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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참석·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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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복원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였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세계질서가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중국·러시아 등 권위주의 진영 간의 대결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군사안보와 경제안보, 가치와 국제규범, 공급망 재편 등에서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에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은 그 연장선에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개최된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러시아의 위협에 더해 중국을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대한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대망이 인도태평양과 유럽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 “새로운 경쟁과 갈등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우리가 지켜온 보편적 가치가 부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의 연대에 의해서만 보장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를 강조하였는데, 이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를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했다면, 윤석열 정부는 인도태평양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핵심적인 안보 문제 관련 미·일·유럽 등 우방국과 협력을 강화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선명성이 돋보인다. 

한국이 나토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것은 경제안보라는 시대적 흐름을 염두에 둔 것이다. 미중 전략경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코로나 사태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면서 그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종래의 국제경제 및 무역질서가 이익 중심이었다면, 가치와 공급망 안정성이 중시되고 경제논리와 안보논리가 동시에 고려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과 나토의 협력 강화는 중국에 대한 한국의 경제적 의존을 줄이고, 한국 기업의 유럽 방위산업시장 진출과 반도체·원전 등 분야의 경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나토와의 협력 강화는 한국 외교에 중국 리스크의 관리라는 어려운 과제를 제기한다. 경제관계나 북한 문제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이 중국과 대결구도를 택하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인도태평양에의 관여나 나토와의 협력 강화와 관련하여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밝히고 있다. 미국 주도의 중국 연대망에 가담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가치와 우리가 정한 원칙과 규범에 따라 일관성 있게 대응하는 것이 요구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가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한일관계의 경색으로 중단됐던 한미일 안보협력이 복원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날 11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3국간의 탄도미사일 방어 훈련 실시에 대해 논의했는데 향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비례하여 공동대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의 신뢰제고와 결속력 강화를 위해서는 한일 및 한미일 간의 소통과 협력이 불가결하다. 그렇지만 한미일 안보협력의 범위와 속도는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미일 협력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대응을 넘어 광범위한 안보협력으로 확대하는 것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와 평화헌법이라는 논쟁 외에 한일 과거사 문제, 한중관계 등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다. 

우선은 한일 GSOMIA를 정상화하고 안보 분야의 인적교류·정보교류를 확대하며, 대북한 억제력 강화를 위한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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