 개의 테마 골목길로 접어들자 책방, 한옥 카페, 식당, 기념품점, 와인 가게 등 다양한 가게가 나타났다. 청년마을 사업과 주민참여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를 붙인 곳도 있었다. 상당수는 최근 이주한 젊은이들이 연 가게다.
이곳에서 운동 공간 ‘이퀄컴퍼니’를 운영하는 김기석(36) 대표도 수도권에서 살다가 2017년 7월 이주했다. 2015년 결혼한 뒤 맞벌이 도시살이가 힘들어 한적한 지역으로 귀촌을 꿈꾸기 시작했다.
“사람 많은 게 싫고 출퇴근하는 데 1시간 반, 2시간씩 걸리는 생활이 힘들었죠. 혼자 살 때는 잘 몰랐는데 둘이 사니까 시간이 너무 아까운 거예요.”
부부는 시간 날 때마다 답사 겸 여행을 다녔다. 수도권 사람들이 선호하는 경기 양평·가평, 강원 양양·영월·속초·강릉 등은 물론이고 부산 일대와 전북 군산·전주까지 돌아봤다.
“우연히 이곳에 왔는데 아내가 처음으로 ‘여기 살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거예요. 시골 같지 않으면서 사람이 적고 산도 있고 천도 있고 서울도 가깝고….”
대학에서 특수체육교육을 전공하고 특수학교나 일반 학교 특수학급에서 교사로 일하던 그는 공주가 교육도시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동네가 엄청 깔끔한데 집값도 싼 거예요. 알고 보니 2016년부터 시작된 원도심 도시재생으로 동네가 깔끔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여행 온 지 두 달 만에 집을 구하고 이사까지 마쳤다. 부부 모두 경력을 살려 직장도 구했다. 공주의 특수학교에서 2년 반 정도 교사로 일한 김 대표는 경증 발달장애인이 운동이나 생활체육을 할 공간이 공주에 부족한 점에 주목했다. 2021년 장애인과 비장애인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생활체육을 배울 수 있는 이퀄컴퍼니를 창업했고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오리엔티어링·러닝 등 7개 코스 개발
원도심 사람들과 함께할 ‘거리’를 찾던 김 대표는 2021년 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동아리(러닝 크루) ‘제민러너스’를 만들었다. 수도권엔 러닝 크루가 넘쳐나지만 공주 원도심에선 제민러너스가 유일하다.
여러 사람이 함께 달리려면 차가 다니지 않고 사람이 적고 길 상태가 좋아야 한다. 일직선으로 뻗은 길이면 더욱 좋다. 제민천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했다. 제민러너스는 지금까지 100번 넘게 원도심을 함께 달렸다.
김 대표가 제민러너스를 만들었을 때 지인의 소개로 ‘오리엔티어링’을 알게 됐다. 나침반과 지도만 가지고 여러 지점을 통과해 최종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게 찾아가는 스포츠다. 지인은 한적한 골목길이 많은 공주를 오리엔티어링 최적의 장소로 판단했다. 두 사람은 원도심과 공산성 등 두 개 코스를 함께 개발해 2021년 6, 7월에 오리엔티어링 행사를 열었다. 네 차례 시합에 모두 100명 가까이 참가했다.
오리엔티어링 코스를 개발하며 지역에 기반을 둔 활동(액티비티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제민러너스에서 달렸던 지역을 중심으로 달리기 코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제민천, 공산성, 한옥마을-고마나루, 신광공원-정안천 등 네 개 코스를 만들었다.
“제민천에서 금강철교까지 돌아오는 코스는 길을 한 번만 건너는데 서울에는 이런 코스가 없어요. 한옥마을과 고마나루는 관광지라 환경이 잘돼 있지만 사람이 많지 않거든요.”


하이킹 코스에 현지인만의 이야기 담아
10월 초에는 하이킹 행사인 한국관광공사의 ‘금강 에코트립 공주 편’을 전문 액티비티 회사와 함께 운영했다. 80여 명의 참가자가 제민천과 금강, 공산성, 지역축제 등을 즐겼다.
달리기 코스와 달리 오르막이 중간중간 필요한 하이킹에는 숲길과 성곽길을 함께 갖춘 공산성이 딱 좋은 조건이었다. 백제시대 성곽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에는 해발 110m의 능선을 따라 이어진 2.6km의 성곽길이 있다. 모든 코스를 설계할 때 장애인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잡는다는 그는 하이킹 코스도 10km를 넘지 않게 짰다.
“다른 지역의 코스는 많이 어려워요. 30km짜리도 있고 최소 15~16km 되거든요. 이번에는 장애인도 완주할 수 있게 하이킹 코스를 만들었는데 다행히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특히 제민러너스 회원들이 진행 요원으로 참여해 현지인만 아는 지역의 매력을 소개한 점이 호평을 받았다. ‘나태주 골목길’과 ‘감영길’ 등 테마 골목길을 이용한 조별 과제도 반응이 좋았다.
제민러너스 회원인 안서현(31) 씨도 진행 요원으로 참여했다. 공주에서 10년 넘게 살았지만 전 직장에서 만난 김 대표 덕분에 원도심을 제대로 알게 됐고 지금은 이퀄컴퍼니 2층에서 공방 ‘취향제작실’을 운영한다. 안 씨는 “원도심은 그냥 시골이라고만 생각했지 이런 매력적 공간인 줄 몰랐다”며 “원도심에서 비누와 초를 만드는 체험을 통해 사람들이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 기반 액티비티에 “시장 확장성” 호평
관광지 한 곳이 아닌 지점과 지점을 잇는 길에 답이 있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지금까지 개발한 네 개의 러닝 코스, 두 개의 오리엔티어링 코스, 한 개의 하이킹 코스를 바탕으로 지역 기반 활동(액티비티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역사 관광지나 명소뿐만 아니라 아직 드러나지 않은 지역의 이야기와 특색 있는 거리 등을 연결해 수도권 등 다른 지역 사람들이 오게 하는 것이 목표다. 2023년에는 운동 플랫폼, 기획사 등과 협업해 다양한 행사를 공주에서 열고 추억으로 간직할 기념품 판매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2022년 올해의 지역가치 창업가(로컬크리에이터)’ 충청권 대표로 뽑힌 그는 다른 다섯 개 권역 대표와 함께 10월 28일 충남 ‘조치원 1927 아트센터’에서 열린 ‘2022년 지역(로컬)페스타’의 투자유치(피칭)대회에 참가했다.
“처음에는 제가 갈 자리인가 싶었어요. 다른 권역 대표들은 최소 5년 이상 활동한 이들이라 이미 매출도 잘 나오는데 저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잖아요.”
그러나 다섯 명의 심사위원에게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가 끝나가며 여행과 건강이 화두라 시의적절하다”, “수도권 사람들을 오게끔 만드는 매력이 있다”, “수도권에서는 러닝 크루 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라 지역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시장 확장성이 있다” 등의 평가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 행사에 참여하며 김 대표는 관계망 형성(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다른 권역 대표들은 서로 잘 알고 이퀄컴퍼니에 대해 인지할 정도로 네트워킹에 열심이었다.
“지역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역끼리 협업해 알리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로컬페스타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글·사진 원낙연 기자


로컬페스타 열어 지역가치 창업가 지원
중소벤처기업부는 10월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미래를 열어가는 지역(로컬)’이라는 주제로 여섯 개 권역별 ‘2022년 로컬페스타’를 진행했다. 지역별 지역가치 창업가(로컬크리에이터)의 성과를 국민에게 알리고 지역가치 창업가들을 격려·응원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지역가치 창업가 제품·콘텐츠 전시, 토크 콘서트, 지역 여행, 공연, 네트워킹(관계망 형성) 등 지역별 특색에 맞춘 행사가 열렸다. 특히 지역의 가치와 가능성을 찾아보는 취지로 폐조선소, 제지공장 등 유휴 공간을 재창조한 곳이나 한옥마을, 근현대거리 등 지역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공간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중기부는 2022년 지역가치 창업가 지원사업을 통해 모두 170개 기업을 선정했으며 지역가치 창업가 간 콘텐츠 공유 및 사업화 등 협업을 지원해 지역의 역량 있는 혁신가를 지원하고 있다. 2023년부터 지역가치 창업가가 모여 만드는 지역 상표 등도 육성할 계획이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은 “지역가치 창업가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고령화·청년층 이탈로 활력을 잃어가는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혁신 주체”라며 “지역가치 창업가들의 창의성이 더욱 발휘되어 지역의 상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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