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쌍둥이 데리고 외출하면 길가던 사람들 모두 격려해줘 따뜻한 시선이 큰 위로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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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국내 첫 초산 네쌍둥이 자연분만 차지혜 씨
리지, 록시, 비전, 설록. 네쌍둥이의 집은 언제나 북적북적하다. 한 아이가 벽을 잡고 일어서려 하면 다른 아이가 으앙 울고, 서 있다가 넘어지는 아이, 누워서 보채는 아이까지 엄마 차지혜 씨와 아빠 송리원 씨의 손과 발이 쉴 틈이 없다.
차지혜·송리원 부부의 네쌍둥이는 국내 최초 초산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들이다. 리지, 록시, 설록이 딸이고 비전이 아들이다. 리지와 록시는 일란성쌍둥이다. 아이들의 독특한 이름에는 차 씨 부부의 꿈이 담겨 있다. 리지는 ‘앎을 다스리는 학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록시는 ‘행복을 베푸는 의사’, 비전은 ‘앞을 내다보는 경영자’, 설록은 ‘말을 기록하는 변호사’가 되길 바라는 꿈이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가 한 명이 채 되지 않는 저출생 사회에서 네 명을 낳아 기를 결심을 했지만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차 씨 부부는 난임 병원에서 시험관 시술로 임신을 시도했는데 첫 번째 시도에 임신이 됐다고 한다. 차 씨는 “병원에 갈 때마다 아기집 수가 늘었다”며 “당황하기는 했지만 한 번도 아이를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원래 다둥이 가정이 꿈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네쌍둥이를 품에 안고 낳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다태아 전문가인 전종관 이대목동병원(당시 서울대병원) 교수도 “네쌍둥이 자연분만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모두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첫째 리지의 체중이 너무 작아 50일 정도 신생아 중환자실(NICU)에 있어야 했다. 아직도 리지의 몸집은 작은 편이라 차 씨 부부가 가끔 걱정하곤 한다.
다행히 정부의 지원이 있어 어려운 부분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어느 보험사도 네쌍둥이에 대한 태아보험 가입을 승인해주지 않았지만 저체중아·조산아 등 미숙아 의료비는 본인 부담률이 5%인 정부 정책 덕분에 부담이 크게 줄었다. 아이당 지급되는 부모수당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됐다. 차 씨는 “경제적인 문제가 걱정될 때가 많았는데 부모수당이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도 많은 도움을 줬다. 차 씨뿐 아니라 송 씨의 회사에서도 다양한 지원이 이뤄졌다. 차 씨는 “무엇보다 병원이라도 가는 날에는 모르던 사람도 다가와 격려해준다”며 “아이를 낳고 기르며 온 사회의 따뜻한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힘든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양육 태도도 도움이 된다. 차 씨는 “힘들지만 한꺼번에 넷을 기를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무탈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아이들이지만 네 명 모두 제각각인 성격과 기질이 드러나는 것도 즐거운 부분이라고 했다.
“키우면 키울수록 재미있는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쌍둥이 선배 엄마들이 말하길 시간이 지나면 쌍둥이들끼리 어울리면서 자란다고 하더라고요. 매일매일이 상상 이상이에요. 내일은 또 아이들이 어떤 새로운 행동을 할지 기대돼요.”
김효정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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