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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탄성 쏟아진 ‘공공디자인페스티벌’ 주제전시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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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신박해, 신박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작품앞에 삼삼오오 모여든 관람객들이 연신 감탄을 내뱉는다.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 바쁜 여느 전시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먼저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한 뒤 각자 느낀 감정을 나누며 토론하는, 다소 낯선(?) 풍경이 그곳에서 펼쳐졌다. ‘2022년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주제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 284에서다.

지난 5일 개막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일상 속에서 공공디자인의 역할과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 문화역서울284를 비롯해 성수동 공공디자인특구 등 전국 80여 곳에서 한창 진행중이다.

문화역서울 284는 축제의 주요 무대로 놀이터와 시장, 정류장 등 우리 주변의 공공영역을 길, 몸, 삶, 터 등 4가지 주제로 나눠 공공디자인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담은 전시를 30일까지 선보인다. 

지난 13일 오전. 주제 전시 관람차 출입구 입구에 다다르자 파란색 구 형태의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조형물에 눈을 맞추니 평소 보이지 않았던 건물이, 이를 둘러싼 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너무 익숙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광장이 공공디자인 하나로 ‘생명력 있는 공간’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2’가 열리는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 광장에 구 형태의 파란 조형물이 설치돼 있는 모습.(사진=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2’가 열리는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 광장에 구 형태의 파란 조형물이 설치돼 있는 모습.(사진=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기대감을 품고 주제전 1부 ‘몸’ 섹션에 발을 내딛자 놀이터를 연상케하는 이색적인 설치 작품 <서로서로 놀이터>가 시선을 압도했다. 서로의 균형과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혼자 탈수 없는 ‘시소(빠끼 작가, <동글동글동글>)’와 서로 함께 해야만 작동하는 ‘거품 돌멩이(이석우 작가, <버블스톤>’처럼 배려의 미덕과 공공성의 의미를 처음으로 자각하기 시작한 ‘놀이터’를 전시장으로 들여와 공공이라는 단어를 쉬우면서도 일상적인 이미지로 인식하게끔 한 것이다.

전시 관람객들이 시소 전시물 ‘동글동글동글’을 타보며 체험하고 있다.전시 관람객들이 시소 전시물 ‘동글동글동글’을 타보며 직접 체험하고 있다.(사진=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공성과 미적 감각이 유독 돋보였던 주제전 2부 ‘삶’ 섹션에선 관람객의 탄성이 유독 많이 쏟아졌다. 우리 삶과 직적접으로 맞닿아 있는 사회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6개의 작품 중 전시기법이 독특해 관람객들의 시선과 발길을 부여잡은 <마이크로코스모스: 공생의 생태계>는 농부시장 마르쉐@(엣)’이 지난 10년동안 생물 다양성과 연결된 생계계 실험을 어떻게 해 왔고, 공유해 왔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이 전시가 돋보인 것은 마르쉐 시장 참여자들의 사진을 일일이 오려 3D 사진 기법(FOTOMO)을 활용해 관람자 시선에 맞춰 입체적인 모형으로 탈바꿈시켜 놓아서다. 각각의 모형에는 제목과 QR코드를 삽입해 마르쉐에 얽힌 기억과 생각들을 읽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생의 생태계의 의미와 가능성, 적극적인 참여의지까지 확장시켰다.

사진 왼쪽부터 전시기법이 독특한 <마이크로코스모스: 공생의 생태계> 전체 모습과 세부모습.전시기법이 독특한 <마이크로코스모스: 공생의 생태계> 전체 모습(왼쪽)과 세부모습.

관람객 최영미씨는 “이 전시를 통해 농부시장 마르쉐를 처음 알게 됐다”며 “좋은 기획과 기발하고 창의적인 전시기법 덕에 또 하나 배웠고, 다음에는 직접 참여도 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2층으로 이어진 <오가닉 시리즈>전 역시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코로나19 이후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시킨 ‘폐마스크’가 의자와 테이블, 조명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업사이클이라는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었다.

<보편의 소외>전 또한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의도치 않게 소외된 이들을 어떻게 포용하고 배려해야 하는지를 8개의 작품으로 사고의 체계를 흔들었다.

이 중 아워레이보 작가의 <당기세요>는 사고의 틀을 완전히 깬 작품 중 하나다. 이 설치물은 지팡이처럼 생긴 파이프에 가느다란 줄이 달려있다. 이 줄을 당기면 의자와 연결된 바퀴가 달린 조명이 켜진다. 그런데 그 조명은 내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를 비춘다.

줄을 당기면 상대방 자리의 조명이 켜지는 아워레이보의 <당기세요> 작품.줄을 당기면 상대방 자리의 조명이 켜지는 아워레이보의 <당기세요> 작품.

김지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디자인본부 공공디자인정책팀장은 “보통 우리가 문을 열때 ‘미시오’ 말고 ‘당기시오’라고 할 때는 내 쪽으로 문을 불편하게 당겨서 상대방의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라며 “이 의자도 내자리에서줄을 당기면 상대방 자리의 불이 켜지는 것처럼, 공공디자인은 결국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제전 3부 ‘터’는 공동의 공간을 디자인이 어떻게 개입해 개선할 수 있는지 엿볼수 있었다. 5개의 작품이 전시된 <가가호호>전 중 임근영·전재봉 작가(에스에스투 아키텍츠)의 <서비스입니다> 작품은 사적공간인 집의 특성을 구조적으로 재현해 회전초밥처럼 돌아가는 모습으로 형상화해 눈길을 끌었다. 

작가는 공적영역이었던 발코니가 2005년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 되면서 극단적인 사적 공간이 돼 버린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주거형태를 다양하게 제시하며 발코니를 통한 주거의 공공성 회복 가능성을 제시했다.

주거형태를 다양하게 제시한 임근영·전재봉 작가의 <서비스입니다> 작품.주거형태를 다양하게 제시한 임근영·전재봉 작가의 <서비스입니다> 작품.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김규철씨는 “일상 속에 깊숙히 스며들었지만 인식하지 못했던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이번 전시를 통해 재발견하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N차 관람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은 전시”라며 재방문 의사를 밝혔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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