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발달장애인의 현황과 신체활동 지원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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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나 백석대학교 교수 |
성인 발달장애인의 현황
발달장애는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자폐성장애를 의미하는 용어였으나, 2014년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그 개념이 보다 명확해졌고 사회적 관심도 증가하였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조사한 <2021 장애인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등록장애인 수는 전체 인구의 약 5.1%이며 장애유형별로는 지체장애(45.9%)가 가장 많고, 청각장애(15.0%), 시각장애(9.6%), 뇌병변장애(9.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달장애에 포함되는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는 각각 8.2%, 1.2%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발달장애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연령대별 비율을 보면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활동상태와 관련해서 전체 장애인의 고용률은 34.6%인 반면, 발달장애인은 28.0%로 조사되었다. 또한 발달장애인은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비율과 부모 도움을 받는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복지서비스 자원과 인프라가 부족함에 따라 돌봄을 수행하는 부모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2018년에 정부는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생애주기별 필요서비스를 분석하고 돌봄과 고용 연계 등 개인의 요구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강조하였는데 여기에는 의미 있는 주간활동을 할 수 있도록 주간활동서비스 신설이 포함되어 있다. 발달장애 자녀의 성인기는 주 돌봄자인 부모의 노년기와 함께 시작된다. 이 시기가 되면 부모는 발달장애 자녀를 돌볼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어 발달장애 자녀들은 가정 내에서 무료하게 낮 시간을 보내거나 방치될 수 있고, 더 나아가 부모의 사망으로 인한 부재는 돌봄의 공백으로 이어져 발달장애 자녀들은 거주시설에 입소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이 거주시설 입소 전에 활동적이며 의미 있는 낮 시간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 주간활동서비스의 확대가 필요하다.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활동서비스
주간활동서비스는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장소와 기관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상에서의 활동을 스스로 선택하고 참여하면서 낮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이다. 선행연구들은 주간 활동서비스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삶의 경험이 확장되어 사회적 관계의 확대, 문제행동 감소,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 증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발달장애인들이 주간활동서비스 이용 후 생활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으며 보호자들의 여유시간 확보, 일상생활 스트레스 감소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성인 발달장애인들은 가족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주간보호센터, 복지관 등의 사회복지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장애인 거주시설에 입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21년 장애인복지시설 일람표에 따르면 주간보호시설은 2013년 558개소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하여 2021년 기준 총 797개소가 있으며, 최근 장애 인구의 고령화 비율이 높아지면서 중년기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주간보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건강관리 지원과 신체활동 프로그램 제공은 이러한 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생애주기별 발달장애인의 신체활동
교육부가 조사한 <2021년 특수교육통계>의 장애유형별 특수교육대상자 현황에 따르면 지적장애(52.8%)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 자폐성장애(15.5%), 지체장애(9.9%)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포함한 발달장애의 특수교육대상자는 전체의 68.3%를 차지하고 있었다. 학령기 발달장애인은 특수교육의 주된 대상자이기 때문에 교육부를 중심으로 여러 부처와 기관에서 이들을 위한 다각적인 교육자료 개발과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이들을 위한 신체활동 역시 학교에서의 체육수업, 복지관 및 지역사회 장애인체육회 등의 교실사업, 아동발달센터 등을 통해 다양하게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성인기 이후에는 다른 장애유형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전체 장애인 인구에서 발달장애인 인구 비율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관심과 연구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성인 발달장애인의 건강에 대한 선행연구를 보면 비활동적인 생활패턴으로 인해 건강이 좋지 못하고 만성적인 질환의 위험성이 높으며 비장애인에 비해 비만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건강상의 문제는 조기 노화로 이어져 장애와 노화로 인한 다중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실시한 <2021 발달장애인 일과 삶 실태조사>에 의하면 만 15세 이상 발달장애인 중 건강상태가 좋은 경우는 41.3%, 건강상태가 나쁜 경우는 26.3%이며, (조기)노화가 시작하여 진행되고 있는 경우는 16.5%,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는 68.4%로 나타났다. 또한 일상에서 우울증 및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문제(26.6%), 과체중(비만)으로 인한 문제(25.9%)를 다수가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교, 일자리를 제외하고 이용 중인 기관은 주로 복지관(11.7%), 관련 시설·센터·협회(9.1%) 등이며, 이러한 기관의 이용 목적은 단기보호와 취미 및 여가활동이었다.
발달장애인의 다양하고 꾸준한 신체활동 참여는 건강체력을 강화시켜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 또한 성인기 초기의 체력관리는 노년기의 건강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성인기 이후의 지속적인 신체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기관 및 시설에서 활용가능한 성인 발달장애인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주간활동서비스를 통한 신체활동 제공
성인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신체활동 중재를 통해 건강체력을 증진시키고 신체적 및 심리적 효과를 확인한 연구는 많이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연구 종료 후 지속되지 못하는 단발성 프로그램이라는 제약점이 있다.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별 특성을 고려하여 주간활동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서 다음과 같이 자체적으로 실천가능한 방식의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첫째, 발달장애인들의 흥미유발과 재미, 참여 동기를 높이기 위해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적용한 정보통신기술 기반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신체활동 시 공간적 제약과 기구의 한계, 이동성 등을 고려했을 때 시설 내에서 특수체육 전문가의 도움 없이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달장애인에게 매우 적합한 운동이다.
둘째, 자연휴양림 또는 트래킹 장소를 이용한 자연친화적 신체활동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산림 및 자연체험 활동은 신체적인 건강 증진뿐만 아니라 심신의 치유, 정서적 안정 등의 효과가 있으므로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시설 인근의 생태체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자원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간활동서비스의 일상활동에 체력강화 프로그램을 포함시켜 발달장애인들이 매일, 규칙적으로, 저강도 운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을 정해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신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일과를 조정하고 생활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맺으며
학령기 발달장애인은 특수교육의 범주에서 다양한 교육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성인기 이후의 발달장애인은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특수교육이면서 동시에 사회복지의 범주에도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이들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체력관리를 위한 신체활동은 건강, 여가적인 측면에서 높은 가치가 있지만, 주간보호서비스 내에서 이루어지는 신체활동 프로그램의 실태를 면밀히 분석한 기초연구와 이를 지원하고 개선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시설별 특성을 고려하고 성인기 이후 발달장애인의 요구에 맞는 전문화된 신체활동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 이번 호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과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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