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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과 가객의 빛나는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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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刹那)’는 사전적으로 어떤 일이나 사물 현상이 일어나는 바로 그때, 불교적 용어로는 매우 짧은 순간을 의미한다. 인생이 찰나임을 알만한 나이의 동갑내기 두 가수가 나란히 같은 제목의 노래를 발표했다. ‘가왕’ 조용필과 ‘가객’ 최백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50년생인 두 사람은 11월 중순에 며칠 사이를 두고 신곡을 내놨다. 서로 입을 맞춘 것도 아니었는데 제목이 ‘찰나’였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의미하는 바가 크다. 70세가 넘는 나이에도 지치지 않고 노래 활동을 이어가는 두 싱어송라이터가 젊은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신곡을 발표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조용필·최백호 같은 제목 노래 발표
최백호가 발표한 기획앨범 <찰나(刹那)>는 2021년 12월 발매한 <세상 보기>에 이어 11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놀랍게도 마지막 트랙 ‘책’을 제외하고 전곡을 후배들에게 맡겼다. 본인이 직접 작사, 작곡했던 그로서는 새로운 실험인 셈이다. 최백호가 2018년부터 멘토로 참여해온 CJ ENM의 신인 작곡가 육성·발굴 프로젝트인 ‘오펜 뮤직’ 출신 작곡가들과 협업했다.
또 동료 가수인 정미조를 비롯한 후배 가수 타이거JK와 지코, 죠지, 콜드, 정승환 등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그가 후배 가수 아이유와 자신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 에코 브릿지와 ‘부산에 가면’을 리메이크할 때 참여한 적이 있지만 이처럼 많은 후배와 작업한 것은 처음이다.
‘처음 모든 게 두려웠던 날/ 한숨조차 힘겨웠던 날/ 이제 아득히 떠나버린/ 그날들 날들이여/ …중략… / 빛나는 순간 희미한 순간/ 그 모든 찰나들이/ 나의 삶을 가득히 수 놓았음을.’
오펜 뮤직 1기 헨이 작사·작곡한 팝발라드 ‘찰나’는 차분하면서도 아련하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나 ‘낭만에 대하여’를 잇는 노래로 포크적인 요소가 강하다. 오케스트라로 편곡하여 듣는 이의 마음을 뒤흔든다.
죠지와 함께한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개화’와 타이거JK와 함께한 힙합곡 ‘변화’에선 파워풀한 창법도 선보인다. 이번 작업을 계기로 힙합에 흥미가 생겨 지코와 개코 등 후배 가수들과 힙합 앨범도 만들어볼 계획이다.
조용필은 11월 18일 신곡 ‘찰나’와 ‘세렝게티처럼’을 발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9년 전 발표한 19집에서 ‘헬로’와 ‘바운스’로 돌풍을 일으켰던 조용필은 정규앨범 대신 온라인 싱글 음원을 택했다. 싱글앨범 <로드 투 트웬티-프렐류드 원(Road to 20-Prelude 1)>은 2023년 말로 예정된 정규 20집 앨범의 리드 싱글 개념이다.
곡은 해외에서 활동 중인 젊은 작곡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했고 노랫말은 대세 작사가인 김이나가 맡았다. ‘찰나’는 사랑을 느끼는 운명적인 순간, 그 떨림을 포착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재미없기로 소문났었던 내가/ 썰렁한 말에/ 실없이 웃고 많이 들뜨네’라는 가사에 이어 ‘반짝이는 너 흐트러진 나/ 환상적인 흐름이야’라는 멜로디 랩으로 이어지는 가사는 마치 ‘바운스’의 후속편을 연상케 한다. 록을 바탕으로 하지만 마치 댄스곡을 연상케 하는 속로 4분 7초에 걸쳐 유쾌하게 질주한다. 조용필은 예전과 다를 바 없는 목소리로 리드미컬한 변주를 소화하면서 듣는이의 귀를 즐겁게 한다.


“나이 느껴지지 않는 신선한 음악에 감동”
‘세렝게티처럼’은 ‘넓은 세상에 꿈을 던지고/ 그곳을 향해 뛰어가 보는 거야’라는 노랫말처럼 일상의 지루함을 떨쳐버리고 넓은 세상을 향해 질주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소속사에 따르면 조용필은 데모곡을 처음 듣고 20여 년 전 방문했던 세렝게티의 광활한 대지와 하늘을 떠올렸다고 했다. 조용필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히트하면서 1999년 탄자니아 정부 초청으로 세렝게티를 방문했던 적이 있다.
여하튼 두 동갑내기 가수의 노래는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결 위에 있다. 그 하나는 후배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통해 젊은층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온라인상에서는 젊은층들의 반응이 뜨겁다. 가장 많이 올라오는 소감은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 신선한 음악에 감동했다는 댓글이 많다. 조용필과 최백호 역시 평소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음악으로 젊은 팬들과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또 하나는 나이가 들면서 목소리가 깊어지고 넓어졌다는 점이다. 그들의 노래를 듣다 보면 그 어떤 경지가 느껴진다.
한평생 무대 위에서 살아온 두 사람은 한 번도 마주 앉아서 밥을 먹거나 술을 마셔본 적이 없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예능 프로그램 등에 얼굴을 보이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기회가 없었다. 최근에서야 만나서 함께 골프를 치는 등 교유를 시작했다.
어찌 됐든 이처럼 열정적인 70대의 현역 뮤지션들을 곁에 두고 있다는 건 우리에게 행운이 아닐까?


오광수 대중문화평론가(시인)_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문화 분야에서 기자로 일했다. 저서로는 시집 <이제 와서 사랑을 말하는 건 미친 짓이야>, 에세이집 <낭만광대 전성시대> 등이 있다. 현재는 문화 현장에서 일하면서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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