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으로 누구나 이동이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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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이 무장애 지도 만들기를 도와주고 있다.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위즈온
장애 청년·비장애 청년들이 함께 불안정한 노동환경을 개선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해 정보통신기술(ICT)로 사회문제 해결 주체를 돕는 위즈온협동조합(대전광역시 중구)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2022년 문화·체육·관광분야 사회적경제기업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비장애인이 인기 명소, 맛집을 검색하며 그곳의 음식이나 분위기 등을 연상할 때 장애인은 그곳까지 어떻게 이동할지, 휠체어 사용은 가능한지 등을 먼저 생각한다. 비장애인이 보일 반응까지 고려하다 보면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위즈온협동조합 설립을 주도한 오영진 이사는 그 자신이 휠체어가 필요한 장애인이어서 장애인의 애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야구장에 갔을 때 함께 간 친구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야구장에 (휠체어를 타고) 올 수 있는 줄 몰랐는데 막상 와보니 너무 좋아서 다음에 친구들과 또 오겠다고. 항상 갈 수 있는 곳만 갔지 낯선 곳에는 잘 가지 않죠. 그래서 낯선 곳에 가기 전에 미리 정보를 제공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저의 첫 번째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이동 약자 위한 ‘무장애 온라인 지도’ 제작
첫 번째 프로젝트 ‘무장애(배리어프리) 온라인 지도’ 제작은 우선 오영진 이사가 활동하고 있는 무장애청년 공동체(커뮤니티)를 통해 일상적으로 알게 된 편의시설 정보를 올리면서 공유하기 시작했다.
공동체가 모르는 더 많은 정보는 ‘리워드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해 해결했다. 리워드 피드백 시스템은 휠체어 이용자가 자신이 자주 가는 가게 이름과 주소를 올리면 이들에게 외부 활동비 명목으로 보상이 지급되는 구조다. 이들이 제공한 가게 이름과 주소를 토대로 자료(데이터)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편의시설 정보를 더욱 정교하게 조사하고 휠체어 이용자가 어느 정도 활용했는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비장애인도 많이 참여했다. 이들도 정보를 수집하고 순위를 올리며 보상받는다. 자신이 수집한 정보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현금을 기부하고 기부금이 어떤 장애인의 보상으로 쓰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고 한편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같은 지역 연결망을 활용해 2000여 개 편의시설 자료를 추가로 모으는 데 성공했다.
위즈온협동조합이 장애인의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 두 번째로 시작한 것은 입간판식 경사로였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가고 싶어도 턱이 있어 갈 수 없는 곳에 경사로를 설치하자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새로 설치하는 경사로가 인도나 도로를 침범하면 도로교통법 위반에 걸리고 튀어나온 경사로에 행인이 걸려 넘어지면 건물주나 가게 주인이 보상해야 한다. 상인들 역시 경사로 설치가 복잡하다며 부정적이었다.
대안으로 상인들에게 이동식 경사로를 구매해주려 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보관하기 어렵고 바쁜데 언제 그걸 꺼내어 설치해주냐는 것이었다.
위즈온협동조합이 생각해낸 해법은 입간판식 경사로였다. 평소에는 입간판으로 쓰다가 장애인이 왔을 때 경사로로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다. 시제품을 만들어 상인들을 설득하자 상인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심지어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 피드백까지 주기 시작했다.
대전시에는 40여 곳에 입간판식 경사로를 설치했고 충남 당진에도 20여 곳에 설치했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 갈 수 있는 곳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휠체어 탑승 가능한 저상버스 문제 해결
위즈온협동조합이 다음으로 주목한 것은 목적지까지 가는 이동의 문제였다. 장애인 콜택시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위해 하염없이 기다린 경험이 많아서 필요할 때 바로 이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위즈온협동조합은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저상버스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저상버스는 갈수록 도입률이 늘고 있는데 이용률은 여전히 너무 낮았다.
위즈온협동조합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휠체어 이용자들에게 버스 정차 시간이 길어지면 승객들의 눈치가 보이고 간혹 버스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는 응답을 들었다. 버스 기사에겐 배차시간을 지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간혹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었다. 승객들과 주변 차량 운전자들도 버스 정차시간이 늘어나는 데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위즈온협동조합은 이런 의견들을 토대로 개선 과제를 이끌어냈다. 정보접근성 개선, 안심 탑승 보장, 탑승시간 단축 등이었다.
버스 도착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버스 기사에게 사전에 탑승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장애인과 버스 기사 모두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게 했다. 탑승시간을 줄이기 위해 사전 결제 시스템도 도입했다.
휠체어가 버스 경사로를 오르는 상황을 버스 기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해 안심 탑승을 보장했고 승객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스피커 방송도 만들었다. 더불어 따라오는 차량의 운전자들에게 저상버스가 경사로를 사용 중임을 알리는 전광판까지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한 해결책을 실제로 저상버스에 설치해 시범 평가를 마쳤다. 이용자들은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고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는 2021년 균형발전사업 우수사례의 하나로 선정했다. 대전시 역시 2022년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오영진 이사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편익도 고려하면서 함께 논의해야만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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