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사진을 위한 소리 혹은 음악
작성자 정보
- 칼럼 작성
- 작성일
본문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케이팝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팝 음악’으로써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다 다양한 장르로 케이팝의 확장이 필요하다. 정책브리핑은 케이팝의 발전과 음악감상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중음악의 다채로운 장르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필름과 함께 독립적으로 설치되는 음성용 트랙을 지칭하는 용어이지만 현재는 영화음악의 의미로 통칭해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옛날의 경우 영화의 주제곡과 사용된 음악은 물론 대사까지 수록한 형태의 앨범이 발매되곤 했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사운드트랙이라는 명칭에 충실한 구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로보트 태권 브이> 시리즈의 사운드트랙 경우도 대사를 모두 수록하고 있는데 1편 앨범의 뒷면을 보면 “형식면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사운드트랙(영화속의 음악과 음향을 원형대로 실은) 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실제로 <외계에서 온 우뢰매>, <전설의 용사 반달가면>, <슈퍼 홍길동> 등 주로 아동용 영화의 음반 경우 이렇게 영화 속 대사까지 모두 수록한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종종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약자로 ‘OST’라 축약해 불리는 일들이 많다. 사실 ‘사운드트랙(Soundtrack)’이 하나의 단어인데 왜 저렇게 한 단어를 쪼개서 축약해 사용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실제로 영화 음악을 수집하는 이들은 ‘OST’라는 말보다는 ‘사운드트랙’이라 지칭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90년대 EMI 카세트 테이프들을 보면 사이드 라벨(옆면)에 ‘OMPS’라 적어 놓기도 했는데 이는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의 약자다.
<유 콜잇 러브>를 비롯한 프랑스 영화 사운드트랙을 보면 ‘BOF’라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도 있을 텐데, 이 경우엔 ‘Bande Originale du Film’의 약자가 되겠다.
사운드트랙 앨범은 기본적으로 영화 속에 삽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주곡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런 연주곡을 ‘오리지널 스코어’라 부른다.
스코어 이외에도 몇몇 가창곡들을 함께 넣은 형태로 앨범이 완성되는데, 1980∼1990년대에는 아예 스코어 없이 가창으로 이루어진 곡들로만 구성된 사운드트랙도 더러 발매되기도 했다.
영화에서 영향 받은 가창곡들 심지어는 애초에 영화에 삽입되지도 않은 곡들을 넣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런 사운드트랙들은 ‘디 앨범(The Album)’이라는 표를 달아 발매되기도 했다.
영화 <아마겟돈>, <스폰>, <고질라> 등의 음반 표지를 보면 ‘디 앨범’이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사운드트랙인 <보디가드> 또한 한 곡의 스코어를 제외하고는 전부 가창곡들을 담고 있다.
영화음악을 말할 때는 보통 오리지널 스코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도 진정한 사운드트랙의 주인공은 스코어 작곡가들이라 할 수 있겠다.
아마도 스코어에 대한 가장 유명한 정의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자신과 주로 함께해온 작곡가 존 윌리엄스를 설명했던 말일 것이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내 영화는 사람들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하지만, 그것을 흘러내리게 하는 것은 윌리엄스의 음악이다”
단연 이 분야의 선구자는 엔니오 모리코네일 것이다. ‘우리 시대의 바흐’라 불리며 수백편의 영화를 담당해왔던 그는 죽기 직전까지도 작업을 이어 나갔다.
무엇보다 그가 만든 스코어들에는 지구상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음악 장르가 들어있었다. 물론 주로 해왔던 것은 클래식 기반의 오케스트라 중심으로 편성된 곡들이었지만 실험음악과 전자음악, 훵크와 디스코, 로큰롤, 그리고 전자음악까지 가능한 모든 요소들을 도입해내려 했다.
국내의 경우 주로 신상옥 감독과 함께해온 정윤주, 거장 유현목과 김기영 감독의 작품들을 담당해온 한상기, 그리고 400여 편을 완성시켜낸 전정근을 통해 서서히 그 기틀이 잡혀갔다.
그 무렵 이미자가 주제곡을 부른 영화 <동백 아가씨>의 음반은 영화를 넘어서는 사랑을 받기도 했다. 70년대 후반 무렵부터는 정성조의 작품들을 통해 앨범으로써의 사운드트랙이 자리 잡혔다.
<영자의 전성시대>를 시작으로 <겨울 여자>, <어제 내린 비> 그리고 <깊고 푸른 밤> 등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음반들이다.
1990년대에는 김현철이 완성한 이현승 감독의 작품들, 가수 김수철의 영화음악들, 그리고 <접속>을 비롯한 컴필레이션 형태의 사운드트랙들이 많이 팔려 나갔다.
2000년대 이후에는 복숭아 소속 아티스트들이 분담해서 국내 대부분의 상업영화 음악들을 담당해내고 있다.
기타연주자 이병우의 경우 봉준호의 작품들을 비롯해 완성도 높은 별개의 음반으로서 제 역할을 하는 작품들을 연이어 내놓기도 했다.
앞서 엔니오 모리코네 이야기를 하면서 사운드트랙 안에는 가능한 모든 종류의 음악이 존재한다 언급했는데,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마더!>의 경우도 좋은 예시가 된다.
음악가 요한 요한슨은 약 1년 여의 시간에 걸쳐 <마더!>의 음악을 작업했지만 가편집본에 음악을 삽입해본 이후 음악이 아예 없는 편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는 영화 속에서 자신이 공들여 만든 음악을 삽입하지 않도록 감독을 설득하고 결국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 또한 요한 요한슨의 말에 동의하게 된다.
실용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음악이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일단 음악을 만들어 봐야 알 수 있었다.
요한 요한슨의 동료 올라퍼 아르날즈는 이 사례를 두고 영화 <마더!>에는 분명 스코어가 존재하며, 그 스코어는 바로 침묵이라 언급한다.
이처럼 소리와 음악을 화면에 채워 넣는 것의 개념을 넘어, 아예 소리를 비워 두는 식의 사운드 디자인 또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 한상철 밴드 ‘불싸조’ 기타리스트
다수의 일간지 및 월간지, 인터넷 포털에 음악 및 영화 관련 글들을 기고하고 있다. 파스텔 뮤직에서 해외 업무를 담당했으며, 해외 라이센스 음반 해설지들을 작성해왔다. TBS eFM의 음악 작가, 그리고 SBS 파워 FM <정선희의 오늘 같은 밤>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록밴드 ‘불싸조’에서 기타를 연주한다. samsicke@hanmail.net
[자료제공 :(www.korea.kr)]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