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타다 가을을 타다 > 정책소식 | 정보모아
 
정책소식

산을 타다 가을을 타다

작성자 정보

  • 공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btn_textview.gif

▶게티이미지뱅크

‘타다’를 둘러싼 우리말
가을입니다. 더위에 밤잠 설치며 뒤척이던 때가 언제였나 싶을 만큼 선선해졌는데요. 그 때문인지 주말이면 산을 타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스산한 바람 한 줄기 스치니 마음이 차분해지다 이내 ‘나도 가을 타나?’란 생각에 미칩니다. 그런데 왜 가을을 ‘타다’라고 표현할까요?

“나 가을 타나봐”
‘타다’는 ‘산을 타다’ ‘고기가 타다’ ‘자동차를 타다’ ‘커피를 타다’ ‘손을 타다’ ‘간지럼을 타다’ 등처럼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동사인데요. ‘가을 타다’에서 타다는 ‘계절이나 기후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는 뜻입니다. 즉 가을을 탄다고 하면 가을의 영향을 받아 심적으로 침체되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계절을 타다’ ‘추위를 타다’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요.
그렇다면 ‘애가 타다’의 타다는 어떤 뜻일까요? 여기서 타다는 ‘고기가 타다’와 같이 불이 붙어 연기가 나거나 뜨거운 열에 의해 음식물 색깔이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애가 탄다는 말은 창자가 탄다는 의미로 속이 매우 타들어가 안타깝고 초조함을 비유하는 것입니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속이 타다’도 마찬가지고요. 참고로 ‘애가 타다’와 ‘애타다’는 같은 의미인데요. 다만 ‘애+타다’가 하나의 단어로 굳어져 사전에 올랐으므로 붙여 쓰는 것이 바른 표현입니다. ‘맛이 있다’와 ‘맛있다’ 역시 의미가 같은데 ‘맛있다’만 사전에 올라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주 쓰이는 표현으로 ‘썸 타다’도 있습니다. 영어 ‘Something(섬싱)’과 우리말 ‘타다’가 합쳐진 신조어인데요. 표준어는 아니지만 ‘썸 타다’가 새로운 세대의 사랑을 지칭하는 말처럼 돼버린 현실을 고려해 국립국어원은 ‘우리말샘’에 ‘아직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 사귀듯 가까이 지내다’라는 뜻풀이를 달았습니다.
이외에도 타다는 ‘오르다’ ‘받다’ ‘섞다’ ‘얼룩지다’ 등의 의미로 쓰이는데요. ‘산을/버스를 타다’ ‘상을/월급을 타다’ ‘커피를/꿀물을 타다’ ‘이 옷은 때를/먼지를 너무 많이 탄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 왜?
봄이 ‘여자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가을남자’ ‘봄처녀’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요. 그렇다면 남성이 가을을 더 타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먼저 ‘호르몬 영향’이라는 주장이 가장 많습니다. 가을이 되면 쌀쌀해지면서 일조량과 일조시간이 부족해져 세로토닌의 분비가 감소하는데요. 행복감을 주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면서 우울한 마음이 생기는데 이를 의학용어로 ‘계절성우울증(계절성 정동장애)’이라고 합니다.
또다른 이유로 ‘바이오리듬’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상승의 기운인 봄에는 여성의 바이오리듬이 살아나고 하강의 기운이 시작되는 가을에는 남성의 바이오리듬이 민감해지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실제로 한 업체가 남성들을 대상으로 어느 계절에 가장 외로움을 느끼는지 설문 조사한 결과 가을이 44.7%로 1위였습니다. 그 뒤를 ▲겨울 40.8% ▲여름 7.9% ▲봄 6.6%이 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자꾸만 가라앉는 기분과 신체 리듬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낮에 적절한 운동을 하고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또 세로토닌 합성에 관여하는 비타민D를 꾸준히 섭취하고 햇볕을 자주 쬐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 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꽃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보며/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이해인 수녀의 ‘9월의 기도’입니다. 계절 중 가장 짧아 언제 왔었는지도 모를 만큼 스쳐지나갈 가을, 오늘은 하늘 한번 올려다보는 여유를 가지는 건 어떨까요?

백미현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 글이 없습니다.

새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