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프리카, 미래 동반성장을 위한 여정을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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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4일부터 5일까지 국내 최대 국제 행사 중 하나인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 아프리카 정상 25명을 포함해 정상급 33명이 방문하는 등 국내에서 개최한 국제 행사 중 한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많은 정상들이 방문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만드는 미래: 동반 성장, 지속가능성 그리고 연대’라는 주제로 일산에서 개최됐다. 이후 5일에는 한국과 아프리카의 정상들과 기업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이 서울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담이자 우리나라가 아프리카를 상대로 처음으로 개최하는 다자 정상회의로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정상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최근 개최된 주요국과 아프리카 간 정상회의에 정상급 참석 규모를 보면 한국의 위상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지난 2023년 러시아와 아프리카 정상회담에는 아프리카 정상급 27명, 올해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아프리카와의 경우 26명이 참석하였다. 이 밖에 또 영국(2020년) 16명, 튀르키예(2021년), 16명, 미국(2022년) 45명, 중국(2018년) 50명 등이다.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처음 개최된 정상급 회의에 이렇게 많이 참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한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유럽 국가들처럼 많은 원조를 제공하는 등 물량 공세로 아프리카를 지원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한국은 상대적으로 적은 원조를 제공하더라도 해당 국가가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성심성의껏 지원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가 원하는 한국의 고도성장 경험은 현재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에는 가장 필요한 것이다.
최근 한국 정부가 14개 아프리카 국가와 협정을 맺은 ‘K-Rice 벨트’ 협력이 가장 좋은 예다. 아프리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빈곤에 처한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두 사태로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던 밀과 옥수수의 수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정상적인 곡물 수급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한국이 과거 식량 자급자족을 위해 ‘통일벼’ 품종 개발로 쌀 자급자족을 이룬 경험을 ‘K-Rice 벨트’ 협력으로 아프리카 식량난을 해결해 주고자 한다. 이처럼 한국은 아프리카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지원함으로써 아프리카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한국의 진정성을 알기 때문에 이번 행사에 많은 정상들이 기꺼이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 모두 많은 성과를 거뒀다. 우선 한국은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아프리카 48개국 대표단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 공동 선언에서 한국은 2030년까지 대(對)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총 100억 달러까지 확대하고 동 기간 내 140억 달러 규모의 수출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핵심광물 대화도 출범시키기로 선언했다. 이밖에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프리카 23개국과 총 47건의 협정 및 협약을 체결하는 등 경제협력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1개국과 12건의 무역 투자 및 광물 분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이는 한국과 아프리카와의 무역 및 투자를 증가시키는 추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과 아프리카 간 무역 규모는 우리나라 전체 교역의 1.9% 정도인 200억 달러가 채 되지 않고 있으며 투자 또한 전체의 0.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번에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개시를 선언한 탄자니아의 경우 니켈과 흑연 등 핵심광물이 풍부한 국가이고 EPA 협상 추진 체계에 합의한 모로코는 미국, EU 등 전 세계 50개가 넘는 국가들과 자유무역지대(FTA)를 체결하고 있어 모로코를 통한 미국, EU, 중동 등으로 우회 수출기지로도 유망한 국가다.
또한 협력 초기 단계에 있는 가나, 말라위, 코트디부아르, 짐바브웨 등 8개국과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체결에 성공하며 관세 양허 요소가 없는 맞춤형 경제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는 성과를 냈다. 이 밖에 민간 부문에서도 아프리카 19개국과 총 35건의 계약 및 MOU가 체결됐다.
이 같은 성공적인 정상회의가 끝났지만, 향후 후속 조치 등을 통해 이번 성과를 지속해서 점검해야 한다. 이는 위에서도 언급됐듯이 현재 아프리카는 일본, 중국, 미국 등을 비롯한 많은 국가와 정례적인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있어 아프리카는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와 협력 선택이라는 옵션이 있다. 따라서 한국이 이번 회의에서 체결한 다양한 협력 사항들을 미루거나 지키지 않는다면 향후 아프리카와 관계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한국도 최근 강화되고 있는 선진국들의 보호주의에 맞서 새로운 신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아프리카는 14억명의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 그리고 점증하는 소비층 등을 고려하면 아프리카 시장은 반드시 개척해야 하며 이번 정상회의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경제 협력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외교 지지와 다양한 국제 행사 유치에도 아프리카는 필요하다. 우리는 지난해 ‘부산 엑스포’ 개최 실패에서 아프리카의 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아프리카는 54개라는 많은 국가가 있어 반드시 많은 지지를 받아야 했지만, 오랫동안 공들이지 않고는 쉽게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을 배웠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의를 바탕으로 한국과 아프리카가 단기적인 측면에서가 아닌 장기적으로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민-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정부는 민간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진출할 수 있게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EPA와 TIPF를 적극적으로 체결해 주고, 민간 기업은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아프리카에 제공함으로써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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