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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동남아 순방…잇단 회담 의미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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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우 경희대 국제정치학 교수/한국국가전략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
주재우 경희대 국제정치학 교수/한국국가전략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

지난 한 주(11월 11~17일)까지 세계의 많은 정상들이 동아시아에서 바쁜 한주를 보냈다. 11월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제25차 아세안+3(ASEAN+3)정상회의를 필두로, 이튿날 같은 장소에서 제17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연속 개최되었다. 그리고 장소를 옮겨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17일에는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가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중 APEC 회의를 제외하고 모든 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ASEAN 국가 정상들과 조우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만의 상황은 아니었다. 세계 각국의 모든 언론이 ASEAN+3정상회의와 회의 기간 동안의 수많은 양자 간의 약식 회담(pull aside meeting)이 주목을 끌지 못했다. 여기에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참여하면서 이들과의 양자 또는 소다자 회의가 더욱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 펜데믹 이후 두 번째로 해외 정상회담에 참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시진핑 주석은 2019년 12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지난 9월 첫 외유를 가졌다. 상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위한 중앙아시아의 순방이었다. 그리고 2달 뒤, 그는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서방의 지도자와 조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두 번째 외유였던 만큼, 또한 서구 정상과의 첫 대면이었던 만큼, 그가 수많은 약식회담을 가지면서 세계의 이목은 자연스럽게 그의 회담에 쏠렸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이후 시 주석과 가진 첫 대면 회담에 세계가 집중할 수밖에 없던 것도 사실이었다.

윤 대통령도 취임 후, 그리고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3년 여 만에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15일)을 가지면서 아세안 정상과의 회담 소식도 자연스럽게 묻혔다. 그러면서 13일에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 역시 예상과는 달리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런 결과에는 같은 날 열린 한미와 한미일 정상 간의 연쇄 회담 또한 한몫했던 것이다. 결국 어찌 보면 우리의 관심사 순위대로 언론도 똑같은 순위로 회담을 주목했다. 한중, 한미, 한미일, 한일 등의 순이었다.

이번 G20 정상회의를 전후하여 윤 대통령이 가진 약식 회담은 고무적인 성과를 올렸다. 13일에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확장억지력의 강화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보다 더 큰 성과는 남태평양에 대한 우리의 활로를 열은 데 있다. 미국은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주요 국가와 일본, 영국과 함께 지난 6월에 對태평양도서국 협력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 이에 윤 대통령은 우리의 참여 결정을 미국 측에 알렸다. 이로써 우리는 태평양도서국과 관련하여 유사 입장국 간의 협력을 조율하고, 최적의 관행 공유 및 협력사업 발굴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즉, 남태평양 및 오세아니아 지역에서의 우리 외교의 발판은 물론 활동 공간을 확대하는 성과를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같은 날에 열린 한미일 회담은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6월 나토(NATO) 정상회담에서 첫 한미일 회담에 처음 참석했고, 두 번째 참석한 회담에서 공동성명을 가지는 성과를 올렸다. 공동성명을 도출했다는 것은 3국이 당면한 현안에 대해 인식과 입장이 일치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뚜렷한 의지와 강경한 결의를 공유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따라서 한미일 3국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미얀마 군부독재 정권에 대한 반대 입장의 표명이다. 민주주의 수호와 이의 훼손 반대에 대한 3국의 가치 공유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두 번째로 메콩강 소지역의 개발과 발전, 안정과 번영을 위한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이는 지역의 수자원 배분 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요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3국의 협력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회담 자리에서 ‘푸른 태평양 동반자(Partners in the Blue Pacific)’로서 對태평양도서 협력이니셔티브에 참가 결정을 통지함으로써 한미일 3국간의 동 지역에서의 협력관계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15일에 가진 한중 회담에서는 그동안 팬데믹과 다른 문제로 경색된 양국 관계의 개선 기회를 타진할 수 있었던 자리였던 것만으로도 상당히 유의미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의 상황만이 아니었다. 그간 G20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우리와 유사한 이유로 중국과 대화와 소통, 그리고 협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중국 또한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하면서 G20에 대면 참석을 결정하게 되었다. 특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중국으로서는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경기의 불황의 여파를 함께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편적으로 시 주석이 회의 기간 동안 안배한 회담 일정에서 드러났다. 그는 G20 정상회담의 공식 일정이 끝난 당일에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의 정상과 회담을 가졌다. 그의 약식 회담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따라서 중국은 회담 시간을 약 30여 분씩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시 주석에게 회담의 시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회담 내용에서 드러나듯 그에게는 해외와 협력을 재개하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공개된 회담 결과의 자료를 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으로 시 주석의 회담 취지를 엿볼 수 있었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담에서 지금까지 대상국과의 관계를 저해하는 요인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중국 외교부 제공의 자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과거에 사드문제를 암시하는 발언, 즉 ‘양국의 중대한 관심사’가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중국의 절박감을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는 방증이다. 대신 소통과 협력을 강조한 부분이 우리에게는 고무적인 결과였다.

현재 한중 양국 간에 해결이 필요한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에 차관급으로 격상에 합의한 한중 외교·안보(2+2)전략대화의 첫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 간 중단되었던 2단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또한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민간 전문가를 포함하는 양국 간의 1.5 전략대화를 중국 측이 제안하면서 그간 어려움을 겪었던 민간 영역에서의 전략 대화와 협력의 물꼬도 트이게 되었다. 앞으로 한중관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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