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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서천 갯벌 다음 세대에 깨끗하게 물려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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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도 갯벌 주민 환경정화 활동 가보니
11월 22일 오후 충남 서천군 유부도 선착장 주변에는 쓰레기를 담은 마대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유부도 주민인 고수곤(75) 선장은 “유부도 지형이 V자라 바다 쓰레기가 어디 도망을 못 가고 이쪽으로 다 밀려온다”며 “유부도에 30여 가구 40여 명이 사는데 대여섯 조로 나눠 매일같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이 들면 가까운 육지에서 별것이 다 떠밀려 와요. 말도 못 해요. 뱃사람들도 내버리고…. 나도 뱃사람이지만 바다에서 벌어 먹고사는 사람이 바다에 내버려요.”
장항항으로부터 3.8㎞ 떨어진 유부도는 서천군의 14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다. 서천군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홍성민 사무국장은 “유부도에는 정기여객선이 없어 수거한 쓰레기는 바지선으로 날라야 하는데 매년 상반기에 수거 예산을 전부 써버리는 곳이 유부도”라고 했다.
정기여객선이 없어 육지와 고립됐지만 외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은 잘 보전됐다. 고 선장은 “청정지역인 유부도에서 나오는 백합은 우리나라 최고”라고 자랑했다.



유부도 갯벌 바다 쓰레기로 몸살
선착장과 마을이 몰려 있는 북쪽 해변은 주민들이 부지런히 관리한 덕분에 깨끗한 편이었다. 마을을 가로질러 남쪽 해변으로 넘어가자 온갖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중에도 주민 어선 세 척을 빌려 타고 유부도에 도착한 서천군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원 13명은 2인 1조로 나눠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서천문화원 박은희 사무국장과 정혜옥 과장은 “페트병에 스티로폼까지 쓰레기의 대부분이 플라스틱”이라며 “평상시 일회용품을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진짜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2021년 금강 하구 주제로 구술 채록 사업을 하면서 유부도에 처음 들어왔다는 정 과장은 “그때는 배 시간이 촉박해 해변을 둘러보지도 못하고 나가는 바람에 많이 아쉬웠다”며 “이번에 협의회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한다고 해서 좋은 기회인 것 같아 함께 왔다”고 말했다.
홍 사무국장은 “육지는 환경미화원들이 정기적으로 청소하지만 유부도는 행정 지원 없이 주민이 해야 하기 때문에 마을에서 먼 곳은 손이 닿기 힘들다”고 했다.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지 30분도 안 돼 거대한 마대가 가득 찼다. “적당히 담으셔야 해요. 욕심부리면 옮길 수가 없어요.” 마을에서 남쪽 해변으로 넘어오는 다리가 좁아 경운기가 드나들 수 없어 사람이 직접 마대를 날라야 했다. 쓰레기를 줍는 것보다 옮기는 게 관건이었다.


넓적부리도요 등 멸종위기종 보고
회원들이 쓰레기를 주운 갯벌은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흰발농게의 서식지다. 유부도 갯벌은 펄과 모래가 조화롭게 구성돼 다양한 어종이 살고 있다. 홍 사무국장은 “국제 멸종위기종 13종,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16종, 천연기념물 9종이 서식할 정도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 2021년 7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우리나라의 갯벌이 등재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서천군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갯벌을 보존하기 위해 10년 가까이 노력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2012년부터 유부도 마을 개선사업을 시작하며 서천군의 군조인 검은머리물떼새 형상의 문패를 제작해 집집이 달았다. 유부도 갯벌은 세계 9대 철새 이동 경로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의 중간 기착지로 멸종위기에 처한 이동성 물새(철새)들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특히 지구에 360~600개체만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는 한국에서는 유부도에서만 관찰할 수 있는 새다.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 전홍태 주무관은 “넓적부리도요는 개체수가 계속 줄기 때문에 러시아에서 인공으로 번식시키는데 2016년부터 매년 10마리 이상 유부도에서 머무는 게 관찰되고 있다. 최근 방한한 영국 왕립조류보호협회(RSPB) 관계자가 그 얘기를 듣고 깜짝 놀라더라”고 전했다.


10년 동안 섬 주민과 유대감 쌓아
서천군 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최근 환경부가 지속가능발전 우수 실천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선정한 ‘2022 지속가능발전대상’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8년 동안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2012년 서남해안 갯벌이 세계자연유산 잠정 목록으로 등록된 뒤 어로 행위나 개발 행위가 제한될까 우려하는 유부도 어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협의회는 마을 지도를 만들고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갖는 등 주민과 신뢰를 쌓았다.
홍 사무국장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마을에 지도나 안내문 등 아무것도 없었다. 오랫동안 행정적으로 소외됐던 유부도 주민과 유대감을 갖기 위해 마을 지도 제작 등 마을 만들기 사업 중심으로 갯벌 보존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2013년 세계자연유산 추진 구역 안에 새만금해상풍력발전단지가 추진되자 협의회는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에 따른 유부도 주민과 갯벌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만들어 감사원과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했다. 덕분에 새만금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은 중단됐다.
2021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뒤에도 협의회는 지속적 모니터링과 환경정화 활동으로 세계자연유산구역을 보호하고 있다. 이날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한 협의회 회원 가운데는 부부도 있었다.
정경환 충남귀농귀촌학교 대표는 “서천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분들이 협의회에 참가하고 있다”며 “아내와 함께 10년 만에 유부도를 방문했는데 상수도 시설이 새로 들어서는 등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서천 끌림여행’을 운영하는 아내 주선미 씨는 “생태적 가치가 큰 유부도에 바다 쓰레기가 방치되고 있는 게 정말 안타깝다. 협의회뿐 아니라 서천의 여러 단체와 군민들이 관심을 갖고 환경정화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생태원이 있는 서천군에는 최근 야생동물 보호시설(생추어리) 등 생태 관련 시설이 계획되고 있다. 환경부는 2026년부터 곰 사육이 금지됨에 따라 사육을 포기하는 곰을 비롯해 사육되다가 유기되는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옛 장항제련소 터에 사육 곰 70마리와 유기 야생동물 800여 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야생동물 보호시설을 2025년 말 개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서천군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신상애 회장은 “국립생태원에 이어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옛 장항제련소까지 야생동물 보호시설로 바뀌는 등 서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2025년 자연유산구역 확대와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약속을 이행하고 다음 세대에 깨끗한 자연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갯벌을 계속 돌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원낙연 기자


정부, 람사르총회서 “습지 보전 강화” 주도
11월 5~13일 중국 우한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14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렸다. 개막식과 고위급 회의는 화상을 통해 우한과 제네바에서 동시에 진행됐고, 세부 의제 협상과 기타 부대 행사 등은 제네바에서 대면 회의로 열렸다.
172개 당사국이 참석한 이번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공교육 분야에서의 습지교육’, ‘람사르협약의 습지도시 인증제 개선’ 등 주요 의제가 채택됐다.
2022년 5월 스위스 글랑에서 열린 제59차 상임위원회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이 함께 발의한 ‘공교육 분야에서의 습지교육’ 결의문은 학교교육에서 습지교육을 중요하게 다루고 교육 기회를 늘리며 국가의 지원 등을 독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튀니지, 오스트리아, 중국과 함께 제출한 ‘습지도시 인증제 개선’ 결의문은 습지도시 인증제가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존 결의문에서 사무국의 역할 강화, 갱신 과정, 재정지원 등을 구체화했다. 습지도시 인증제는 우리나라와 튀니지가 지역사회에서 습지 보전을 강화하기 위해 발의해 2015년 제12차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문으로 이후 두 차례의 총회를 거쳐 17개국 43개 습지도시가 인증되는 성과를 거뒀다.
11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13개국 25개 신규 습지도시에 대한 인증서 수여식이 열렸다. 우리나라는 2022년 인증받은 서천군(서천갯벌), 고창군(운곡습지, 고창갯벌), 서귀포시(물영아리 오름) 등 3곳이 습지도시 인증서를 받았다. 우리나라 습지도시는 2018년에 인증을 받은 창녕군(우포늪), 인제군(용늪), 제주시(동백동산습지), 순천시(순천만) 등을 포함해 모두 7곳으로 늘어났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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