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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담배는 덜 해롭다? 질병관리청 흡연폐해실험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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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7년부터 금연의 날을 지정하고 매년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경고하고 있다.
최근 액상형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흡연자 중에는 금연을 위한 중간 단계로 액상형이나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 탓이다. 과연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몸에 덜 해로울까? 궁금증을 안고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 내 흡연폐해실험실을 찾았다. 흡연폐해실험실에서는 일반 담배부터 신종 담배까지 흡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6월 4일 방문한 흡연폐해실험실. 마스크를 쓴 연구원들이 첨단기기로 시판 중인 담배의 성분과 위해성을 분석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연구원이 흡연발생장치를 돌리자 일반 담배에서 뿌연 연기가 피어올랐다. 담배 한 대를 태웠을 뿐인데 하얗던 필터가 금세 탁해졌다. 궐련의 주류연(흡연자의 호흡기로 직접 흡입되는 연기)에서 포집된 타르 성분과 입자상 물질 때문이다. 직접 눈으로 보니 흡연의 위해성이 실감이 났다.
2015년 문을 연 흡연폐해실험실은 궐련은 물론 액상형 전자담배나 궐련형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위해성을 실험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분석하는 곳이다. 연구 데이터는 정부의 담배 규제정책에 활용된다. 실험실은 담배연기 추출을 위한 담배연기 발생실과 성분 분석실, 중금속 분석실 및 생체시료 분석실로 나뉘어져 있다.
성분 분석실에서는 담배 속 위해성을 찾는다. 중금속 분석실에서는 흡연자·비흡연자·금연자의 소변시료에 존재하는 담배 유해물질 중 인체 내 중금속 농도를 분석한다. 생체시료 분석실에서는 흡연 형태나 습성에 따라 어떤 유해성이 있고 질병발생 위험도는 얼마나 큰지 세포실험을 한다. 고려은 책임연구원이 흡연자 소변시료에서 니코틴과 노르니코틴, 코티닌, 하이드록시코티닌, 아나바신 등 인체에 유입된 흡연물질의 대사물질이 다량 검출된 결과물을 보여줬다. 폐암이나 심뇌혈관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으로 알려진 물질들이다.



WHO 표준시험법 연구 참여
고 책임연구원은 “실험실의 주요 업무는 수집된 인체시료를 분석해 담배 유해물질의 노출 정도를 파악하고 인체 위해성을 조사하는 것이다. 또한 내·외기관 간 분석결과를 비교하기도 한다. 다양한 데이터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공동연구나 인체 위해성 분석에 근거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흡연폐해실험실은 WHO에서 주관하는 담배실험실네트워크(TobLabNet)에 참여해 담배 분석을 위한 표준시험법 마련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7년부터 국제공인시험기관(ISO17025)으로 인증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담배 성분 및 배출물·생체지표 분석과 관련한 WHO 표준시험법을 가지고 있다.
최근 흡연폐해실험실이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 무연담배 등 신종 담배의 위해성이다. 질병관리청과 담배폐해통합지식센터가 발간한 ‘담배폐해 기획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가 개발되고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흡연 패턴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최근 일반 담배 흡연율은 줄어드는 대신 신종 담배 흡연율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22년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1998년 66%에 육박하던 성인 남성의 궐련 흡연율이 2021년 31%까지 감소한 반면 전자담배는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신종 담배 생산업체는 신종 담배의 경우 기존 궐련 연소를 액상형 니코틴 혹은 궐련의 저온 가열로 대체해 기존 연소형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니코틴 함량을 조절하고 기분 좋은 향과 맛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존 담배의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면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런 마케팅의 영향으로 대부분 액상형 전자담배를 궐련보다 ‘덜 해롭다’고 인식하고 있다.





“전자담배도 중독 야기”
고 책임연구원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위해성 평가를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연구가 필요한데 신종 담배는 시중에 나온 지 오래되지 않아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호흡기, 치주질환, 알레르기, 정신질환 등 전자담배와 관련된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면서 “특히 청소년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은 장기적인 궐련 흡연의 관문이 될 수 있어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실험실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내 비표적 성분 분석도 이뤄졌다. 신종 담배에 존재하는 프로필렌글리콜(PG)에 의해 세포 내에서 활성산소가 생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활성산소는 암과 노화,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비사용자 대비 만성폐쇄성 질환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표 사례로 2019년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으로 인한 중증폐손상’이 있다. 2020년 2월까지 약 3000명의 폐손상환자가 발생했고 그중 7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고 책임연구원은 “전자담배의 용매나 향료 등의 잠재적인 건강영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전자담배도 중독을 야기하기 때문에 사용 시 건강에 위해함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경리 기자

박스기사

신종 담배란?



전자담배 사용자의 궐련 흡연 가능성,
비사용자보다 3~6배 높아
신종 담배란 액상형 및 궐련형 전자담배, 시가, 물담배, 파이프담배, 니코틴 겔 및 특정 용해성 담배 등 담배로 간주되는 제품 전체를 포괄한다. 그중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는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 8차 총회에서 주요하게 다뤄진 유형의 신종 담배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을 포함한 액상 제재를 가열해 에어로졸을 생성하는 제품이고 궐련형 전자담배는 전용 담배 스틱을 가열해 니코틴이 함유된 에어로졸을 방출하는 제품이다.
2010년대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가 개발되고 신제품들이 출시된 이후 흡연 패턴이 바뀌고 있다. 다양한 맛과 향, 형형색색 디자인의 신종 담배는 특히 청소년들이 쉽게 흡연을 시작하게 만들기도 한다.
2023년 기준 97개국 청소년의 액상형 전자담배 평균 사용률은 남학생 12.7%, 여학생 9.0%다. 우리나라는 남학생 4.5%, 여학생 2.2%로 높지 않지만 2020년부터 액상형 및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률이 늘어나는 추세다. 성인의 경우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남성과 여성 모두 2013년 대비 2022년 크게 증가했다. 남성은 2.0%에서 5.6%로, 여성은 0.3%에서 1.3%로 상승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여성의 증가세가 크다. 신종 담배 사용은 궐련 흡연에 영향을 미친다. 다수 문헌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비사용자 대비 궐련 흡연을 시작할 가능성이 최소 3배에서 최대 6배까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는 단독 사용보다 궐련과의 이중 사용률이 더 높았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담배폐해 앎, 신종담배 인식과 사용 행태’에 따르면 흡연자가 신종 담배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주로 ‘궐련 금연’과 ‘궐련 흡연량 감소’, ‘금연구역에서의 사용 용이(몰래 사용)’가 꼽혔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많이 사용하는 주요 이유는 ‘액상 내 높은 니코틴 농도와 다양한 맛과 향’을 들었다. 청소년의 경우 특히 다양한 향이 전자담배 사용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답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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