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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메세나를 통한 회원종목단체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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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구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책임연구위원
노용구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책임연구위원

최근 ‘메세나(Mecenat)’가 문화·예술단체의 재정수입 증대를 위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메세나는 프랑스어로 고대 로마제국의 가이우스 마에케나스가 당대 예술가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예술 및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예술분야를 부흥시킨데서 유래되었다. 후대에 와서는 기업이 경제 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 일부를 문화·예술분야에 기부하거나, 기업경영 활동의 전략적인 관점에서 문화·예술분야에 지원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메세나의 정의는 스포츠에 대한 기업의 지원으로 확대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스포츠분야에 기업의 지원이 활발히 이루어질 때 스포츠 회원종목단체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스포츠 메세나란?

스포츠 메세나는 선수나 스포츠조직에 대한 기업의 비재정적·재정적 지원이며, 스포츠 메세나의 유형은 크게 마케팅적 관점과 사회공헌적 관점으로 분류할 수 있다. 마케팅적 관점에서 스포츠 메세나는 기업이 선수나 스포츠조직을 후원하면서 이를 통해 기업의 매출 증대 및 이미지 제고를 도모하는 것으로, 스포츠 스폰서십의 개념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즉 기업은 스포츠분야에 조직적이고 직접적인 유형으로 현금, 현물 등을 지원함으로써 선수나 스포츠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반대급부로 기업의 매출 증대 및 긍정적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

사회공헌적 관점에서 스포츠 메세나는 기업이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스포츠 관련 지원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국민 누구나 나이, 지역, 소득 등과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생활체육시설을 확충하고, 노후화된 공공체육시설을 개보수하며, 나아가 생활체육 동호회, 생활체육 행사 및 국제교류, 비인기 종목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생활체육분야에서 기업의 지원을 뜻한다. 이처럼 사회공헌적 관점에서의 스포츠 메세나가 활발히 진행된다면 생활체육 활성화로 인한 효과, 즉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 전문체육의 기반 구축, 기업의 이미지 상승 등 많은 파생 효과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스포츠 메세나는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지원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스포츠산업 발전의 기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는 기업의 공공부문에 사회적 역할이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적 투자로 변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정부는 기업의 기부문화와 연계하여 체육 관련 정책 추진의 필요 재원을 확보함으로써 재정부담을 줄이고, 기업은 사회복지 증진에 참여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회원종목단체 입장에서 스포츠 메세나 활동 강화 방안

스포츠 메세나 활성화를 위해서는 회원종목단체의 마케팅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업무 전문인력’ 제도를 통해 일부 회원종목단체에서 1명 정도의 인력이 홍보 및 마케팅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업무 전문인력’으로 충원된 담당자들은 처음부터 국제업무 지원을 위해 채용되었기 때문에 마케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회원종목단체는 마케팅 전문인력 양성 및 채용을 통해 그 전문인력이 스포츠 메세나를 포함한 전반적인 마케팅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회원종목단체는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스폰서십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공식 스폰서는 현금이나 현물 등을 제공하고, 대회나 이벤트 로고를 기업의 촉진 활동에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스포츠 이벤트의 스포츠 메세나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가장 높은 인지도를 얻을 수 있는 타이틀 스폰서십뿐만 아니라 시설의 명칭에 자사 로고나 상호를 사용하는 명칭사용권(naming rights) 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업의 스포츠 메세나 활동을 위해서 스포츠 메세나 지원 유형이 다양해야 한다. 즉 기업이 회원종목단체에 현금, 물품, 인력, 시설 혹은 공간 등을 선택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기업의 여건에 맞게 회원종목단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기업의 자원을 분석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 단순히 기부금을 제공하거나 협찬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스포츠 메세나를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의 차량지원이나 직원들의 자원봉사 참여 등의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회원종목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직원에게는 대체 휴가 등의 혜택을 주거나 직원이 회원종목단체에 물질적 혹은 재정적 지원을 할 때, 이에 상응하여 기업이 일정한 비율로 대응해 지원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는 전략도 가능하다. 이렇듯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기업의 스포츠 메세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직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회원종목단체는 스포츠 메세나 참여 기업의 직원들이 자사의 스포츠 메세나 활동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기업환대(hospitality)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 직원 가족, 기업이 초청하는 고객 등이 회원종목 단체가 주관하는 스포츠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환대 프로그램은 스포츠 메세나 참여 기업의 직원이나 직원 가족들의 사기를 진작시켜주고 직무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회원종목단체가 찾아가는 스포츠 메세나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회원종목단체의 스포츠를 메세나에 참여한 기업 직원들이 체험하며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제도적 관점에서 스포츠 메세나 활성화 방안

제도적 관점에서 스포츠 메세나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기업과 회원종목단체가 주도하는 가칭 ‘스포츠메세나협의회’를 설립 및 운영할 필요가 있다. 기존 메세나협회 내에 스포츠 메세나 분과를 설치·운영하거나 별도의 독립적인 협의체를 구성하여 스포츠 메세나를 통합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스포츠메세나협의회는 기업과 회원종목단체를 연결해 주기도 하고, 회원종목단체와 연합하여 통합마케팅을 기획 및 실행함으로써 기업의 메세나 참여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비인기 종목의 회원종목단체도 다른 인기 종목의 회원종목단체와 연합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스포츠 메세나 활동을 지속적이고 내실 있게 하려면 회원종목단체와 기업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스포츠메세나협의회의 설립 및 운영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스포츠 메세나 확산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에는 기업인이 회원종목단체의 회장으로서 출연금 등으로 해당 회원종목단체 운영을 지원한 것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러나 회원종목단체를 후원한 기업에 대한 홍보가 아직 부족하다. 이는 기업의 스포츠 메세나 공헌 활동을 알리고 폭넓은 참여 촉진을 위해서 회원종목단체 재정자립에 기여한 기업을 대상으로 시상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 스포츠 메세나 시상식’은 하나의 좋은 사례라 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부터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공기업별로 스포츠 메세나 활동에 참여한 기업에 대한 시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는 후원 기업과 회원종목단체 간의 협력 사례를 홍보하여 기업의 스포츠 메세나를 활성화하는 데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 메세나 활동이 스포츠분야에서 정착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우선 기업의 후원 활동에 대한 금전적 유인이 제공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법 개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금전적 유인은 직접적이기보다 간접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기업의 법인세 감면 정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이에 따라 법인세법 조문에 회원종목단체가 기부금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영국의 조세 혜택 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법인이 자선단체에 기부할 때 조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제도화하였는데 그 결과 법인이 자선단체에 기부한 기부금은 법인세를 계산할 때 사업수익에서 제외하여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칭 ‘기업과 체육의 만남’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 주된 기업의 스포츠 메세나 활동은 대기업이 올림픽종목의 회원종목단체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형태로만 전개되고 있으며 비올림픽종목 회원종목단체를 , 대상으로 한 기업의 스포츠 메세나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 메세나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스포츠 메세나에 참여하지 않는 대기업 및 중소기업과 비올림픽종목의 회원종목단체가 결연을 맺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한국메세나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업과 예술의 만남’ 프로그램은 참고가 될 만한 좋은 사례이다. ‘기업과 예술의 만남’ 프로그램에는 기업이 원하는 예술단체를 연결해주는 ‘대기업 · 예술단체 결연’ 프로그램과 중소기업이 예술단체나 예술가를 지원하는 금액에 비례해 펀드를 추가 지원하는 ‘예술지원 매칭펀드’ 프로그램이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과 스포츠를 접목한 ‘기업과 체육의 만남’ 프로그램 도입은 스포츠 메세나 활동을 하지 않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비올림픽종목의 회원종목단체와 연결함으로써 기업과 회원종목단체 간의 상생 도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무리하면서

최근 여러 국가들이 올림픽 성과에 기초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성과기반 재정지원(performance based funding) 전략을 채택하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회원종목단체들이 재정적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성과기반 재정지원 전략은 정부의 한정된 재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회원종목단체와 비올림픽종목의 회원종목단체를 재정적으로 어렵게 하는 단점도 있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회원종목단체에 비해 그렇지 않은 단체와 비올림픽종목 회원종목단체의 경우 정부의 보조금 축소와 더불어 스폰서십 기회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과기반 재정지원 전략에 따른 회원종목단체 간 재정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막기 위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회원종목단체와 비올림픽종목 회원종목단체는 정부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재정자립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 메세나 활동을 통해 회원종목단체의 재정자립도를 개선하기 위해서 기업과 회원종목단체의 새로운 인식과 노력이 요구된다.

기업은 스포츠 메세나 활동으로 매출 증대를 도모하기 위한 직접 효과와 이미지 제고, 인지도 확대, 기업 이해당사자들과의 관계 증대, 직원의 사기진작 등의 간접 효과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를 통한 공익마케팅은 기업의 이미지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기회가 된다. 기업들에게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하여 지역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받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천할 기회를 스포츠에서 찾아보기를 제안한다.

회원종목단체는 더 이상 자구노력 없이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나갔음을 인식하고, 적극적 마케팅 마인드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제는 기업의 스포츠 메세나 참여가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직·간접적인 긍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수단임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대기업, 중견기업, 공기업 등도 참여할 수 있도록 메세나 활동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의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요구하고 형성해 나가는 데 전향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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