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회 공식 출범에 거는 기대와 제언 > 정책소식 | 정보모아
 
정책소식

국가교육위원회 공식 출범에 거는 기대와 제언

작성자 정보

  • 칼럼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btn_textview.gif

김희규 전국사립사범대학장협의회 회장·신라대 사범대 학장
김희규 전국사립사범대학장협의회 회장·신라대 사범대 학장

흔히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라는 미명하에 신설되거나 기존의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에 따른 부작용과 고통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 더 나아가 국민 모두의 몫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중장기 교육정책 설계 및 조정 기능을 담당할 컨트롤 타워가 9월 27일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국민의 오랜 염원을 담아 출범한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는 국민의 최대 관심사이기에 장기적 안목에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추진돼야 한다.
 
현재의 교육체제는 김영삼 정부의 1995년 5·31 교육개혁에 기반하고 있다. 그 이후 국민적 공감과 시대정신을 반영한 교육개혁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새 정부는 교육의 왜곡 현상을 바로잡고 AI시대를 선도할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개혁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새정부의 성공적인 교육개혁을 위해서라도 국민들은 역사에 남을 교육의 청사진을 설계해 주기를 갈망하고 있다. 단지 교육이 진영논리에 의해 갈등과 분열의 도구로 이용되지 않고, 자유와 평등의 조화 속에서 정의를 구현하는 자양분이 되어야 한다.
 
새로 출범한 국교위는 정권에 따라 교육 정책이 바뀐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중장기 교육 정책을 수립하고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다. 설립 취지는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여 안정적이고 일관된 교육정책의 추진으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교육발전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국교위 위원은 대통령이 지명하는 5명, 국회가 추천하는 9명(비교섭단체 1명 포함), 그리고 교원단체가 추천하는 2명, 대학 협의체 2명, 시·도교육감 대표, 시·도지사협의회 대표, 교육부 차관으로 구성되며, 임기는 3년이다. 현재 장관급인 위원장, 차관급인 상임위원 2명을 포함한 위원 21명 중 교원단체 위원 2명의 추천 절차가 끝나지 않아 19명만 인선이 완료된 상태이다.
 
이처럼 국교위는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초정파적 기구로서 위상과 역할은 막중하다. 핵심 기능은 중장기 정책 방향 및 교육제도 개선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조정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학제, 교원정책, 대학입학정책, 학급당 적정 학생 수 등 중장기 교육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유치원 및 초·중·고교 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의 고시에 관한 사항 등을 결정한다.

교육부와 지방정부는 국교위에서 의결된 사안들을 시행한 후 국교위에 이행 실적을 보고해야하기 때문에 기존 자문기구 성격의 위원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법적인 위상과 역할로 따지면 교육부보다 중요한 조직이다.
 
국민들은 법적인 위상에 걸맞는 국교위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당장 연말까지 2024년 초등 저학년부터 연차 적용되는 ‘2022 개정교육과정’을 심의 의결하고, 외고·자사고 존치 여부 등 고교체제 개편안도 확정해야 한다. 2028학년도 대입개편과 교원정책, 학제개편도 논의해야 한다.

특히 교육과정과 관련해선 한국 근현대사 서술을 둘러싼 진영 간 논쟁이 뜨겁다. 또한 학생 수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내년에 급감하는 초·중등 교사 임용 규모를 놓고 예비교사들과 교원 양성대학을 설득하는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이처럼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줄 거라는 기대 못지않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지명 또는 추천위원 중에는 진영논리를 떠나 과거 행적에 비추어 정치적·이념적 편향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정파성 시비는 다소 예견되었지만 이로 인해 갈등을 빚고 각 정당을 대리하는 기구로 전락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교위가 본래의 취지대로 기능을 발휘할지 여부는 위원들의 의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을 추천한 쪽의 대리인 역할에 안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위원들은 정파의 목소리에서 벗어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의 전문성의 잣대로 미래 교육비전을 제시한다는 투철한 소명의식을 지녀야 한다.
 
둘째, 전문가가 주도하는 위원회가 운영되어야 한다. 특히 국교위 위원은 유·초·중등 교육과정 및 대학입시제도, 교원정책 등 이해당사자의 관심사를 반영하고 조정해야 한다. 진영논리나 이념에 경도됨 없이 비전과 능력·의지를 겸비한 학교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하는 장이 활성화돼야 한다.
 
셋째, 국교위의 소관 범위가 대부분 초·중등교육에 집중되어 있기에 위기에 처한 고등교육 및 평생교육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비전과 대응전략이 시급히 요구된다. 특히 지역대학 위기에 따른 지방 소멸, 초·중등과 고등교육 간 교육재정의 불균형, 규제지향적 고등교육정책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중장기 방향 설정과 이해당사자와의 합의과정을 시급히 이뤄내야 한다.
 
넷째, 국교위가 옥상옥이라는 오해를 불식키기 위해 교육부와의 업무 기능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국교위에 의결된 사안을 부처에서 집행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따라서 국가수준에서의 구체적인 정책 수립 및 집행 기능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타 부처와의 소통과 법률, 예산, 교육격차 해소, 학생 안전·건강, 교육복지 등의 집행력을 교육부에 충분히 보장해줘야 한다.
 
다섯째, 국민 의견의 수렴 절차를 재정비해야 한다. 국민참여위원회는 결코 이해관계자간 협의체가 되어서는 안된다. 국민 의견수렴 시에 정치권과 압력단체·기관 등의 입김을 벗어날 수 있도록 자주권을 보장해야 하며, 특정 집단들의 합의가 아닌 전체 국민들의 의견이 왜곡됨이 없이 수렴돼야 한다.
 
끝으로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상에 걸맞게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초정권적 교육정책이 자리메김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 글이 없습니다.

새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