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자·보훈가족 고령화 돌봄 수요 갈수록 늘어 내 집 같은 요양병원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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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부산요양병원 백승완 원장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2024년 4월 기준 국가보훈대상자는 83만 2350명이며 이 중 70대가 70% 이상이다.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이 점차 고령화되는 만큼 요양과 돌봄의 필요성 및 수요가 커지고 있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하 보훈공단)이 부산에 요양병원을 설립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보훈공단은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의 진료·재활·복지를 담당하는 국가보훈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전국 보훈병원 6곳과 요양병원 3곳, 요양원 8곳을 비롯해 보훈교육연구원, 보훈원, 보훈재활교육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보훈공단 부산요양병원은 지난 3월 4일 개원했다. 서울요양병원과 광주요양병원에 이어 전국 보훈병원 중 세 번째로 문을 연 요양병원이다. 부산 사상구 보훈병원 바로 뒤편에 있다.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9426㎡ 규모로 3개 병동 180병상(6인실)을 갖췄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부산요양병원 백승완 원장을 만나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게 어떤 의료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지 물었다. 백 원장은 양산부산대병원장을 거쳐 부산보훈병원장을 역임하며 부산요양병원 건립과 개원을 함께했고 현재 운영뿐 아니라 상담과 진료 등도 맡고 있다.
부산요양병원이 문을 열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부산보훈병원은 부산, 경남, 울산, 제주 권역을 대상으로 한다. 전국 83만여 명의 국가보훈대상자 중 30만여 명이 부산보훈병원이 관리하는 권역 내 거주하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70세 이상이다. 현재 부산보훈병원 전체 입원 환자 중 7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도 80% 이상으로 만성질환자 비율 역시 30%가 넘는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고령화하는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위한 장기요양 진료 및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공공요양병원의 필요성이 대두했다. 2021년 부산보훈병원 부지 내에 요양병원을 설립하기로 하고 착공에 들어가 4년여에 걸쳐 완성됐다. 412억 원의 복권기금을 포함한 452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공공요양병원으로서 역할이 따로 있나?
요양병원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요양병원마다 치료와 서비스의 격차가 크고 요양병원에서의 치료와 돌봄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이다. 부산요양병원은 공공 요양 의료시설로서 국내 요양병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의료 체계부터 의료진, 시설을 차별화하고 환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요양·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별화된 의료체계란?
고령 환자의 눈높이에 맞는 진료가 이뤄지려면 환자가 가진 문제점을 잘 파악해 질병에 대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약을 투약할 것인지, 영양공급은 어떻게 할 것인지, 심리상태는 어떤지 등 치료 과정에 중요한 요소가 많다. 부산요양병원에서는 흉부외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한의사 등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과 간호사, 약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사회복지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행정직원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전문 치료 및 재활을 마친 환자의 만성질환을 관리하며 회복을 돕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또한 급성질환의 치료와 재활, 요양을 연계한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했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부산요양병원은 부산보훈병원 바로 뒤편에 위치하고 있다. 입원 환자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급성기병원인 보훈병원으로 전원 및 치료가 신속하게 이뤄진다. 특히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 행위나 폐렴 치료, 패혈증 치료, 외과적 수술 등이 필요한 경우 급성기병원으로 전원 치료를 신속히 진행한다. 재활이 필요한 경우에는 최첨단 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춘 부산보훈병원 재활센터에서 전문 재활치료를 진행한다. 재활센터는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7466㎡ 규모로 첨단로봇 치료 장비로 중추신경계 및 근골격계 재활, 작업·운동·인지 치료 등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양병원 시설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들었다.
환자들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6인실 병상은 1.5m 이상 간격을 뒀다. 개별 냉장고도 비치했다. 특히 고령 환자에게 치명적인 낙상에 의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쿠션 효과가 있는 바닥을 시공했다. 또 일반 바닥은 물론 목욕실·샤워실 바닥에도 열선을 깔아 온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침상 생활을 하더라도 온돌을 좋아하는 고령층을 배려하기 위함이다. 또 병동마다 환자들이 보호자와 담소를 나누고 외부 전경을 볼 수 있는 쉼터를 마련했다. 오랜 기간 입원 생활하는 환자들이 건물 안에서도 햇빛과 바람, 눈과 비, 외부 공기 등 사계절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병원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1층 로비는 소파의 배치와 색상까지 고려해 산뜻한 문화공간의 느낌을 입혔다.
찾아가는 물리치료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고.
장시간 침상 생활을 하는 환자들이 많다 보니 관절구축, 근력 약화, 부종 등이 나타난다. 매주 2회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상으로 ‘침상 옆 치료(bed-side)’를 진행한다. 물리치료사가 병실로 찾아가 저주파 및 운동 치료를 진행하는데 환자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재활에 필요한 전문시설과 장비를 구비한 물리치료실도 갖췄다.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엑스레이(X-ray) 촬영실도 넓게 조성하고 최신식 촬영 장비를 들여놓아 몸을 가누기 힘든 환자도 안전하고 빠르게 촬영이 가능하다.
환자들의 만족이 무엇보다 중요할 텐데.
실제로 입원한 환자나 가족들의 만족도가 높다. 의료진과 직원들의 노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요양병원은 노인성 질환 및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중 장기 치료가 필요한 이들이 입원하는 곳이다. 무엇보다 요양 의료는 돌봄과 보살핌에 대한 인식 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야 하고 심리적인 스킨십 간호가 더 요구된다. 우리 의료진과 직원들은 부모와 형제, 가족을 돌본다는 자세로 환자들을 돌보려고 한다. 기본에 충실하다보면 환자들이 만족하는 차별화된 요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유공자나 보훈가족이 아닌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나?
부산보훈병원처럼 부산요양병원도 지역 주민들에게 열려 있다. 국가유공자나 보훈가족 등과 동일한 입원 절차를 통해 이용 가능하다. 입원 일주일 전에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 입원 여부를 안내받을 수 있다. 입원 결정이 나면 입원 예정일을 보호자와 조율하고 해당 일에 입원할 수 있다.
현재 병상은 얼마나 찼나?
개원 세 달 만에 전체 병상 중 60%가 찬 상태다. 입원 환자 중에는 중증환자가 많다. 원래는 급성기병원이 같이 있어서 중환자실을 따로 만들지 않았는데 중증환자가 많은 데다 다른 병원으로 이송이 힘든 상황이기도 해 병실 하나를 중환자실로 바꿔서 활용할 예정이다.
47년째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1977년 의료계에 몸담은 이후 ‘의사는 환자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는 사명으로 지금까지 왔다. 부산보훈병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오랜 기간 준비한 부산요양병원이 개원하게 돼 기쁘고 뿌듯하다. 특히 부산보훈병원에서 만났던 환자를 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도 한다.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위한 공공요양병원을 이끄는 게 가끔은 어깨가 무겁기도 하지만 보람도 크다.
진료와 상담도 직접 한다고.
병원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현장을 알아야 한다. 직접 환자들을 만나고 회진도 하고 입원 상담도 하면서 구성원들과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병원장실도 모두에게 열어뒀다. 환자나 보호자들의 불만이나 민원도 직접 듣고 해결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부산요양병원을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예우하고 돌보는 ‘내 집 같은 요양병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신뢰받는 지역 대표 요양 의료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환자에게 신뢰받고 보호자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감동 100%’ 병원을 만드는 게 목표다.
강정미 기자
박스기사
국가유공자 위한 의료서비스 개선
2028년까지 478억 원 투입
고품격 의료체계 만든다
국가유공자를 비롯한 보훈가족들을 위한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위해 새로운 시설 확충과 예산 투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 치과병원이 개원했다. 지하 4층, 지상 5층 규모로 총사업비 472억 원이 투입된 중앙보훈병원 치과병원은 기존 65개 진료용 의자(유닛체어)를 110개로 확대해 국가보훈대상자의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치과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보철·치주·교정과 등 7개 진료과를 비롯해 최신 장비와 의료진 확충을 통해 진료 대기시간을 단축시키는 등 의료 품질과 편의성을 높였다. 임플란트센터와 스케일링센터 등 전문진료센터를 새롭게 운영해 보훈가족들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치과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국가보훈부는 오는 10월 대구보훈병원에 재활센터를 완공해 전국 5개 권역별로 전문재활서비스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또한 2028년까지 5년 동안 총사업비 478억 원을 투입해 서울의 중앙보훈병원과 광주보훈병원의 진료공간 확충 등 의료 환경을 대폭 개선할 예정이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앞으로도 국가유공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고품격 보훈의료체계를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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