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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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뜨거운 화제 속에 치러지고 있다.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1986년 멕시코월드컵), 지네딘 지단의 ‘박치기’(2006년 독일월드컵) 등 경기 내용과 관련된 화제가 아니다. 개최국 선정 과정의 부정부패와 소수자 인권침해 등 경기 외적인 이슈가 첫 중동 월드컵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그러나 미국 CNN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이러한 논쟁이 서방 국가들의 위선에 가깝다며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를 옹호했다. 카타르에 앞서 월드컵을 개최한 러시아(2018년)와 브라질(2014년), 남아프리카공화국(2010년)도 카타르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침공과 성소수자 탄압, 브라질과 남아공은 원주민과 빈곤층의 강제이주 등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은 이들 나라에서 대회가 열렸을 때는 침묵을 지켰다.
가장 많은 비용 투입한 카타르월드컵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 자격을 옹호한 외신들도 월드컵의 경제효과에 대해서는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역대 월드컵 개최 국가 대다수가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스위스의 로잔대학교(University of Lausanne) 연구에 따르면 1964년부터 2018년까지 열렸던 36개의 대형 스포츠 행사(월드컵과 올림픽 등) 중 31개 개최국이 엄청난 손해를 입었다. 이 기간에 열렸던 14번의 월드컵 중 개최국이 수익을 낸 것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뿐이었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은 역대 월드컵 대회 가운데 개최국의 수입 대비 지출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원인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수익 배분 구조 탓이다. 월드컵을 개최하는 데 필요한 거의 모든 비용은 개최국이 부담하고 FIFA는 운영 비용의 일부만 부담한다. 반면 수익의 대부분은 FIFA가 가져가고 일부는 대회 참가국의 국가 대표팀에 돌아간다.
카타르월드컵은 역대 월드컵 중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했다.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약 2200억 달러를 썼다. 앞서 열린 8개 대회 평균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이며 브라질이 2014년 대회를 위해 치른 비용(170억 달러)의 13배다. 카타르는 8개의 경기장 중 7개를 새로 지었고 교통망 구축 등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문제는 대회가 끝난 뒤에도 시설 유지 관리에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경기장은 대회가 끝난 뒤 잘 사용되지 않는다. 2014년 월드컵을 개최했던 브라질은 주경기장 건설에 5억 5000만달러를 사용했지만 주경기장은 현재 버스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월드컵이 인류에 희망 줄 수 있기를
월드컵 개최의 경제적 효과를 수익과 비용으로만 따질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적 위상 증가, 국민적 자부심 증가, 홍보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경제효과의 의미도 월드컵 개최와 관련해 경제 전체에서 이뤄진 생산액 또는 부가가치, 고용 등의 총량을 의미하기 때문에 단순한 ‘수익-비용’으로 따지는 것과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월드컵이 개최된 해의 경제성장률을 따져보기도 한다.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오른 2002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7.2%를 기록해 전년도 성장률(4.5%)을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브라질은 월드컵을 치른 해의 경제성장률이 0.5%에 불과했다.
카타르와 FIFA는 이번 대회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태양광 발전소와 재활용 경기장 등으로 이전 대회 때보다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FIFA는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 탄소 360만 톤이 배출되지만 이를 전량 흡수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신들에 따르면 마이크 버너스-리 영국 랭커스터대학 교수는 “해당 추정치를 조사해본 결과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1000만 톤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FIFA의 주장보다) 적어도 3배 더 많은 수치”라고 언급했다. 외신들은 카타르와 FIFA의 주장이 “심각하게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 열리는 월드컵이 코로나19에 지친 인류에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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