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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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는 파크(공원)와 골프의 합성어로 공원처럼 작은 공간에서 나무로 된 채와 플라스틱 공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장애인·비장애인 함께하는 스포츠
최근 드라마 가 큰 인기를 끌며 주목받은 골프선수가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 우영우처럼 자폐성 발달장애를 가진 프로골퍼 이승민(25)이다. 자폐성 발달장애 3급인 그는 7월 2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에서 열린 장애인 US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3언더파 213타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또 하나의 드라마였다. 우영우가 가상 현실 속에서 장애인도 변호사로 활약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 이승민은 현실에서 장애인도 충분히 골프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다만 이승민은 신체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260만 명에 달하는 전체 장애인 가운데 45.8%(2020년 기준)를 차지하는 신체장애인은 골프를 즐기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정말 그럴까? 많은 이들은 이런 의구심에 “아니다”라고 답한다. 골프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포츠가 장애인을 포함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크골프는 파크(공원)와 골프의 합성어로 공원처럼 작은 공간에서 나무로 된 채와 플라스틱 공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파크골프 시원한 샷 감각 좋아요”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골프 열풍이 불며 골프 대중화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골프 열풍이 꼭 젊은 층에 한정된 건 아니다. 장애인과 노년층도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에도 그에 못지않은 순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파크골프는 파크(공원)와 골프의 합성어로 공원처럼 작은 공간에서 나무로 된 채와 플라스틱 공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여러 가지 채가 필요한 골프와 달리 나무 골프채 한 개만 사용하기 때문에 체력적 부담이 훨씬 덜하다. 규칙은 기존 골프와 비슷하고 코스만 축소된 형태로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다. 10월 19일∼24일 울산에서 열리는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공식 종목이기도 하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처음 시작된 파크골프는 2000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다. 최근에는 골프 대중화 열풍과 함께 바람을 타 저변을 넓히고 있다. 실제 대한파크골프협회 등록 회원 자료를 보면 2022년 협회 등록 회원 수는 6만 4001명으로 2021년 4만 5478명보다 35%나 증가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성까지 고려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전국적으로 300개 넘는 파크골프장이 있는데 대부분 도심에서 가까운 데다 최근에는 장애인 전용 파크골프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파크골프의 매력은 뭘까? 파크골프 활성화에 힘써온 금영걸 전 파크골프평택협회 부회장은 파크골프의 매력을 소개하며 “배우기가 쉽고 운동량이 많아도 부작용이 없다. 멋진 자세로 즐길 수 있고 공이 홀컵으로 들어갈 때 희열은 일반 골프와 다름없이 상큼하고 짜릿하다”며 “무엇보다 ‘굿샷’, ‘잘 쳤어요’ 등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가 우울감과 외로움을 달래준다”고 설명했다. 골프의 매력은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그 부담은 반 이상 줄인 운동인 셈이다.
실제 파크골프는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는 스포츠로 꼽힌다. 매너의 스포츠로 불리는 골프와 마찬가지로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운동하기 때문에 ‘소통 스포츠’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골프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덕에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어 3대가 같이 즐길 수 있는 종목으로 꼽히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고립될 확률이 높은 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통로가 되기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대한민국 보치아 대표팀 정호원(오른쪽)이 투구 전 각도를 살피고 있다. | 한겨레
함께 외치는 “영미”의 즐거움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 때문에 선뜻 야외 경기장에 나서기가 부담스럽다면 대표적인 겨울스포츠인 컬링을 실내에서 따뜻하게 즐겨보는 건 어떨까?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활약한 ‘팀킴’ 덕분에 “영미”라는 외침으로 더 잘 알려진 컬링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컬링 종목 중에서도 휠체어컬링, 청각장애인 컬링은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경기 종목이기도 하다.
한편, 기존에 존재하는 주요 스포츠 종목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창안한 ‘뉴스포츠’도 있다.
뉴스포츠는 기존 스포츠에서 경쟁적인 요소는 줄이고 협동과 배려를 강조한 데다 종목을 쉽고 안전한 방식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기기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학교에서도 운동에 익숙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뉴스포츠를 적극 활용한다.
우리나라에는 티볼(야구), 추크볼(핸드볼), 플로어볼(하키), 네트볼(농구) 등 50여 종이 도입돼 있다.
핸드볼을 변형한 추크볼은 1970년대 스위스 생물학자 H.브랜드리가 ‘비침략적인’ 스포츠를 구상하며 개발했다. 탄력성 있는 약 1m짜리 네트에 공을 던져 네트에서 튀어 오른 공이 상대 팀에 잡히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추크볼의 가장 큰 특징은 상대가 공을 던질 때 방해하거나 수비를 할 수 없다는 점인데 이 때문에 격렬한 신체 경쟁 없이도 구기종목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대회) 인기 종목 가운데 하나인 골볼은 9월 17일부터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리그전이 열렸다. | 고덕사회체육센터
▶잔디 경기장에서 표적구 ‘잭’에 가장 가깝게 공을 굴려 승부를 가르는 경기 ‘론볼’ | 대한장애인론볼연맹
골볼, 이제는 리그 경쟁까지!
패럴림픽(국제장애인올림픽대회) 인기 종목 가운데 하나인 보치아와 골볼도 최근 우리나라에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보치아는 뇌성마비 및 기타 중증장애인(근이영양증, 외상성 뇌손상)이 하는 스포츠다. 표적구에 공을 던져 표적구로부터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해 승패를 겨루는 경기다. 고대 그리스 시대 공 던지기 경기에서 유래했다. 얼음판 위에서 하는 컬링과 유사하다.
보치아는 스톤을 미끄러지게 해 점수판 위에 놓이게 하면 되는 컬링과 달리 표적구가 이동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기기 위해서는 신경을 통제하고 각도 조절을 예리하게 해야 한다. 각 경기가 끝나면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등 기민한 대처가 필요하다.
대한장애인골볼협회는 대한장애인체육회 리그 사업 지원을 받아 9월 17일부터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골볼 리그전을 열었다. 장애인 스포츠 활성화 측면에서정기적인 리그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큰 수확이다. 이번 대회에선 남자부 4개 팀과 여자부 2개 팀이 출전해 초대 챔피언 자리를 두고 승부를 다툰다.
1946년 시각장애를 입은 군인을 위해 만든 골볼은 각 팀 3명의 선수가 참가해 전원이 안대와 눈가리개를 쓰고 상대가 던지거나 굴리는 공을 막고 반대로 점수를 내는 경기다. 눈을 가리기 때문에 오로지 공에 들어 있는 방울 소리에 의존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처럼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 놓이기 때문에 장애 유무나 정도에 상관없이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로 꼽힌다.
대체로 패럴림픽 종목은 기존 올림픽 종목을 장애인도 할 수 있도록 변형했는데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든 골볼은 처음부터 장애인을 위해 만든 종목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2020 도쿄패럴림픽 24개 종목 가운데서 골볼은 보치아와 함께 올림픽엔 없고 패럴림픽에 있는 ‘유이한’ 종목이었다.
론볼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대표적 스포츠다. 잔디라는 뜻의 ‘론’(Lwan)과 굴린다는 의미의 ‘볼링’(Bowling)을 합한 말인 론볼은 1299년 영국 왕실에서 시작된 유서 깊은 스포츠다. 장애인 경기로는 1960년 영국 스토크맨드빌 병원에서 휠체어를 탄 이들이 경기한 게 처음이라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 론볼은 1988 서울패럴림픽 때 처음 소개됐다. 이 때문에 장애인만 즐기는 스포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해외에서는 비장애인에게도 많이 퍼져 있는 대중적인 운동이다. 골볼이 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경우라면 론볼은 정적이고 체력 소모가 심하지 않은 종목 특성상 장애인들에게 인기를 끈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론볼은 ‘잭’이라고 부르는 표적구에 누가 더 가깝게 공을 굴리는지를 겨루는 스포츠다. 각각 4개의 공을 던져 표적구에 가장 가깝게 보낸 공만큼 점수를 얻고 1엔드에 최대 4점까지 낼 수 있다. 컬링과 비슷한 점이 많아 해외에선 컬링을 일컬어 ‘아이스 론볼’ 혹은 ‘아이스 볼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론볼은 개인전·단체전·혼성전 등 다양한 경기 방식이 가능한데 기본적으로 자기 차례가 왔을 때 공을 굴리면 되기 때문에 대기 시간 등에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사교 활동에 좋은 스포츠로 꼽힌다.
이준희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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