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부르는 호젓한 바다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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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등 거제의 걷기 길에서는 아름다운 해안절경을 수시로 만난다.
경남 거제 ‘남파랑길 21코스’
절기 도둑은 못한다더니 처서를 지나며 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높푸른 하늘, 선선한 바람에 더위의 위세가 언제였던가 싶을 정도다. 인적이 드물어진 해변은 호젓하다 못해 청정미를 물씬 풍긴다. 때문에 이맘때의 바닷가는 여름을 나느라 애쓴 몸과 마음을 다독이기에 그만이다.
마침 근사한 걷기길이 지나는 경남 거제는 간절기에도 꽤 매력 있는 여행지다. 굽이치는 해안선을 따라 아름다운 포구와 원시림, 미식거리를 듬뿍 품고 있는 데다 동백섬 지심도, 해금강의 절경까지 놓칠 수 없는 여정이 빼곡하다. 그중 남파랑길 21코스는 지세포항에서 출발해 지세포성, 공곶이, 와현해수욕장을 거쳐 구조라유람선터미널까지 초가을 거제의 싱싱한 매력을 한껏 담아낸다.
흔히들 거제하면 봄여행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사방에 피어나는 동백꽃 덕분이다. 하지만 거제의 늦여름~초가을 또한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한다. 이때는 싱싱하다. 우거진 상록수림이 여느 숲과는 또 다른 생동감을 안긴다. 동해급 맑은 바다는 또 어떠한가? 밀려드는 파도의 하얀 포말은 초가을 고적한 해변을 멍때리기 명소로 탈바꿈시켜 놓는다.
남파랑길 21코스(총 14.7km, 5~6시간 소요)는 거제의 매력을 압축시켜 놓은 공간이다. 이 구간은 거제 섬&섬길 중 천주교 순례길을 포함한 곳으로 운치 있는 해안경관과 숲길이 펼쳐진다.
자연미 물씬 풍기는 일품 숲길과 해안길
지세포항~공곶이
출발은 지세포항, 남해의 어촌 생활사를 다룬 거제어촌민속전시관이다. 다채로운 기획전, 교육 프로그램이 연중 이어진다. 지세포항에서는 외도, 지심도, 해금강 배를 탈 수 있다. 선착장 입구를 벗어나니 운치 있는 카페들과 선창마을이 나선다.
마을 위에는 거제 지세포진성(知世浦鎭城)이 자리하고 있다. 성곽은 조선 초 세워진 지세포진의 수비성이자 대마도로 향하는 관문을 관할했다. 인근 지심도(只心島) 전망대는 근동 최고의 조망 포인트다. 맑은 날이면 대마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지세포성을 뒤로하고는 줄곧 임도가 이아진다. 중간에 지세포 봉수대도 만나는데 임도는 초소를 지나서도 계속 된다. 이번에는 와현봉수대 오르는 갈림길이다. 코스를 벗어나 있는 봉수대이기는 하지만 거리가 짧아 발품을 더 팔면 다녀 올 수도 있다. 철조망 펜스가 끝나는 지점에서는 다리쉼을 할 수 있다.
직진하면 대한해협의 항로를 알려주는 서이말 등대(1.2km), 코스는 우측으로 이어진다. 공곶이까지 자연미 물씬 풍기는 숲길, 해안길이 일품이다. 싱그러운 숲길 아래로 돌고래의 이동과 생태를 관측할 수 있는 돌고래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와현해변
호수 같은 잔잔한 분위기 풍기는 해변
와현해수욕장~구조라해수욕장
공곶이 앞 해변에서 가을을 만끽하고 몽돌 밭을 지나 데크길로 오른다. 해안 절벽 위에 펼쳐진 울창한 숲길을 따라가면 와현리에 자리한 예구항이다. 주변 섬들로 둘러싸인 아늑한 포구다. 산허리를 굽이치는 차도를 따라 가면 거제 남부 해안의 대표 해수욕장 중 하나인 와현모래숲해수욕장이 펼쳐진다. 해변의 길이가 500m에 이르고 여름철이면 다양한 물놀이 기구를 체험할 수 있다.
백사장 옆 보행로를 걸어 해변이 끝나는 유람선 선착장 부근에서 다시 임도로 들어선다. 해안 절벽 위로 난 산책로를 따라 가면 구조라항(舊助羅港)이 눈앞에 펼쳐진다. 산길 아래 구조라 수변공원을 지나면 남파랑길 21코스 종착지인 구조라 유람선터미널이다. 여기에서는 해금강, 외도로 향할 수 있다.
일운면 구조라리에 자리한 구조라해수욕장은 호수 같은 잔잔한 분위기를 풍기는 해변이다. 고운 모래사장이 1㎞ 정도 이어져 여름철이면 다양한 해양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주변에 효자 윤 씨 삼형제의 전설이 얽힌 윤돌섬과 조선 중기에 축성한 구조라성지 등이 자리하고 있다. 또 구조라해수욕장을 지나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학동흑진주몽돌해변과 팔색조의 도래지인 학동 동백숲이 나선다.
▶공곶이의 동백나무터널
이곳만은 둘러보자
공곶이수목원
거제도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있다. 거제시 일운면 소재 공곶이수목원이다. 공곶이는 바다에 접한 산자락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보태니컬 가든으로 가꿔져 있다. 겉에서 보면 멀쩡한 산이지만 그 안에는 비탈진 계단식 밭에서 수십 종, 수천 그루의 꽃과 나무가 생장하고 있다. 이곳에 피어난 꽃들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농장주 강명식-지상악 노부부의 값진 노력의 결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변변한 장비 없이 50여 년 동안 삽과 괭이만으로 4만여 평의 거대한 농장을 일궈냈다. 때문에 세련미 대신 인간의 땀 냄새가 솔솔 풍겨나는 곳이다.
공곶이는 입구에서부터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비탈에 마련된 계단식 밭에는 화사한 꽃들이 만발한다. 특히 이른 봄의 노란 수선화도 볼만하다. 농원 곳곳에 서있는 종려나무의 싱싱한 잎사귀는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 풍광을 자아낸다.
200m에 이르는 긴 동백터널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면 바다와 만나는 수목원의 장관이 펼쳐진다. 곁에는 영화 ‘종려나무숲’의 촬영 배경이었던 부부의 살림집도 자리하고 있다.
강명식 옹은 “꽃들은 날씨 상태에 따라 만개 시기가 약간 조정되지만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식물원 곳곳에서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난다”고 설명한다.
농장 앞 몽돌 해변으로 나와도 운치가 있다. 한적한 해변에는 바람소리, 파도소리만 들릴 뿐이다. 공곶이를 찾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진정한 생태 가든'이라며 감탄사를 쏟아낸다.
▶지심도 동백숲길
지심도
거제의 대표적 여행 명소다. 지심도는 호젓한 섬기행을 즐기기에 제격으로, 원시에 가까운 숲이 잘 보존된 곳이다. 지심도는 섬의 모양이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섬 수종의 70%가 동백나무로 뒤덮여 '동백섬'으로도 불린다. 이밖에도 후박나무, 소나무, 풍란 등 다양한 수종이 서식하고 있다.
섬의 주요 산책 코스 곳곳에 난대림이 숲 터널을 이루며 호젓한 오솔길이 펼쳐진다. 통박새와 직박구리의 노랫소리를 벗 삼아 느긋하게 섬 전체를 둘러보는 데에는 2~3시간이면 족하다. 겨울부터 봄까지 선홍빛 동백이 고운자태를 뽐낸다. 그 밖의 시기에는 싱싱한 동백림과 아름다운 해안절경, 일제강점기 유적 등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발품이 아깝지 않다.
지심도는 면적이 0.356㎢ 규모의 작은 섬이다. 조선 현종 45년에 15가구가 이주해 살았으며 1936년 일제강점기에 주민들이 강제 이주됐고 이후 일본군의 요새로 광복 직전까지 주둔했다. 지금도 일본군의 포진지, 방공호, 방향 지시석 등 아픈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역사 교훈의 장이기도 하다. 해방 후 주민들이 다시 이주해 민박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해금강
거제 해금강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갈개마을 인근 바다에 떠 있는 바위섬 해금강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대표적 풍광이다. 칡뿌리가 뻗은 기암괴석의 형상으로 갈도라는 이름도 얻고 있다. 해발 116m의 작은 이 섬은 좁은 해로를 통과하며 볼 수 있는 해금강 최고의 비경인 십자동굴을 비롯해 돛대바위, 미륵바위, 사자바위, 일월봉 등 비경이 즐비하다. 특히 사자바위 사이로 솟아오르는 일출이 압권이다.
해금강에는 중국 진시황제의 불로초를 구하러 온 서북(서불)이 동남동녀 3000명과 함께 이 섬을 찾았다고 해서 ‘서불과차’라는 글씨도 새겨져 있을 만큼 약초도 많은 곳이다.
해금강 구경은 유람선 한 바퀴가 일반적이다. 구조라, 도장포, 와현, 학동 등지에서 해금강 주변 섬을 도는 유람선이 운행되고 있다.
여행메모
가는 길
승용차
통영대전고속도로 동통영 IC~거제~지세포
철도 서울~KTX~부산역-렌트카~거가대교~거제
지심도 유람선(지세포~지심도/ 1일 5회 운항, 15분소요/ 1만4000원)
뭘 먹을까?
볼락조림(볼락장조림) 거제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그중 뽈락으로 잘 알려진 맛난 볼락을 조림과 구이 등으로 맛볼 수 있다.
볼락은 정약전의 에 ‘발락어(發落魚)’라는 이름으로 등장 할 만큼 내력 있는 생선이다. 경남과 전남에서는 뽈라구, 경북에서는 꺽저구, 강원도에서는 열갱이 등으로도 불린다. 거제에서는 고현동사무소 앞 청화횟집이 맛집으로 통한다. 싱싱한 볼락에 간장과 고춧가루, 무 등을 넣고 얼큰 매콤하게 맛을 낸 조림이 일품이다. 4만~7만원(2~5인분). 주인장이 덜 바쁠 때는 리조또처럼 생쌀을 넣어 죽을 쑨 생선국밥(어죽)도 먹을 만하다. 1만 2000원(1인분).
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장(관광경영학 박사)_ 신문사에서 20년 동안 관광전문기자로 활동하며 전 세계 50여 개국, 전국 각지의 문화관광자원 현장과 정책을 취재했다. 지금은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을 통해 대한민국관광 명품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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