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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로 수학여행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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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를 찾은 연인이 관저 앞뜰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관람객들을 만나다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관저는 그야말로 숲 바로 아래에 자리해 자연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대통령이 머물던 침실과 옷방, 주방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바람에 나뭇잎이 펄럭이는 소리, 새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깔린다.

아침저녁으로 옷섶을 파고드는 쾌청한 바람과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이 새 계절이 왔음을 알린다. 가을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드높고 푸른 하늘이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한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대는 가을 하늘을 맛보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 지역은 고도 제한에 묶여 건물을 높이 지을 수 없었던 덕에 서울 도심에서 하늘빛을 가장 듬뿍 받을 수 있는 곳 중 하나인 데다 효자동, 삼청동 등 오래된 동네엔 세월의 멋을 입은 한옥이 많아 가을의 정취와 더없이 잘 어우러진다.
74년 만에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는 이곳에 와야 할 이유를 하나 더 보탠다. 더욱이 개방 초기엔 추첨에 당첨돼야만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누리집(reserve1.opencheongwadae.kr)을 통해 신청만 하면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게 됐다.
연일 쾌청한 날씨가 이어지던 평일 오후 청와대를 찾았다. 내부에 주차시설이 없어 찾아간 경복궁 주차장엔 대형 관광버스가 가득 들어서 있었다. 버스 앞 유리창에 ??초등학교, ??산악회 등의 팻말이 눈에 띄었다. 충북 청양에서 이웃 주민 15명과 함께 왔다는 김양자 씨는 “서울 구경 한번 오는 게 쉽지 않은데 청와대 볼 생각에 모두 뜻이 맞아 버스를 대절해 올라왔다”면서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계곡과 정자를 품은 오솔길을 따라 상춘재로 향하는 관람객들 

청기와·노송·계곡…
도심 속 자연 느끼기 제격
북악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청와대 본관은 청와대의 상징인 푸른 팔작지붕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지나가던 관람객이 “팔작지붕은 15만 장의 청기와로 이뤄졌는데 1100℃에서 구워져 100년도 끄떡없다”면서 해설사를 자처했다. 다른 관람객들은 청기와를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찍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추억을 저장했다.
대통령 집무실과 외빈 접견장 등이 마련된 본관 내부 역시 인기 있는 촬영 구역(포토존) 중 하나다. 강원도 태백에서 수학여행을 왔다는 김시윤 학생(황지초 6)은 “샹들리에와 레드카펫으로 장식된 건물이 정말 예쁘고 화려하다”면서 감탄했다. 그는 “놀이공원 대신 청와대로 수학여행을 오는 학교가 많다. 2박 3일간 청와대와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보고 간다”고 했다.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관저는 그야말로 숲 바로 아래 자리해 자연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대통령이 머물던 침실과 옷방, 주방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바람에 나뭇잎이 펄럭이는 소리, 새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깔린다.
관저 아래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전통한옥 상춘재의 모습이 드러난다. 외빈에게 식사를 대접하던 곳으로 청와대 내의 유일한 전통 한옥 건물이다. 상춘재는 ‘항상 봄이 되는 공간’이란 뜻이지만 어디 그 아름다움이 봄에만 빛을 발하랴. 옆길로 난 청량한 계곡과 그 위를 가로지르는 백악교, 숲속에 자리한 소담한 정자와 상춘재 바로 아래에 펼쳐지는 청와대 최고의 정원 녹지원까지 서울 한복판이라고 믿기 어려운 풍광이 끝 모르고 펼쳐진다.
특히 170년 된 대형 반송이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내고 선 녹지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조깅 코스로 이용했을 만큼 드넓고 청량한 모습을 자랑한다. 청와대 안에는 180여 종 5만여 그루의 나무가 있는데 가을이 되면서 감나무들은 청와대의 풍광을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청와대로 나들이를 왔다는 서형욱·고나현 씨는 “평소와 다른 데이트를 즐기고 싶어 찾아왔는데 산책 데이트를 하기에 무척 좋다”며 미소를 띄었다.

▶청와대를 찾은 시민들이 본관 대정원 앞을 지나고 있다.

대통령 헬기장·돌담 산책로도 시민 쉼터로
이 밖에도 청와대는 가을 정취를 느끼며 쉬어 가기에 좋은 곳으로 빼곡하다. 대통령의 전용 헬기장이었던 곳은 색색의 텐트가 자리한 드넓은 잔디 공원으로 옷을 갈아입었고 철책과 초소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돌담 산책로도 새로 개방됐다.
북악산으로 이어진 청와대 뒷길도 자물쇠를 풀면서 등산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 안에서 등산복을 입은 관람객을 쉽게 볼 수 있다. 올해 70세인 김석관 씨는 “청와대 인근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면서도 와보지 못했는데 마치 도심 속 비무장지대에 온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구중궁궐에 들어가는 것보다 이렇게 국민들이 청와대를 누리는 게 백배 천배 좋지 않냐”고 말했다.
본격적인 가을 나들이 철을 맞아 많은 관람객이 청와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안내원 박은주 씨는 “지금까지는 중장년층이 많이 왔는데 앞으론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는 언덕과 계단이 많아 안전하게 관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마스크 착용하기, 뛰지 않기, 사진은 관람 동선에 피해를 주지 않고 찍기 등 관람 수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글·사진 조윤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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