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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역사, 자연 중심의 서촌으로 거듭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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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청와대까지 가는 길목에 위치한 선물의 집에는 한국적인 정취가 가득한 액세서리, 의류, 소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김민주 기자

개방 후 달라진 서촌을 가다
서촌은 청운동, 효자동, 옥인동, 통의동 등 경복궁 서쪽을 일컫는다. 청와대 개방으로 수혜를 받고 있는 곳은 경복궁 동·북쪽의 북촌뿐만 아니라 서촌도 마찬가지다. 통인시장과 미술관, 예쁜 카페와 유명 맛집 등이 자리 잡은 서촌은 청와대 관람 이후 꼭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한옥과 현대 주택들이 공존하며 과거와 현대의 문화가 잘 보존된 서촌은 경복궁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청와대 개방 이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힘들었던 상인들의 활기찬 모습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시원섭섭해하는 주민들의 심정을 직접 들어봤다.

▶청와대 왼편으로 청운동, 효자동, 옥인동, 통의동 등 서촌이 보인다.│연합

“매출이 두 배로 올라 살맛 납니다”
“청와대 개방 이후 정말 오랜만에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어떤 날은 손님이 너무 많이 몰려 번호표를 뽑아 대기할 정도고 어떤 날은 준비한 식재료가 모두 떨어져 장사를 일찍 접을 때도 있어요. 요즘 정말 살맛 나요.”
청와대 앞 서촌에서 25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했다는 이연화 대표는 최근 매출이 두 배로 오르면서 신바람이 절로 난다. 물론 밀려드는 손님들로 몸은 고되지만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감사하기만 하다. 이 대표는 330㎡(100평)가 넘는 규모의 갈빗집을 운영하다가 코로나19로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장을 근처로 옮겨 지금은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다.
“서촌에서 장사를 오래 하다 보니 이곳이 좋아 다른 지역은 가고 싶지 않아요. 이전에는 청와대 관계자들이 단골손님이었는데 이제는 관광객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어요. 청와대 관람 후 찾아온 관광객들이 시원한 국수 한 그릇 먹으면 피로가 풀리고 개운하대요.”
청와대 개방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들도 다시 서촌을 찾기 시작하면서 인근의 상가와 카페들은 연일 북적이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시절 손님이 없어 혼자 가게를 지키던 날도 많았는데 최근 들어 관광객이 많이 늘어 무척 기쁘다”면서 “청와대 관광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 덕분에 그동안 힘들었던 모든 상가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인근에 위치한 생선구이 식당 직원 역시 “요즘에는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재료가 없어 못 파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정말 오랜만에 활기찬 분위기를 느껴본다”고 말했다. 또한 효자동의 유명한 족발집 역시 “청와대 개방 이후 매출이 30% 이상 올랐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청와대에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목에 위치한 통인시장 상인들도 최근 들어 갑자기 늘어난 유동 인구로 한껏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통인시장의 한 상인은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우리 상인들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촌 통인시장에 청와대를 관람하고 나온 관광객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김민주 기자

“대통령 집무실 이전 시원섭섭해”
문화재청에 따르면 청와대 개방 이후 한 달 동안 청와대를 방문한 관람객 수는 77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관람객 연령층이 높은 데다 지방에서 올라온 어르신이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일부 식당 중심으로 관광객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서촌의 한 공인중개사는 “관광객들 덕분에 인근 상가들이 전체적으로 매출이 올랐고 손님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까지는 가격대가 높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당 중심으로 손님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청와대 관람 초기라서 연령대 높은 이들이 많지만 차츰 가족 단위, 연인과 친구 등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아지면 서촌 구석구석 특색 있는 맛집과 카페들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개방 이후 서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통인시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동네가 활성화되는 것도 좋지만 대통령이 살고 있는 동네라는 뿌듯함이 있었는데 그분들이 떠나고 마음이 허전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그동안 청와대 앞이라 시위하는 사람들로 인해 소음 피해가 많았다.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했기 때문에 시위하는 사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주민들을 위한 편리한 부대시설이 다양하게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지금 서촌은 ‘개발이냐, 보존이냐’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했고 관광객이 많아지고 있으니 규제를 풀고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역사와 전통을 지닌 서촌을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일부 주민과 부동산 관계자들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서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난개발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 건축물과 궁궐 문화재 등이 있는 서촌을 세계문화유산 그 자체로 보고, 개발이 아니라 ‘사람, 역사, 자연경관’ 중심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주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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