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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등장한 신형 엔진 “4년 뒤엔 우리가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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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으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형 엔진’. 다음 월드컵엔 그들이 주인공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여정은 16강 브라질전 패배로 막을 내렸지만 가능성을 넘어 국제무대에서 실행력을 보여준 젊은 선수들의 등장은 큰 수확이다. 브라질전에서 골을 터뜨린 백승호(25·전북 현대)를 포함해 이번 대회 4경기에서 나온 5골 가운데 4골이 20대 초중반 선수들의 작품이다. 브라질전 ‘벼락슛’의 백승호, 가나전 ‘멀티 골’의 조규성(24·전북 현대), 포르투갈전 ‘극장 골’의 황희찬(26·울버햄프턴) 모두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 주역들이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은 이들에 대해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실력을 보여줘 자랑스럽다”며 “이번이 끝이 아니라 계속 잘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강인·조규성·백승호·황인범 등 4년 뒤 기약
벤투 감독으로부터 외면당하다 한국팀의 에너지원으로 제 몫을 다한 이강인(21·마요르카)도 대표적인 기대주다. 이강인은 벤투 감독이 구상하는 한국팀 축구에서 오랫동안 밀려 있었다. 2021년 3월 일본과 평가전 이후 관심에서 멀어졌고 지난 9월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국내에서 열린 두 차례 평가전에서 1분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독기를 품은 그는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2골 3도움을 올리는 등 맹활약하며 벤투 감독의 월드컵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특유의 킥과 드리블 능력에 더해 압박과 수비가담, 근력 등을 갖추면서 매력적인 카드로 부상했다.
실제 이강인은 조별리그 첫 우루과이전에 이어 가나전에 교체 출전했고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섰다. 브라질과 16강전에서도 후반 들어서자마자 ‘게임 체인저’ 구실을 하면서 백승호의 통렬한 중거리포 기점이 된 크로스를 올렸다.
이강인의 담대함은 브라질 선수들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는 장면에서도 엿보였다. 경기장의 판을 흔드는 모습은 앞서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들어오자마자 1분 만에 택배 크로스로 조규성의 골을 도운 그의 움직임에 순식간에 흐름이 바뀌었다. 이강인은 “월드컵을 처음 뛰면서 선수로 많이 발전한 것 같다”며 “더 좋은 모습으로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백승호도 이번 대회 딱 한 번의 기회를 통렬한 30야드 중거리포로 연결해 팬들의 뇌리에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국내 K리그에서도 프리킥이나 중거리슛 능력으로 상대를 위협하는 그는 이날 우리의 유일한 골을 책임졌다.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 출신으로 이미 유럽 무대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았고 K리그로 돌아온 뒤 소속팀의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등 갈수록 성숙미를 더하고 있다. 백승호는 “한일월드컵 이후 꼭 20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월드컵 데뷔전도 치르고 골도 넣게 됐다”며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대표팀 간판 공격수로 부상한 조규성이나 부동의 중앙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 중원을 휘젓고 다닌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도 다음 월드컵에서 더 기대되는 선수다. 황인범은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4경기를 치르는 동안 가장 많은 거리(45.04km)를 뛰고 가장 많은 패스(243회)를 했다.


“한국, 다음 월드컵 기약할 인재 발견”
외신들은 한국이 비록 카타르월드컵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다음 월드컵을 기약할 인재들을 발견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12월 6일(현지시간)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자존심을 구기지 않고 월드컵을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강인, 황희찬, 황인범, 조규성을 주목했다. 이 매체는 “마성의 왼발 크로스를 선보인 이강인과 포르투갈을 상대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황희찬은 놀라운 재능으로 16강 진출에 기여했다”고 했다. 이어 “황인범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절제되면서도 자신 있고 활기찬 모습으로 향후 10년간 태극 전사의 미드필더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또 “외모로 인정받은 것처럼 보이는 조규성조차도 국외 진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특히 가나전에서 멋진 헤더골을 터뜨려 선발 자리를 차지했다”고 했다.
영국 BBC는 브라질과 16강전에서 만회골을 넣은 백승호에 대해 “한국의 백승호는 30야드 멋진 슛을 때려 브라질이 모든 즐거움을 누리도록 두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은 비록 경기에 졌지만 도하의 기적으로 기억될 이번 월드컵에서 그들만의 순간을 보냈다”고 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 또한 “한국 대표팀은 비록 브라질에 졌지만 주장 손흥민은 물론 이번 월드컵에서 활약을 펼친 조규성 등 다음 월드컵을 기약할 수 있도록 인재를 발견했다”고 했다.

김창금 <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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