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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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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스네일

다문화가정 내의 고부갈등 해결을 도와주는 한 방송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주로 외국인 며느리와 한국인 시어머니가 함께 여행하며 갈등을 풀어가는 내용이었다. 다문화가정 며느리의 한국 적응을 돕는다는 좋은 취지의 방송이지만 나는 보는 내내 의아함을 거둘 수 없었는데 남편의 등장 분량이 매우 적었기 때문이었다. 가장 근본적인 부부간의 문제는 대충 다룬 채로 고부 사이의 친밀함을 먼저 강조하니 방송을 끝까지 보고도 헛다리만 짚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삶에 큰 문제가 닥쳤을 때 그 방송 프로그램에서처럼 겉으로 드러난 문제만 대강 해결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잠시 멈추는 시간을 갖고 무엇이 근본 문제인지 제대로 고민할 여유가 없을뿐더러 그러기엔 너무 두렵기 때문이다.
가족관계에서 갈등, 오랫동안 나를 괴롭히는 콤플렉스, 지속되는 공허감. 이런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문제들에는 언제나 그 뿌리로 들어가 보면 반드시 직면해야 할 진짜 문제가 숨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피해왔던 부정적 감정들을 온몸으로 마주해야만 하기에 우리는 항상 ‘나만 참으면 괜찮겠지’, ‘싸움을 만들고 싶지 않아’, ‘다들 이렇게 살잖아’ 같은 이유들로 진실을 외면한다.
만약 초행길에서 방향이 헷갈린다면 당신은 잠시 멈춰 서서 고민할 것이다. 그런데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는 그런 멈춤의 시간을 갖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래서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다들 ‘나답게 살라’고 하니 대강 롤 모델을 정하고 반드시 그 사람처럼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진짜 필요한 것들은 보지 않으려 하고 겉보기에 그럴듯하게 지내는 것만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그렇게 보내는 하루하루가 진짜 당신이 원했던 삶이었는지,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일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깨닫는 길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자신을 충분히 안다고 자만하지 않고 긴 시간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그런 고민의 시간 끝에 얻는 결과와 대충 남들을 따라 해 얻는 결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을 좇은 사람은 결과가 기대와 다르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니 그동안 근본 원인을 들여다보지 않은 삶의 문제들이 번아웃(탈진)과 매너리즘(타성)이 되어 나에게 찾아온다면 한 번쯤 생각해보자.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뭘까?

댄싱스네일_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 외 두 권의 에세이를 썼고 다수의 도서에 일러스트를 그렸다. 매일 그리고 쓰는 자가 치유를 생활화하고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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