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이승우 벤투호 올라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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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수원 FC)가 4월 1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김천 상무와 경기에서 3대2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득점 뒤 흥겨운 골 세리머니는 팬을 활짝 웃게 한다. 허리를 돌리는 삼바 춤에서 팬을 모으겠다는 듯이 ‘피리 부는 사나이’ 동작까지 춤의 주제도 다양하다. 하지만 춤은 골 뒤풀이에만 머물지 않는다. 현란한 드리블 역시 하나의 춤이다. 축구계에서는 ‘드리블은 춤을 추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속이며 나가려면 몸을 흔들어야 하고 힘을 뺀 자연스러운 동작에서 돌파나 슈팅이 나온다.
이승우(24·수원 FC)에게 올 시즌 K리그는 마음껏 춤출 수 있는 무대다. 이승우는 6월 말까지 18경기 8골 2도움으로 득점 공동 4위, 공격포인트 10개를 기록했다. 이승우는 5월 말부터 울산 현대, 김천 상무, 포항 스틸러스, 수원 삼성을 상대로 연속골도 터트렸다. 이 기간 팀 3연승을 일구면서 수원 FC는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이승우의 강점은 역시 드리블이다. 그가 공을 잡으면 마치 자석이 된 것처럼 반경 1m에 안에서 공이 몸에 붙어 다닌다.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보면 그는 공 터치에서부터 다르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이승우가 작다고 하지만 문제될 것이 없다. 리오넬 메시나 디에고 마라도나는 작아도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이승우는 아직 나이에도 여유가 있다. 근력을 키우면 속도 등 다른 장점도 더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우가 6월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골을 넣고 춤추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7월 동아시안컵 국가대표 발탁 가능성
실제 이승우는 전후반 90분 내내 경기를 소화하고 상대 선수와 부딪혀도 잘 넘어지지 않는다. 수원 FC 관계자는 “근력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톡톡 튀는 언행으로 인해 팀 조화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다. 외국 생활을 많이 한 이승우는 팀의 외국인 선수와 막역하게 지낸다.
동료 선후배 사이에서도 신뢰를 받고 있다. 이승우는 “저를 위해 많이 도와준다”며 틈만 나면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보낸다. 여자축구 지소연이 수원 FC 위민에 입단할 때는 꽃다발을 들고 나와 “누나한테 많이 배우겠다”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남녀 축구단을 보유한 수원 FC 입장에서는 이승우가 마케팅을 위해 적극 나서준 것이 흐뭇하다.
이승우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의 국가대표팀에도 그가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공격수에게도 압박 등 수비력을 요구하고 체격(피지컬)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은 그동안 이승우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승우가 달라졌고 K리그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이면서 벤투 감독도 장고에 들어갔다. 벤투 감독은 7월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축구대회(7월
19일~27일)에 손흥민(토트넘) 등 유럽파 없이 출전해야 한다. 이 때문에 K리그 선수 가운데에서도 재능이 뛰어난 이승우의 발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승우는 수원 FC에서는 라스와 함께 투톱으로 출전하거나 측면 공격수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소화할 수 있다. 만약 국가대표팀에서 뛴다면 전 경기는 아니더라도 교체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울산 현대의 엄원상이 벤투호의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 번뜩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이승우는 엄원성과 달리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어떤 자리에서든 활용 가치가 있다.
“이승우, 대표팀에서 자기몫 할 수 있다”
수비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공격수에게 항상 따라다닌다. 과거 손흥민도 대표팀 안에서 수비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유럽무대에서 경험을 축적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소했다. 이승우도 체력이 올라왔고 팀 플레이에 적극적인 만큼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 이승우가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하겠다는 각오가 강한 것이 눈에 띈다. 이승우는 최근 미디어 인터뷰에서 “김도균 수원 FC 감독이 나를 믿어주었다. 동료들이 내가 편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준다”며 “항상 (대표팀 승선) 자신감이 있고 축구 선수로서 내가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도균 감독도 “이승우가 대표팀에서 자기몫을 할 수 있다”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미 2018 러시아월드컵 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포함돼 스웨덴과 멕시코전에 나섰던 이승우는 2회 연속 월드컵 출전 열망이 강하다. 2022년 말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는 각 국의 출전 인원(엔트리)이 23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난 만큼 기회의 폭은 넓어졌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우리나라가 일본 축구보다 낫다고 얘기하는 것은 당대 맞대결에서 차범근, 황선홍, 최용수, 박지성, 손흥민 등 대단한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승우도 그렇게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선수 선발의 전권이 있는 벤투 감독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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