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노인 1000만 명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로! 전국 경로당 6만 8000여 곳 식사 제공 단계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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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앞으로 노인들이 편안하고 안전한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분양형 실버타운을 재도입하고 식사를 제공하는 경로당을 늘릴 방침이다. 노인들이 활기차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인일자리를 대폭 확대하고 디지털 교육을 강화해 사회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재택의료를 활성화하고 치매관리주치의를 필두로 한 맞춤형 치매 관리를 도입해 노인들이 아프더라도 내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의료·요양·돌봄 통합판정체계를 구축하고 장기요양서비스를 개편하는 데도 초점을 맞춘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노인정책을 3월 21일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열린 스물두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했다. 민생토론회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며 “주거, 식사, 돌봄과 같은 일상생활부터 의료, 간병, 요양에 이르기까지 어르신들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정책 수립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노인인구는 2025년에 1000만 명을 돌파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총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주거나 식사 등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노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건강하고 즐거운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는 여건도 많지 않고 아파도 살던 곳에서 지낼 수 있는 서비스 또한 부족하다. 이에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펼치기로 했다.
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
먼저 서민과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노인주택을 활성화하고 확산시킨다. 현재도 일부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에서 식사, 세탁, 돌봄, 요양 등 일상생활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서민과 중산층은 접근이 쉽지 않다. 정부는 2015년 폐지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을 재도입하고 60세 이상 누구나 입소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무주택 노인가구를 위한 고령자복지주택 공급도 연 1000호에서 3000호로 늘린다.
새로운 유형의 노인주택도 확산할 계획이다. 노인에게 특화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임대주택 ‘실버스테이’를 도입한다. 여기에는 동작감지기 등이 설치되고 단차를 제거한 시설이 들어선다. 또 경기 화성시 동탄2지구에 ‘헬스케어 리츠’를 추진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의료복지시설 용지를 선정된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하고 사업자는 리츠를 설립해서 개발하는 것이다. 리츠란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하며 수익을 분배하는 회사를 말한다.
노인들의 생활기반인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환경도 개선한다. 전국 경로당 수는 6만 8000여 곳에 달하지만 이 중 2만 8000여 곳에서 평균 주 3.6일만 식사를 제공한다.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일단 올해는 현재 식사를 제공하는 경로당 2만 8000여 곳의 식사 제공 횟수를 늘리고 나머지 4만여 곳은 시설·설비를 갖춘 후 2025년부터 지속적으로 확대하도록 한다. 경로식당을 운영하지 않는 노인복지관에서도 식사 제공 기반을 강화한다.
아파트 같은 일반주거지에서도 공용공간을 활용해 식사 기반을 마련하도록 한다. 기존에 민간이 운영 중인 조식서비스 사례를 참고해 본인부담 방식의 식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는 식사를 배달하는 서비스도 추진 중인데 이를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건강은 썩 좋지 않은 편이다. 2020년 기준 기대수명은 83.5세이지만 건강수명은 70.9세에 불과하다. 12.6년 동안 몸이 불편한 채로 생활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건강을 돌보기 힘든 노인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비교적 건강한 노인을 위한 근린체육시설도 부족하다. 여가시설도 충분하지 않다.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이 단순 모임 장소로만 활용되거나 그마저도 이용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노인이 존재한다. ‘시니어친화형 국민체육센터’를 2024년 11곳으로 늘리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어르신 맞춤형 운동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운동에 참여하는 노인에게는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도 고안된다.
노인들이 여가시간을 잘 보낼 수 있게 지원하는 일도 이어나간다. 노인들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배움터를 통해 노인복지관, 경로당 등에서 디지털 교육을 강화한다. 키오스크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자체에서 노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의무조항을 신설하는 등 노인복지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많은 노인이 여가시간을 보내는 경로당을 활성화하는 데도 초점을 맞춘다. 지역별로 경로당 활성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경로당 중앙지원본부 및 광역지원센터를 지원한다. 1676개 미등록 경로당에 대한 난방·양곡비도 지원하고 등록 경로당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행정·재정 지원을 지속하는 준경로당제를 운영한다.
노인일자리 역대 최대폭 확대
정부는 노인일자리를 대폭 확대해 사회참여를 늘리는 방안도 집중 추진하고 있다. 1월 18일 노인일자리를 2024년 역대 최대 폭인 14만 7000개 늘린다고 발표했고 2027년까지는 전체 노인의 10%가 참여 가능하게 지속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중 경험이 많고 역량을 갖춘 노인을 위한 사회서비스·민간형 일자리를 40% 이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일자리 보수도 6년 만에 대폭 인상됐다. 공익형의 경우 월 27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사회서비스형은 71만 3000원에서 76만 1000원으로 인상했다. 2023년 10월 제정된 노인일자리법에 따른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일자리 통계를 작성하는 등 제도도 정비한다.
노인인구 절반 가까이가 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는 통계도 있는 만큼 기초연금 확대를 통해 노인빈곤을 해소하고 더 많은 노인에게 기본적인 생활수준을 보장해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민연금 개혁 논의와 연계해 기초연금 지급액을 최대 월 40만 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선정기준액도 높인다. 단독가구는 월 213만 원, 부부가구는 월 340만 8000원으로 높이는 것이다.
건강수명이 비교적 짧은 노인들이 건강이 악화돼도 집에서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몸이 불편해도 시설보다 집에서 생활하고 싶다고 응답한 노인이 69%에 달한다. 그러나 재가요양·돌봄서비스가 충분하지 않다 보니 치료가 아닌 거주 목적의 불필요한 입원이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재택의료를 활성화한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를 전국으로 확산하고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한다. 재택의료센터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팀을 구성해 장기요양수급 환자를 방문진료하고 돌봄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의료·요양·돌봄 통합 사례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정부는 재택의료센터를 2027년까지 전국에 250곳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인 중심의 의료·돌봄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도록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통합·연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공단이나 주민센터 등 장소에 관계없이 노인이 원하는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전망이다. 신청 정보나 서비스 제공 이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정보시스템 구축도 검토한다.
의료·요양·돌봄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통합판정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7년까지 의료·요양·돌봄 필요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통합판정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요양병원 입원자 중 통합판정 결과 의료·요양 필요도가 있다고 판정된 환자에게는 간병 지원을 추진한다.
통합지원 서비스는 시·군·구 내 확대 설치될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제공된다. 통합지원센터에는 노인의 생활·건강상태 전반을 파악해 돌봄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어코디네이터 배치를 추진한다. 또 병원에서 퇴원한 노인에게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퇴원지원체계도 마련한다. 이외에도 급성기 병원에서 퇴원한 경우 일정 기간 의료적 관리를 제공하는 회복기 병원 모델을 연구하고 시범 운영하거나 퇴원 후 집으로 복귀하기 어려운 노인을 위해 돌봄을 제공하는 케어안심주택 등을 확산한다.
2024년 상반기 중으로는 장기요양 1·2등급자 중 와상환자나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중증 재택환자 등에 대한 본인부담을 30%에서 15%로 인하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방문진료료 12만 8960원 중 환자가 3만 8680원 부담하던 것을 1만 9340원만 부담하면 된다.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환자에게 가정간호·방문간호·방문건강관리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재택간호 통합센터도 7월부터 도입된다. 재택의료센터나 병원, 의원, 보건소 등이 방문간호를 의뢰하면 시·군·구 통합지원센터와 연계된 재택간호 통합센터에서 재택간호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치매관리주치의 도입
장기요양서비스도 개선한다. 먼저 충분한 재가급여를 제공한다. 1·2등급 중증 재가수급자의 월 한도액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중증 재가수급자 방문요양사에 대한 가산도 확대할 전망이다. 2024년 하반기부터는 노인의 갑작스러운 상태 변화로 돌봄이 필요한 경우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방문하는 서비스를 통합재가 특화서비스로 제공한다.
다음으로 다양한 재가급여를 복합적으로 제공하고 간호사, 물리(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통합재가기관을 전면 확대한다. 또 병원 내원 등을 위해 외출할 때 요양보호사가 동행하고 차량을 지원하는 이동지원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장기요양 주·야간보호센터에서 이동할 때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차량에 대해서도 지원을 늘린다.
장기요양 시설도 개선된다. 집과 유사한 환경, 즉 1~2인실 중심으로 돌봄을 제공하는 요양시설인 한국형 유니트케어를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공립 노인요양시설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공립 주·야간, 단기보호기관도 확충한다. 요양보호사 1인당 수급자 비율을 낮추고 임금 수준을 향상하는 등 요양시설 종사자 처우도 개선하고 장기요양 등급체계를 개편한다.
늘어나는 치매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맞춤형 치매관리를 확대한다. 전문성 있는 의사가 치매부터 건강문제까지 통합 치료·관리하는 치매관리주치의를 7월부터 도입하고 2026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한다. 치매안심센터의 기능을 강화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조기 진단하고 집중 관리하도록 한다. 치매 노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연계·제공하는 맞춤형 사례관리 사업도 2024년 전국으로 확대한다.
치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불식될 수 있도록 치매 대신 ‘인지저하증’이라는 용어를 쓰게 치매관리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치매환자와 가족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치매안심마을 우수사례도 발굴·홍보한다. 장기요양 치매가족휴가제를 비치매 1·2등급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치매 수급자 급여 이용기준을 개선한다.
3월 21일 민생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은 “일생을 헌신해온 어르신들을 편안하게 잘 모시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책임”이라며 “그러나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어르신들을 모시는 데 있어 소홀하고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윤 대통령은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노인정책을 설명하면서 “어르신들을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모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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