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서정이 무르익는 곳으로 훌쩍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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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낭만 여행지 대부도는 서해안의 낙조 명소로 통하는 곳이다. 사진은 서해랑길 91코스 중 최고의 해넘이 포인트로 꼽히는 할매할아배바위의 낙조 풍광
경기 안산 ‘서해랑길 91코스’
10월 하순, 가을을 채 음미하기도 전에 한기부터 엄습한다. 만추를 부르는 자연의 조화다. 이제 계절은 더욱 홍시처럼 무르익을 참이다. 이맘땐 어디를 나서도 운치가 있다. 알록달록 단풍 낙엽이 수북이 쌓인 숲길도,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는 바닷가 또한 가을날의 낭만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차가울수록 더 아름답게 번지는 서해안의 낙조를 바라보는 ‘노을 멍’은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다독여 줄 최고의 명약이다.
마침 수도권 지척에 자리한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는 서해의 낙조와 풍성한 갯벌의 묘미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서해랑길 91코스를 품고 있어 이 무렵 훌쩍 바람 쐬러 나서기에 그만이다.
수도권의 대표적 섬여행지를 꼽자면 대부도를 빼놓을 수가 없다. 대부도는 시화방조제로 연결돼 육지가 된 섬이다. 하지만 아직도 섬이 가진 낭만과 서정이 곳곳에 남아 있어 발품 대비 흡족한 바닷가 여정을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여행지다.
특히 대부도 가는 길목은 섬과 섬을 잇는 색다른 드라이브를 즐길 수가 있다. 거기에 주변 섬기행도 매력 있다. 돌이 검다는 탄도, 부처가 나왔다는 불도,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감도를 비롯해 섬 여섯 개가 어우러진 육도, 겨울철 굴과 바지락을 채취하기 위해 인근 도리도로 이주했다가 이듬해 설이 되기 전에 돌아오는 생활방식의 풍도 등은 독특한 섬문화를 간직한 곳이다.
▶낙조전망대
▶대부도는 람사르습지 명품 갯벌을 품고 있다. 갯벌에도 가을색이 내려앉았다.
갯벌열차 타고 조개 캐고 그물낚시 체험도
바다낚시터~종현어촌체험마을
서해랑길 91코스는 대부북동 바다낚시터 입구에서 시작해 해솔길 캠핑장∼구봉도 낙조전망대∼북망산∼방아머리 대부도관광안내소까지 총 15km 길이의 매력 있는 해변길이 이어진다. 안산의 대부해솔길에 포함돼 있는 코스로 바다 전망과 어우러진 낙조가 일품이다.
개미허리아치교와 구봉도 낙조전망대, 할매바위와 할아배 바위 그리고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인 북망산 전망대 등 빼어난 조망 터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더불어 갯벌열차를 타고 조개캐기, 그물낚시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종현어촌체험마을’ 등 섬마을 곳곳에서 다양한 체험과 서해의 가을 미각, 너른 갯벌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출발은 대부북동 바다낚시터 입구다. 5분여를 걸으니 람사르습지 상동 갯벌 전망대다. 이곳을 지나면 한 쪽으로 방풍림이 펼쳐진 도로를 걷게 되고 이후 해안가로 내려선다. 간조 때면 물 빠진 해안을 따라 걸을 수가 있는데 다소 거친 자갈밭을 걷는 촉감도 괜찮다. 바위 더미들이 어우러진 해변은 길게 이어진다. 서울에서 잠깐 달려와 이런 천혜의 바닷가와 마주할 수 있다는 게 고맙다는 생각마저 든다.
길은 숲으로 이어진다. 돈지섬 나지막한 산을 지난다. 초목은 알록달록 월동준비에 분주하다. 숲 중간 쉼터를 지나 돈지섬전망대 정자 옆에는 한전이 세운 송전탑과 건설에 참여했던 이들의 이름을 새겨 둔 비가 세워져 있다. 송전탑 건설을 위해 만든 임도는 이제 만인의 하산길, 산책로 구실을 하고 있다.
돈지섬 아래 구봉 펜션 단지를 지나면 종현어촌체험마을로 갯벌 체험의 명소다. 해안둑길은 바다와 나란히 걷는다. 물 건너 선재도와 영흥도 그리고 그 두 섬을 잇는 현수교 영흥대교가 눈앞에 펼쳐진다.
종현어촌체험마을을 지나 개미허리아치교 방향으로 해안 길을 따라가다 보면 해변에 두 개의 큰 바위가 우뚝 서 있다. 구봉이 선돌이다. 큰 바위는 할아배바위, 작은 바위는 할매 바위로 불린다. 고기잡이를 떠난 할아배를 기다리던 할매가 기다리다 지쳐 비스듬한 바위가 되었고, 훗날 돌아온 할아배는 돌이 된 할매가 가여워 자신도 돌이 됐다는 전설이 따르는 곳이다. 대부도의 낙조 감상 적지 중 하나다. 인위적인 피조물이 아니기에 더 운치 있는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대부도는 갯벌체험의 성지로도 통한다.
탁 트인 바다 바라보며 일상탈출 쾌감 만끽
개미허리아치교~대부도관광안내소
이곳에서 머지않은 곳에 개미허리아치교와 낙조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개미허리아치교는 섬과 섬을 잇는 아치가 마치 개미허리처럼 가늘어 보인다고 해서 따르는 이름이다. 물이 빠지면 해변을 통해서도 낙조 전망대로 갈 수 있다. 전망대는 구조물이 명물이다. ‘석양을 가슴에 담다’라는 의미를 담은 철제 조형물은 대부도의 핫포토존이다. 때를 맞춰 석양을 감상하면 더 좋겠지만 탁 트인 바다만 바라보는 것으로도 일상탈출의 쾌감에 젖어 들 수 있다. 여기서는 멀리 송도국제신도시도 아스라이 펼쳐진다.
낙조전망대를 빠져 나와 개미허리아치교를 건너면 구봉도 봉우리 숲길이다. 아홉 개의 봉우리가 있는 섬이란 뜻을 지닌 구봉도는 해발고도는 98m로 야트막하지만 제법 오르내리는 숲길이 이어져 걷기길의 묘미가 있는 곳이다.
구봉도 봉우리 숲길을 지나면 만남의 광장, 구봉솔숲해수욕장이다. 길은 야영의 명소로 통하는 대부도구봉솔밭야영장을 지나 전망 좋은 북망산을 향한다. 경사가 있는 편이라 제법 등산의 느낌을 받는 구간이다. 북망산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도 활용되는 곳이다. 이곳이 패러글라이딩 장으로 유명세를 타는 것은 서해 창공을 가르는 쾌감이 각별하기 때문이란다.
북망산을 내려서면 방아머리해변이다. 대부도 북쪽에 자리한 방아머리해변은 서해안 나들이 명소로 통하는데 가족단위 여정을 꾸리기에 다양한 인프라를 갖춘 곳이다. ‘방아머리’라는 지명은 일대 지형이 디딜방아의 방아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따르는 명칭이다. 시화방조제 지척으로 수심이 얕은데다 썰물 때가 되면 탄탄한 갯벌로 변해 해수욕과 조개잡이를 두루 즐길 수가 있다. 미리 물때 시간(www.badatime.com)을 확인하고 가면 좋다.
울창한 솔숲,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는 풍광 또한 서정적이다. 해변 옆 방아머리 먹거리타운에서는 서해안의 별미가 가득하다. 경기도가 2005년에 대부도 방아머리 먹거리타운을 음식문화 시범거리로 지정해 활어회,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 등 다양한 지역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서해랑길 91코스의 종착점은 해변에 자리한 방아머리 대부도 관광안내소다. 대부북동 바다낚시터 입구를 출발해 너댓시간이면 흡족한 만추의 여정을 즐길 수 있다.
여행메모
가는 길
승용차(서울 기준)
: 제2경인고속도로~서해안로~대부황금로~대부북동 바다낚시터(1시간 30분소요)
대중교통(전철)
서울역(지하철 4호선)~오이도역~정류장 123번 버스~구봉도 입구~도보 2km~대부북동 바다낚시터(2시간 30분 소요)
뭘 먹을까?
▶대하구이
▶꽃게탕
대부도 방아머리 먹거리타운 등 대부도 일원에서는 서해안의 가을 별미를 맛볼 수 있다.
*대하구이 요즘 서해안 최고의 별미는 싱싱한 대하다. 제철을 맞은 대하를 소금불판에 올려 발갛게 구우면 짧쪼름 쫄깃한 대하살이 일품이다.
*꽃게 가을 별미로는 서해의 꽃게를 빼놓을 수가 없다. 봄철은 알배기가 많이 잡혀 간장게장이 맛나고, 가을은 살이 토실하게 오른 수게가 탕과 찜용으로 사용된다. 대부도 방아머리 먹거리타운 등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는 대부도와 제부도의 대표적 미식 메뉴다. 푸짐한 게 가성비가 있다. 대부도에서는 음식을 마련할 때 다 같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커다란 솥에 바지락을 함께 넣어 칼국수를 끓였는데 이것이 육지와 연결되면서 외지인들에게 소문이 났고, 오늘날 바지락칼국수거리까지 만들어졌다.
*방아머리해변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는 그랑꼬또 와이너리가 있다. 대부도 포도농장 40여 개와 조합을 만들어 와인을 빚는 곳이다. 개인 방문객은 토요일에 양조장 견학과 와인 테이스팅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장(관광경영학 박사)_ 신문사에서 20년 동안 관광전문기자로 활동하며 전 세계 50여 개국, 전국 각지의 문화관광자원 현장과 정책을 취재했다. 지금은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을 통해 대한민국관광 명품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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