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꿈’ 이룰 것인가?
작성자 정보
- 공감 작성
- 작성일
본문
▶2019년 1월 25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앞두고 우리나라 대표팀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대한축구협회
63년 만에 개최 도전
대한축구협회가 9월 15일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2023 아시안컵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해 1956년 홍콩과 1960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1~2회 대회 우승 뒤 정상에 오르지 못한 우리나라의 ‘63년 꿈’이 국내에서 이뤄질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월 초 아시아축구연맹의 실사가 이뤄지고 이후 최종심의가 이뤄지면 10월 17일 개최지가 발표된다.
애초 2023 아시안컵은 중국에서 열리게 돼 있었지만 중국이 코로나19로 대회를 반납하면서 대한축구협회와 카타르·인도네시아·호주 축구협회 등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002 한일월드컵 개최를 통해 구축된 경기장 인프라와 풍부한 국제대회 운영 경험, 케이컬처 등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한류 등의 매력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서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축구의 중심 시장과 같은 시간대에 있는 것도 방송 중계 등의 여건을 살필 때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특히 2023 아시안컵에서 축구경기와 함께 세계인들의 갈채와 환호를 받고 있는 케이컬처와 결합된다면 축구제전의 지평을 새롭고 매력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으로서는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대회가 개최되는 것이 나쁠 것이 없다”고 짚었다.
최근 전국 여론조사 유치 찬성 80.1%
국민적 반응도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유치 행보는 탄력을 받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전국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80.1%의 유치 찬성(반대 19.1%)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찬성 이유로는 국가 이미지 기여(37%), 국내 스포츠 발전(23.9%), 경제효과(20.1%) 등이 꼽혔다.
국내 10개 도시에서 24개국이 한 달간 51경기를 벌이는 축구 잔치는 2002 한일월드컵 때의 열기를 기억하는 팬들한테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월드컵 이후 21년이 지난 만큼 새롭게 성장한 젊은 세대들도 축구 메가 이벤트를 경험할 기회다.
경기력 측면에서도 아시아 최강권인 한국 대표팀이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 등 스타 선수를 앞세워 팬 몰이를 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7월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아시안컵 유치에 대한 관심도를 조사한 적이 있는데 팬들은 “대한민국에서 아시안컵 우승하자” “손흥민 있을 때 하자” “아시안컵 직관하자” “월드컵 영광 재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부도 아시안컵 개최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대한축구협회, 대한체육회, 아시안컵 개최 예정 지방자치단체와 회의를 열고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축구협회와 지자체 준비 상황의 어려움을 듣고 경기장과 훈련장 등 대회 시설 개보수 등의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다. 앞서 정부는 국제행사 승인, 국무회의 의결 등 관련 절차를 완료했다.
이와 관련해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8월 27일 열린 ‘제13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화상)’에서 “아시안컵 유치가 성사되면 스포츠와 문화의 정교한 융합을 통해 동북아 관광산업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중국과 일본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를 요청했다.
아시안컵 유치를 두고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상대는 카타르가 지목된다. 11월 2022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는 완벽한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2019년 아시안컵이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렸기 때문에 또 다시 중동 국가에 개최권을 주기에는 아시아축구연맹 입장에서도 부담이 있다. 더운 여름철을 피하기 위해서는 2024년 1월로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국민 열기가 높은 것이 강점이지만 2023년 U-20 월드컵을 개최하기로 돼 있고 호주도 2023 여자월드컵을 치를 예정이어서 2024년 1월로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안전, 교통, 숙박 등 개최 환경 측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월드컵 이후 축구 메이저 대회가 국내에서 열린 적은 없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한국 브랜드를 바깥에 알리고 내부적으로는 국내 축구의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안방에서 대표팀이 아시안컵 정상에 오른다면 축구팬들한테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인도네시아·호주 등과 경쟁
우리나라는 1960년 이후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2015년 호주 대회 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이 결승전에서 호주에 패해 준우승한 것을 비롯해 네 차례 정상 문턱에서 멈췄다. 그사이 일본이 네 차례 우승컵을 차지하며 독주했고 이란과 사우디가 세 차례씩 우승한 바 있다. 가장 최근인 2019년 아랍에미리트 대회에서는 카타르가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2010년대 들어서는 우승팀이 모두 달라졌는데 상위권 팀들의 각축이 치열해졌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시설을 개보수해 개최 비용을 줄이고 수준 높은 경기를 제공한다면 그것은 시민 복지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국제대회 유치는 스포츠를 통해 나라 간 교류와 이해, 평화를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팬 입장에서도 국내에서 A매치를 한 달간 볼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대한축구협회의 설문조사를 보면 2023 아시안컵을 직접 관람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응답자는 26.1%에 이른다. 네 명 중 한 명이 경기장을 찾고 싶다는 것은 아시안컵 입장권 구매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용만 문체부 2차관은 “아시안컵이 국민 축제로서 의미와 지자체 이미지 제고 등 작지 않은 의의를 지닌 대회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축구팬들도 아시안컵 유치에 성공해 2023년 6월 우리나라 축구가 63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순간을 꿈꾸고 있다.
김창금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