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청와대는 처음이지?’ 외국인·외신도 “개방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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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청와대 정문 앞에서 외국인 관람객들이 관광 통역 안내원들의 안내를 받고 있다.│연합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베일에 가려졌던 청와대가 일반에 활짝 문을 연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있어 역사적 사건인 것은 물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과 해외 언론에서도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제 청와대와 경복궁 일대, 인사동을 잇는 관광벨트는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필수 방문 코스다. 케이팝이나 케이드라마 등 케이컬처를 통해 우리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내외 여행사도 외국인을 상대로 청와대를 포함하는 새로운 관광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각국의 주요 언론은 국내 언론 이상으로 주목하면서 청와대 개방에 대해 신속하게 보도했다. 미국 AP·블룸버그 통신과 시사주간지 <타임>, 프랑스 AFP통신,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유수의 국제 언론은 청와대 개방의 이유와 의미를 살피고 집무실 이전으로 말미암은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적 변화에 대해 전망하는 등 자세히 분석했다.
▶<타임>에 소개된 청와대 개방 관련 기사. 타임은 정부가 청와대를 국민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AP “엄숙하던 청와대가 축제 마당으로”
AP통신은 “엄숙하던 청와대 경내가 신이 난 군중으로 축제 마당으로 변모했다”면서 “방문객이 거의 없고 경비가 삼엄했던 청와대가 처음으로 국민에게 개방되면서 변화했다”고 적었다(5월 18일). 특히 청와대를 찾은 가족 방문객과 인근 상인 및 주민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가 국민에게 개방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시위가 줄고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해 지역경제가 살아나기를 기대한다”, “처음에는 주변 교통이 매우 붐비겠지만 점차 나아지리라 본다”는 등의 반응을 함께 전했다.
더불어 청와대의 역사적 배경도 자세히 소개했다. 과거 왕의 정원이 있던 부지에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총리 관저를 지었고 해방 이후엔 미 사령관 집무실로, 대한민국정부 수립 직후에는 대통령 집무실이 됐다는 것이다.
AFP통신 역시 달라진 풍경에 주목했다. 청와대는 일반인 통행이 불가능한 ‘요새화’됐던 시설이었지만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이행으로 한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설명이다(5월 11일).
또 정원 개울가에서 도시락을 먹는 등 빗장을 연 청와대를 즐기는 방문객들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이곳은 한국 고대 왕들과 현대의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유서 깊은 유적지다. 주요 관광 명소 중 하나가 될 걸로 확신한다”는 시민 발언을 전했다.
기사 속에서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용산으로 떠난 윤 대통령의 모습은 이와 대비됐다. AFP통신은 “일본이 사용했던 부지에 세워진 청와대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만들고 국민과의 소통을 방해한다”는 윤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신은 ‘특별하지 않은 10층짜리 국방부 청사’에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윤 대통령 취임 당일인 5월 10일 보도에서 청와대를 ‘제왕적 권력의 상징’이라고 한 윤 대통령의 표현을 빌려 청와대 개방의 이유가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대통령직에 대한 약속의 표시였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은 ‘국민의 대통령’을 자처했다는 것이다.
이어 “취임 첫날부터 대통령이 약속을 지킨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다”, “어제까지 권력의 상징이었던 청와대에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다는 게 비현실적이다”라는 등 방문객들의 반가움과 놀라움도 덧붙였다.
▶<타임>에 소개된 청와대 개방 관련 기사. 타임은 정부가 청와대를 국민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타임 “청와대가 국민휴식공간으로 재탄생”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당시 인기가 없는 공약이었다”라고 썼다(6월 17일). 하지만 안보 측면에선 더 방어적인 곳에 위치하면서 지하 벙커를 갖춘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보다 취약하지는 않다는 분석을 이어갔다. 특히 청와대는 북한 공작원들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100m 앞까지 접근했다는 것이다. 1968년 북한 무장 공작원들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김신조 사건’에 대한 언급이다.
윤 대통령 취임 당일 청와대에서 펼쳐진 가수 비의 공연에 대해선 “한국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묘사하면서 이것이 “한국 권력의 보루에 대한 생각의 기조가 변화했음을 나타낸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녹음이 우거진 이 62에이커(약 25만㎡)의 부지를 벗어나면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새 정부가 청와대를 국민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언론들은 새로운 용산시대의 개막에도 주목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청와대시대 마감, 새로 부상하는 서울의 정치권력 중심지’라는 제목의 기사(5월 9일)를 통해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말미암아 600년 역사의 수도 서울이 정치·경제적으로 상당히 새로운 모습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저개발 지역에 대통령 집무실을 두는 것은 분명 어떤 선언이 된다”는 콘스탄티노스 차프다리디스 시티런던대 구조공학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서 서울 최대 구에 속하면서도 오랫동안 도외시됐던 용산의 재개발이 가속화되며 경제적으로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말을 덧붙여 “윤 대통령은 정치적 볼거리를 넘어선 진전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언론들은 시민들이 울타리 너머로 건물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한 워싱턴 백악관과 비슷한 건물을 짓는 것이 윤 대통령의 목표라는 점도 알렸다.
중국·일본에선 ‘관광지’ 부각
중국·일본에선 이웃 나라답게 관광지로서 청와대의 모습을 부각하는 양상이다. 일본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은 청와대를 직접 둘러본 뒤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했다.
교도통신은 “청와대 부지 내에 녹음이 우거져 서울 중심부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는 머리말로 시작해 “청와대가 권력의 상징에서 새로운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고 소개했다(6월 17일).
아사히신문은 ‘서울의 새로운 관광지는 대통령 집무실’이라고 제목을 붙인 뒤 “일본 역대 총리가 방문하는 등 현대사의 무대가 돼온 청와대가 5월부터 인기 관광지로 탈바꿈했다”고 전했다(6월 6일).
두 언론은 청와대 정문의 푸른 기와지붕을 묘사하면서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회견장 등이 마련돼 있던 본관을 비롯해 관저, 영빈관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청와대를 찾은 관람객들의 긴 행렬을 그리는 동시에 “실물을 보고 감격했다”, “한국 정치의 변화가 얼마나 큰지의 상징”이라는 등 감동 섞인 방문객들의 반응도 소개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9월 5일자 후속 보도에서 새로 이전한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 약식 기자회견의 풍경도 언급했다. 대통령이 연일 기자들의 질문에 응하는 모습에 대해선 “자칫 접근하기 어려운 존재가 이전보다 가까워진 것은 정권교체에 따른 급속한 변화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중앙TV(CCTV)를 비롯한 계면신문, 펑파이, 중국신문망 등 중국 언론은 엄청난 청와대 방문 인파에 대해 연일 보도를 이어갔다. 개방 첫날엔 약 2만 6000명의 시민이 모여들었으며 개방 44일 만에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펑파이는 청와대는 개방 전에는 안보상의 이유로 위성사진 노출이 금지됐지만 이제는 청와대 상징인 본관을 위성으로도 뚜렷하게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들 언론은 자국 관광객을 겨냥해 청와대 관람 시간과 사전 예약 방법 등도 자세히 알렸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정문 앞에서 외국인 관람객들이 관광 통역 안내원들의 안내를 받고 있다.│연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전 세계 집중
튀르키예 휼리옛과 러시아 크라스나야베스나 등의 언론에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청와대의 소식을 전했다.
휼리옛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문화에 대한 공정한 접근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청와대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키로 한 우리 정부의 방침을 소개했다(7월 27일).
크라스나야베스나는 8월 31일부터 9월 19일까지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장애예술인 특별전>을 소개하고 약 50명 장애예술인의 50여 점 작품을 내건 이번 특별전이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 청와대의 첫 번째 전시라고 전했다(8월 10일).
이 밖에도 홍콩, 태국 등 주변국은 물론 인도, 스페인 등의 언론에서도 74년 만에 국민에게 대문을 열어젖힌 ‘독특한 파란색 기와가 빛나는 청와대’의 소식을 알리면서 윤석열 정부의 뜻에 따라 변화하게 될 대한민국의 미래를 눈여겨보고 있다.
조윤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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